[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에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한솥은 도시락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업체다. 1993년 7월7일 종로에 1호점을 연 뒤 24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룬 결과 현재의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100% 지분 소유
일본서 나고 자란 이영덕 한솥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의 꿈을 키우다가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다시 먹고 도시락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초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2003년 도시락 용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의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도시락 용기규제 완화로 재도약에 성공해 현재까지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가맹점수는 2013년 625개, 2014년 636개, 2015년 675개로 늘고 있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최근 3개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솥 역시 여느 프랜차이즈와 마찬가지로 황제경영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한솥은 이영덕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우선 이 회장은 부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회사 설립시기부터 가족이 경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회장 부인의 나이가 상당히 젊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의 부인인 조은미 현 감사는 1992년 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26세였다.
한솥은 이 회장의 친인척인 이영재씨와 이영진씨를 각각 사내이사로 등재시켜 놓기도 했다.
조 감사는 이 회장이 경영하는 와이앤북의 경영에도 힘을 보탰다. 조 감사는 2008년 취임했으며, 2011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려 현재까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가족 회사라는 배경에서 한솥은 황제경영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실제 이 회장의 경영하고 있는 와이앤북은 한솥이 단기대여금과 38%의 지분 매입을 통해 지원사격을 했으나 손실만 입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대여금 6100만원은 이미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38% 지분역시 장부가치 ‘0’으로 계상돼있다.
지난해에는 배당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솥은 지난해 42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전년 당기순이익이 6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 65.8%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의 평균 배당성향이 10∼20% 수준이어서 상당히 높은 배당성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배당금이 오너 일가의 곳간으로 향하는 탓에 일각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해도 한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총 10억8000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급감해 18%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여전히 상당 금액이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향하고 있다.
물론 한솥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2011년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당 시점이 아쉽다는 평가다. 최근 주요 편의점들이 도시락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한솥의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1인가구 급증으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규모는 두 자릿수 성장(매출액 기준)을 보인 반면 한솥은 이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오너 경영회사 지원
슬그머니 손상차손 행
이 같은 상황에서 한솥은 도시락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폈던 2015년 광고비를 절반 이상 삭감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2013년 가맹점주에게 광고비를 떠넘기기 논란이 됐던 한솥이라 그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당시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한솥은 집행된 광고비의 80∼90%의 광고비를 가맹점주에게 떠넘겼다.
2011년에는 광고비 4억원 중 5000만원만 한솥이 부담했을 뿐 나머지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안겼다. 2012년에는 8억원 가운데 1억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7억원을 가맹점에게 맡기도 했다.
상반된 시각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솥 역시 오너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황제경영에 대한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며 “황제경영으로 인한 가맹본부의 손실은 결국 가맹점주가 지기 때문에 오너 일가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