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위험한 장난감 백태

장난해? 흉기가 따로 없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장난감이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 지금의 어른들이 어린 시절 즐겼던 장난감들과는 사뭇 다르다. 최근 어린이 사이서 유행하고 있는 피젯스피너, 액체괴물, 힐리스, 비비탄 총. 하지만 사고가 잇따르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개의 날개를 손가락으로 돌리는 원리로 집중력 향상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피젯스피너. 그러나 흉기에 가까운 형태도 있어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선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엉터리 제품이 대량 적발되는 사건도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끊이지 않는 사고

11살 소년이 피젯스피너 부품을 혀로 닦으려고 입에 넣었다가 삼켜 응급실로 실려가 수술을 받아야 했고 다른 10대 소년은 피젯스피너를 손에서 퉁기면서 놀다가 눈에 맞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실명은 되지 않았으나 흉터는 남았다.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자 일부 학교는 피젯스피너 학교 내 소지를 금지시켰다.

또한 다양한 색의 끈적한 액체로 형태가 자유자재로 변하는 액체괴물도 논란거리다. 대부분 성분 표시가 없는 제품에 역한 약품 냄새를 가지고 있어 인체의 무해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 


미국에선 이 장난감이 어린이들의 발달 및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액체괴물에 들어있는 붕산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플라스틱을 연질화시키는 성분에도 다량의 환경호르몬이 들어있다고 지적한다.

바퀴달린 신발 ‘힐리스’의 안전사고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급증하는 힐리스 사고 방지를 위해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사고예방 행동수칙을 배포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아동 힐리스 사고는 2015년에는 단 1건도 없었지만 2016년 5건, 2017년 3월 기준 21건이 발생해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는 뇌진탕·안면부상·골절 등 심각한 사고도 포함돼있다. 
 

지난 2월에는 9세 남자 아이가 지하철역서 힐리스를 타다 넘어져 눈 주위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나 도로를 걸어가는 행인들도 힐리스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피젯스피너 눈 맞아 실명 직전까지
승용차 몰며 비비탄총 쏜 10대 입건

직장인 김모(31)씨는 “지난달 붐비는 마트서 힐리스를 타던 초등학생과 부딪쳤는데 무거운 것이나 뜨거운 음료, 유리 등을 들고 있었으면 다칠뻔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도서관, 식당, 박물관 등은 안내문에 ‘바퀴 달린 운동화 출입 제한’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있다.

순식간에 흉기로 변하는 장난감 비비탄 총의 사건 소식도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여전히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지난 4월 충북 청주서 행인에게 비비탄총을 쏜 A(19)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A군은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창문을 열고 행인들에게 비비탄 총을 쐈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호기심에 비비탄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비비탄총은 위력에 따라 사용연령이 구분돼있다. 일반적으로 문방구서 살 수 있는 14세∼만 19세까지 사용하는 비비탄총은 사람에게 잘못 사용할 경우 다칠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들도 쉽게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서 반려견을 키운다는 한 네티즌은 최근 “강아지랑 산책 도중 공원 화장실 가려고 화장실 문 앞에 잠깐 반려견을 묶어뒀다”며 “공원에 있던 초등학생 3명이 비비탄 총으로 쏴 반려견이 다쳤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비비탄총을 사고 갖고 노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문구점서도 연령제한없이 판매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비비탄총의 단속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장난감 총’으로 비비탄총은 분류돼 총포 단속대상이 아니기 때문. 이에 전문가들은 비비탄총이 눈에 맞을 경우 치명적인 부상까지 이를 수 있는 등 위험이 있어 더 확실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른들은 뭐하나

장난감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면 부모들의 계도가 강조되지만 최근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히 다그침으로 해결될 수위를 넘나드는 실정이다. 

한 아동 전문가는 “아이들의 주의와 함께 장난감을 만드는 어른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부모가 자녀의 안전에 관심을 가지고 안전습관을 생활화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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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