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6>신혼부부 재테크

설레는 신접살림“어디가 좋을까”


봄은 결혼시즌이다. 결혼은 제2의 인생이자 재테크의 본격적인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혼부부 재테크는 일단 내집 마련을 하는 게 우선이다. 신혼부부들을 위한 부동산 재테크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단독? 연립?아파트?’신혼집 선택 신중해야
각각 장단점 따지고 명확한 기준·판단 필수

최근 몇년간 집값이 폭등하는 과정에서 결혼을 앞둔 많은 예비부부들은 초기 대출금이 많더라도 전세보다 내 집에서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경향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때는 새 아파트의 넓은 평형에서 여유롭게 전셋집을 구할 수 있으므로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목돈을 모으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조권, 교통 중요
대단지 아파트 제격

신혼집을 구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단독, 연립, 아파트 가운데 어디를 고르느냐는 문제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은 역시 아파트다. 공간활용면적이 가장 넓고 차가 있는 경우 주차문제도 단지 내에서 자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주택에 비해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그만큼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재테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고 별도의 관리비 부담이 크지 않다. 다만 주차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단점과 함께 전용면적이 적어 비교적 공간활용이 힘들다. 그러나 자금이 넉넉치 않은 신혼부부에게는 매력적인 주택이 될 수 있다.

연립주택은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반반 섞어 놓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지어지는 빌라는 자체 내에 필로티 주차장을 마련해 주차문제를 해결했다. 어느 정도 사생활이 보호되면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단, 구입할 때에는 빌라는 일반적으로 기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신혼집을 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교통편이다. 맞벌이 부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직주접근이 상당히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 너무 먼 거리에 집을 구하게 되면 출퇴근에 지치게 되고, 최근 기름값과 공공 교통요금의 인상으로 교통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도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즉 서로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는 것이 교통비를 최대한 절약할 수 있다.

투자가치는 내집 마련이 우선이다. 신혼집을 부동산투자로 생각하기보다는 말 그대로 신혼시절에 살 집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만큼의 자금여력이 있다면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후에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더 넓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게 된다.

그렇다고 신혼집에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자하면 결국 자금흐름 등이 경색될 여지가 많다. 따라서 신혼집은 작고 아담하게 구하고 남은 돈은 향후 재테크를 위한 종자돈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금여력 없다면…무리한 투자 자제
“아담하게 구해야”종자돈 활용 유리

신혼부부 주택을 고를 때에는 남향·동향 등 일조권이 좋은 집을 골라야 한다. 일조권이 좋은 집이 가격이 빨리 오르고 살기에도 편리하다. 같은 동의 아파트라도 방향이 안 좋은 것은 가격이 5∼7% 정도 낮고 급할 때 팔려고 내놔도 제값을 받기 힘들다. 은행에서 차입 시에도 감정가 및 대출금액이 달라진다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

이왕이면 전망이 좋은 집을 고르는 게 좋다. 아파트가 고층화되면서 조망권이 점차 주택값의 변수로 등장하는 추세다.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조망권에 따라 몇천만원씩 차이가 나기도 하니 전망 좋은 집을 우선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을 고를 때 햇볕이 잘 드는 것을 택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쩔 수 없이 지하 단칸방에 살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거실과 안방이 남향인지 동 남향인지 확인해야 한다. 햇볕을 받지 못하는 집은 눅눅하고 음침한 분위기를 낼 뿐만 아니라 잔병치레도 많게 되며 빨래를 말리는 것도 쉽지 않다.

역세권 아파트라면 지하철로부터 2㎞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수도권 전체가 지하철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추세다. 지하철역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아파트가 가격의 상승탄력이 당연히 높다. 이로 인해 역세권은 집값이 비싼 것이 당연하나 그만큼 교통비나 이것저것 소요되는 잡비를 줄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대단지 아파트라면 단지규모가 최소한 500가구 이상 되어야 한다. 대단지일수록 관리비도 저렴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마련이다. 아파트값 형성에도 단지규모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대단지 주변엔 공원이나 녹지가 풍부하다. 쾌적한 주거환경이 중시되면서 ‘환경 프리미엄‘까지 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변에 녹지가 많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을 처음 계약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들로는 ▲등기부 등본 열람 ▲매매계약 시 매도자와 직접계약 ▲계약서상 주소와 실제 주소의 일치 ▲계약서 상 상세한 특이사항 명시 ▲세금문제 등이다. 이들 사항은 잔금 치를 때까지 주의해야 한다.

신혼부부이거나 결혼예정자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눈여겨봐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청약자격은 사전예약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혼인기간 5년 이내이고, 그 기간에 출산(임신도 포함)해 자녀가 있는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청약저축에 가입해 6개월이 경과되고, 월 납입금을 6회 이상 납입하여야 하고,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 이하여야 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세대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보다 낮아야 하는 것은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같으나 청약저축 1순위로서 저축액이 선납금을 포함해 6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신혼부부 같은 경우에 무주택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청약저축 납입금액도 적기 때문에 일반 공급에서는 경쟁률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세대의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보다 낮다면 최대한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노려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청약저축에 가입해 6개월이 경과되면 청약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만들어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자녀요건 등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면적 60㎡ 이상 85㎡ 이하를 노리는 수요도 가세하게 됐다. 2009년도 출시된 주택종합청약저축 가입자 800만명이 2010년 상반기 청약자격을 갖췄다. 청약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더욱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소득 기준 완화로 청약자격을 갖춘 대상이 늘어났다. 하지만 소득세 납부 기록 등 기준이 까다로워 신혼부부 특별공급보다는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가운데 자녀수가 적은 사람은 요건만 충족하면 예상경쟁률이 낮은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청약통장 가입 유리
다양한 대출 눈길

보금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4차 보금자리 예정지인 서울 양원과 하남 감북지구를 노려 볼 만하다. 서울 양원지구는 서울 거주자에게 물량이 배정되며 중소형 아파트의 비율이 높다. 입지 선호도와 규모 면에서는 3차인 서울 항동지구와 비슷하며 물량이 많지 않아 순위 내 마감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북, 노원, 중랑구 일대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청약 커트라인 액수는 서울 항동지구와 비슷한 600만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하남 감북지구는 서울 강동구와 하남시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듯하다. 지역우선공급 비율에 따라 하남시 30%, 경기 20%, 수도권 50%로 물량이 배정된다. 하남시 거주자의 당첨 확률이 높으므로 하남 미사, 감일지구 사전예약에 실패한 하남시 청약자들이 도전해볼 만하다. 청약저축액이 평균 700만원 이상이어야 당첨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라면 실수요자를 위한 장기전세 주택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장기전세 주택이란 ‘시프트(shift)’라고도 하며 서울시와 SH공사가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로 무주택자가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도록 마련한 전세주택을 말한다. 장기전세주택은 전세금이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에 불과하고 전세기간이 최장 20년이며 설계·시공·마감을 분양주택과 동일한 건설사가 담당해 분양주택과 동일한 품질을 지녔다.

시프트는 보금자리 주택과 마찬가지로 본인과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 세대주로서 이 중 85∼110㎡는 청약저축 가입자 대상이며 114㎡는 청약예금 1000만원 이상일 때 청약 가능하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며 소득과 자산이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보다 낮아야 청약할 수 있다.

주목되는 단지로는 목동생활권에 들어가는 신정 3지구와 강남과 인접한 세곡5지구, 우면 2지구 등이다. 신정3지구의 예상 전세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1억7000만∼2억2000만원 선이다. 서초구 세곡지구에서는 전용면적 59∼84㎡ 229가구가 공급된다. 전세값은 전용 84㎡ 기준으로 2억대 초중반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휘경, 이문뉴타운과 상계뉴타운 등에서도 1496채의 시프트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경매를 통해 내집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세금으로도 가능하다. 대체로 경매를 통하면 시세보다 10∼20% 싸게 낙찰 받을 수 있다. 초보자가 경매로 내집을 마련할 때에는 감정가와 오차가 클 수 있는 빌라나 다세대보다는 시세를 쉽게 알 수 있는 아파트 경매가 안전하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불황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경매 1순위 대상이다. 근린상가나 다가구 주택 등 다른 복잡한 경매물건과 달리 권리 관계 파악이 쉽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특별공급·생애최초 자격요건 살펴야
보금자리·시프트·경매·공매 주목

경매는 주의점도 많다. 경매는 발품이 중요하다. 법원의 감정평가서나 현황조사서만 믿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반드시 입찰 전에 해당 아파트를 찾아 임차인 조사를 철저히 하고, 대항력이 없는 세입자라도 직접 만나 명도 저항 여부와 이사계획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아파트 감정가의 맹신은 금물이다. 반드시 인터넷 매물의 비교와 함께 중개업소에 들러 현지 시장가격을 파악한 후 쓰고자 하는 입찰 예정가와 시세를 비교해야 한다. 관리비 연체 여부도 체크 대상이다. 가끔 소형 아파트라도 채무자나 임차인이 수개월 관리비를 미납해 체납 관리비가 수백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빚테크도 재테크다. 주택 마련 시 자금이 부족하다면 대출을 받아야 한다. 2011년부터 결혼 후 5년 이내의 신혼부부는 무주택기간 제한 없이 국민주택기금을 대출 받을 수 있고, 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요건(부부합산)도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오는 2013년부터는 4000만원으로 각각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대출 시 신혼부부의 무주택 기간 제한을 폐지키로 했다. 현재는 세대원 전원이 6개월 이상 무주택기간을 유지해야 한다. 예비신혼부부나 이미 결혼하여 5년이 넘지 않았으나 고금리의 빚이 있는 상태로 전세를 살고 있으면 국민주택 기금의 4.5% 저금리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같은 제1금융권에서도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는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국민주택기금보다 최소 1∼2% 높으며 전세 자금의 70%, 연소득의 2배 이내에 개인 신용도에 따라 대출해 준다.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 제3금융권도 1억까지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를 꼼꼼히 따져 본 후 대출 받는 게 유리하다.

요즘처럼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한 대출보다는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어 시장변동성이 작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코픽스 대출은 신규취급액기준과 잔액기준이 있는데 신규취급액기준이 잔액기준보다 0.5∼0.8%포인트 정도 금리가 저렴하다.

주택 마련은 크게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는 방법과 기존주택이나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신규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존의 청약저축과 청약예금, 청약부금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공공아파트뿐만 아니라 민영아파트 모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이다.

2010년 5월 약 957만명이 가입돼 있다. 현재의 청약제도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입주자저축 가입 기간에 따라 점수화한 청약가점제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만일 청약하려는 사람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라면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청약 자격은 결혼한 지 5년 이내이고 청약저축에 6개월 이상 가입하고 있으며 6회 이상 납입한 자녀 있는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전년도 도시가구 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배우자 소득이 있는 경우 120%)여야 한다.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만 20세 미만의 자녀 3명을 둔 무주택 세대주라면 다자녀가구 특별공급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재개발 지역 주택
‘1석3조’효과 기대

기존주택 매입은 중개업소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경매나 공매를 통해 할 수도 있다. 자금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재개발이 가능할 수 있는 대단위 주택단지의 연립이나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금을 올려줄 필요도 없고 재개발에 따른 시세차익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권도 받을 수 있는 1석3조의 전형적인 가치투자라 할 수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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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