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5>베이비부머 위한 임대사업(下)

사업자도 투자자도…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정부의 ‘2·11 전·월세 대책’ 발표로 주택임대사업 요건이 완화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임대사업은 주택침체 속에서도 전세난과 집값 부담을 피해 소형위주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베이버부머 등 투자자까지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 임대수익 겨냥 중소형 주택 인기 고공행진
예금금리보다 수익률 높아…풍부한 세제혜택도

정부의 ‘2·11 전·월세시장 안정 대책’에 따라 주택임대사업의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임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 아파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세난과 자금 부담 등의 영향으로 소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겨냥한 투자자까지 가세하고 있어 소형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요건 대폭 완화
소형아파트 인기

분양 아파트의 경우 집값을 입주시점인 2∼3년까지 나눠 낼 수 있고 중도금 융자 및 대출혜택을 활용하면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어 투자자로서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대출조건도 대형보다 유리하고 관리비도 적게 들기 때문에 전세난을 피해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가 꾸준히 몰려 저금리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임대사업자에게 알맞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임대수익 외에 5년 임대 후 해당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져 일거양득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임대사업에 제격인 알짜 중소형 아파트가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지 전체가 중소형으로만 꾸며진 단지가 있는가 하면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커뮤니티 시설과 평면을 적용해 승부수를 띄우는 단지도 눈에 띈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대림산업이 공동 시공하는 서울 왕십리 뉴타운2구역에선 하반기에 ‘텐즈힐’아파트 1148가구 중 51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가운데 소형인 전용 59㎡ 이하는 148가구다.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선 대우건설이 Aa-10블록에서 ‘한강신도시 푸르지오’를, 반도건설은 Aa-09블록에 ‘반도유보라 2차’를 4월 중순부터 공급한다. 이 중 대우건설의 한강신도시 푸르지오는 전용 59㎡의 소형으로만 812가구가 공급된다.

롯데건설은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A14블록에서 전용 59∼126㎡ 아파트를 5월에 공급한다. 18∼30층 22개동 규모로 총 1880가구 중 중소형은 59㎡ 178가구, 84㎡ 867가구 등이다. 이 아파트는 운정신도시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하며 부지 남측과 동측으로 공원녹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100만명’외국인 세입자 각광
임대료 선불계산 ‘깔세’가능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RC3블록에는 포스코건설이 ‘송도더샵 그린스퀘어’를 4월 선보인다. 총 1516가구의 대단지이며 전용면적 64∼125㎡로 구성됐다. 전용 64㎡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소형 아파트여서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5공구에는 삼성그룹이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세우기로 해 배후 임대수요가 풍부할 전망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집값에 비해 전세가격 하락률이 적어 2000년 초까지 50∼60%대를 유지했다. 이후 2002∼2006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매매가가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은 4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후 지속적으로 주택시장이 하락하면서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40%대를 훌쩍 넘어섰다. 일부 역세권 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 가격이 매매가의 70%’에 육박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것으로 주택 구입 수요에 비해 전세 수요가 많고 월세로 환산하면 수익률도 그만큼 높게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인근은 실수요자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월세로 전환하더라도 임대수익률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비율이 높은 지역의 소형주택은 임대사업하기에 제격이다. 이런 지역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하방경직성이 강해 하락폭이 적으면서 상승기에는 먼저 회복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집값 불투명하다면…
무리한 대출 피해야

임대주택사업은 예금금리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세제혜택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상 주택의 경우 임대수익률은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보다, 투자수익률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 시점에서 무리하게 대출받아 임대사업용 주택을 매입할 경우 대출이자 부담뿐만 아니라 집값 하락의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대주택은 취득(통상 잔금지급일) 후 30일 이내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취득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이전등기를 하지 않거나 임대주택의 임대기간 이내에 해당 주택을 임대 이외의 용도로 사용 또는 매도하는 경우에는 감면세액이 추징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임대주택사업의 투자수익률은 입지여건, 주변환경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임대사업을 시작하기 전 꼼꼼한 현장 확인은 물론 임차인이 선호하는 지역인지 필수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비율 높게 형성된 지역 제격
하락폭 적고 상승기 땐 먼저 회복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부동산 임대투자업도 주목받고 있다. 1∼2년 고정된 기간에 낮은 리스크로 안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국인을 상대로 전세나 월세를 놓는 것에 비해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 상대 임대의 경우 1∼2년치 임대료를 선불로 받는 관행(깔세)은 장점이 있다. 소위 전세와 월세 개념이 혼합된 반월세 개념이다.

재계약 시 시세를 반영해 임대료를 쉽게 올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이나 대사관에서 임대료를 지불하는 덕분이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반복하며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채용이 늘며 외국인 상대 부동산 임대 투자 외연도 확장되는 추세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대기업들이 외국인 채용을 늘리며 삼성동, 역삼동 등에 위치한 아파트, 오피스텔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단독주택 중심 주거 환경에 익숙한 중장년층 이상 외국인에서 채용된 외국인 연령대가 낮아지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현상도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거주 지역이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정 지역에 몰려 사는 것을 선호하는 외국인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 지역 월세를 찾는 외국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용산 일대도 새롭게 떠오르는 외국인 거주 지역이다. 용산시티파크, 용산파크타워 등 대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미군 부대가 있는 점도 좋은 배경이다. 고층 건물 특유의 조망권을 선호하는 신세대 외국인들도 용산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마포, 동부이촌동도 외국인 임대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테헤란로·용산 일대
외국인 거주지 주목

외국인 대상 부동산 임대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누구나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택의 위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창동, 연희동, 한남동 등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포함해 용산, 강남, 마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물을 찾는 외국인 수요가 없다. 국적별로 상이한 외국인 임대수요를 파악하는 것도 투자에 도움이 된다. 계약 대상자의 직급이나 가족 숫자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직급이 높거나 가족 수가 많을수록 회사,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차료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