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0>타운하우스

주상복합 살던 강남 부자들이 움직인다


2000년대 전까지 고급주택의 상징은 단독형 주택이었다. 그 이후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고급주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타운하우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서울뿐 아니라 용인 파주 광주 등 수도권 인근에 잇따라 건설되고 있다.

단독·공동·전원주택 장점 결합 ‘틈새 고급주택’
‘최상위층 겨냥’분양가 40억~55억…분양률 높아


타운하우스는 여러 채의 단독주택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단독주택의 장점과 공동주택의 장점을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 준공된 서울 성북동의 ‘LIG 게이트힐즈 성북’은 서울에서 유일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고 80억원 호가
계약자 80%가 CEO

지하 1층~지상 2층의 단독 주택 12동으로 구성됐는데 각 가구마다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갖췄다.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강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내는 보안, 온도, 조명을 최적화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분양가만 채당 40억~55억원에 이르지만 대한민국 최상위층을 겨냥했다는 콘셉트가 맞아 떨어져 비교적 높은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망 신도시로 꼽히는 판교, 광교 신도시에도 입지 여건이 좋은 타운하우스가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 채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초고가라 웬만한 투자 여력을 가지지 않고는 엄두도 못 낸다.

한 채당 가격이 최고 80억원을 호가하며 눈길을 끌었던 판교 산운 아펠바움의 계약자를 살펴본 결과 주로 강남과 분당의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기업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산운 아펠바움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SK D&D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들어서는 산운 아펠바움 계약자와 관심고객 총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서판교 운중동 일대에 지어질 ‘판교 산운 아펠바움’은 대지면적 330~596㎡, 공급면적 365~792㎡, 전용면적 176~310㎡ 34가구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30억원 후반에서 최고 80억원대까지다. 연령대로는 40~50대가 88%를 차지했으며 직업은 80% 이상이 기업 CEO였다. 기타 고소득 전문직, 대기업 임원이 18%로 나타났다.

이들이 현재 거주하는 곳은 주상복합(50%)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사생활 보호와 자연 친화적 입지, 쾌적성 등을 찾아 이곳을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는 26%를 차지했으며 강남 압구정동과 대치동 등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 거주자가 많았다. 기존에 거주하고 있는 노후주택의 시세는 약 80% 이상이 3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친자연적 주거환경
도시 못잖은 주민 편의시설

SK D&D 관계자는 “한남동이나 삼성동, 성북동 등 기존 고급주택지들은 매물이 거의 없는 데다 집 지을 땅도 모자라다 보니 강남과 10여 분이면 닿을 수 있는 판교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실수요자들로 환금성이나 투자 가치보다는 자손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수원 광교 신도시 B7블록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에일린의 뜰’ 240채를 선보인다. 앞쪽으로 원천호수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뒤쪽에는 근린공원이 있다. 테라스형이나 복층형 구조로 설계됐다. 최대 6m의 광폭테라스와 다락방이 주어진다. 지하 3층~지상 4층짜리 28개 동에 전용면적 123~145㎡ 크기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이며 분양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광교에서 가장 비싸게 공급된 주택은 대림건설의 ‘광교 e-편한세상’아파트로 3.3㎡당 1390만원이었다. 연립주택 용지 조성원가가 아파트보다 높은 점에 비춰 3.3㎡당 16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르면서 답답한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전원생활의 운치를 느끼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타운하우스로 모아지고 있다. 타운하우스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친자연적인 주거 환경과 각종 주민 편의 시설이 갖춰져 단독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해에 찌든 도심에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여유롭고 쾌적한 삶을 다시 자연에서 느끼려는 인간의 본능이 작용하는 탓이다. 특히 ‘창문을 활짝 열고 살고 싶다’는 부유층의 바람덕에 앞으로도 타운하우스에 대해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운하우스는 사실 획일화된 아파트 문화를 대체할 틈새 고급주택으로 몇해 전부터 수요자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 중간 형태로 각자의 장점을 살린 주거 시설로서 비싼 분양가 탓에 고급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창문 열고 사세요”
여유롭고 쾌적한 삶

인기가 높은 신도시 타운하우스 분양가가 10억원 선을 훌쩍 넘어서니 실수요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공급이 많아 미분양 물량도 상당하다. 국내 건설사들은 공급자 위주로 앞 다퉈 지어놓아 분양 현장마다 미분양 처리에 고심이다. 하지만 여유롭고 쾌적한 삶을 즐기려 5년 앞을 내다본다면 타운하우스는 투자 매력이 있는 상품임에 틀림없다.

타운하우스는 전원주택과 비교된다. 공통점은 자연과 휴식이다.

그러나 전원주택에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단점이 부각되어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가 모두 유턴하여 전원주택 시장이 수요의 공동화 상황에 직면해 버렸다. 그 이유는 전원주택의 특성상 수요자가 직접 개발하기가 어렵고 보안성과 근접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화적인 고립을 초래해 버린 곳이 많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외로움이 큰 문제로 대두됐고, 관리비를 비롯한 관리의 효율성 문제 때문에라도 세컨하우스로 사용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반해 타운하우스는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단독형과 연립형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이웃간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고 단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관리와 보안이 비교적 수월한 데다 세컨하우스로 이용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 분양 중인 타운하우스는 어디일까.

금호건설은 경기 용인 동백지구의 금호어울림 타운하우스 잔여분에 대한 분양 가격을 종전 15억~17억원에서 9억5000만~10억5000만원으로 인하해 분양 중이다. 이 타운하우스는 지하 2층, 지상 4층에 257~277㎡ 총 48가구로 구성돼 있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못지않은 편의성과 보안, 전원주택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 환경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대금 납부 조건은 계약금은 10%이며 최대 60%까지 융자 지원된다. 서울 강남에서 30분, 경기 분당 신도시에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고 추진 중인 경전철 동백역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2014년 개원 예정인 용인 세브란스병원도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다수의 골프장과 에버랜드, 민속촌 등도 가까이 있다. (031)8005-9531

시행사인 공간미학은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원에 보급형 명품 타운하우스를 지향하는 탈 도시 주거 명작 타운하우스 ‘WellGa(웰가)’ 29세대를 분양한다. ‘Well(웰가)’가 위치한 용인 원삼면은 현재 양지IC를 이용해 태영CC 방면 17번 국도에서 용담저수지 방향으로 15분 거리다. 향후 제2경부고속도로 원삼IC 확정 시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접근 가능한 뛰어난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사업부지 주변은 태영CC 및 골프장, 지산리조트 및 양지파인리조트, 한택식물원, 에버랜드 등 레저 시설이 입지해 있다. 인근에 대규모 복합 문화 테마파크 및 4500억원을 투자하는 중국 문화 유람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MBC 영상문화센터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단독형·연립형 다양
도심 접근성 뛰어나

각 가구당 전용면적은 79.3㎡(24평), 102.5㎡(31평), 132.2㎡(40평), 148.7㎡(45평), 178.5㎡(54평) 등 입주자의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 가능하다. 전 필지가 남향 배치와 시원한 조망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기본 마당과 별도로 필지별 29.7㎡~66.1㎡(9~20평) 가량 별도 텃밭을 가꿀 수 있다. 세대당 2대의 전용 주차장 등 외부 공간이 꼼꼼히 계획됐다. 1세대당 분양가는 3억9000~5억5000만원대다.

현재 건축인허가를 완료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단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안정적인 사업 관리를 위해 대한토지신탁에서 신탁관리하며, 건축물의 모든 부분에 대해 3년간 하자보증 된다. (02)529-8040

동양종합건설은 궁내동 ‘동양파크타운’의 잔여 세대를 분양중이다. 전 세대가 자연 채광이 좋은 남향으로 설계돼 있으며 단지 간 거리도 떨어져 있어 일조권이 매우 우수하다. 탁 트인 공간의 단지가 온통 태봉산에 둘러싸여 있고 엘리베이터가 전 세대에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다.

광교산, 바라산, 백운산,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개울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도 끼고 있어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꾀할 수 있는 동양파크타운은 대중교통편도 아주 좋다. 단지 입구에 정차하는 마을버스가 서현, 수내, 미금역 등으로 순회를 하고 있으며 경부고속도로 판교 IC, 분당~수서 간 고속도로,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분당~내곡 간 고속도로가 모두 차로 5분 거리이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모여 있는 분당판 ‘비버리힐즈’, 정자동이 5분 거리이며 동판교 역시 5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학군은 분당, 판교이며 인근에 성남외고, 낙생고 등의 명문고가 위치해 있어 교육 환경 면에서도 우수하다. (031)703-5111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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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