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면세점 사업자 발표가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기존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정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까닭이다. 심사를 앞둔 기업들은 원안대로 처리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관세청은 오는 12월 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배정된 특허권은 총 4장이고 대기업군에는 3장의 신규 면세점 특허권이 책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터졌다. 면세점 사업자 발표 연기설이 불거진 것이다.
관세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과 12월 실시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유통업계는 청와대와 면세점 특허 심사에 참여했던 기업 간 물밑 거래 가능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1차 면세점 대전서 승리한 뒤 업계에선 공공연하게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사업자 선정을 미리 알았던 관세청 6~7명의 직원들이 사전 정보를 이용해 주식에 투자를 했고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두타면세점의 경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청와대 로비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민 의원 등은 각종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관세청에 대한 감사 청구를 추진하기도 했다. 관세청에 대한 감사 청구가 12월 초, 국회 본회의서 관철될 경우 올해 12월에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순실 그림자'에 속타는 후보 기업들
심사 앞두고 일정 변경될까 '전전긍긍'
하지만 면세점 특허권 쟁탈전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은 사업자 선정을 연기하자는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관세청이 정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공정한 심사를 해야 추가적인 논란이 없다는 게 이들이 말하는 핵심이다.
더욱이 사업자 선정이 연기되면 오랜 기간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해 준비해온 기업들의 피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 몇몇 후보들은 1년이 넘도록 면세점 사업에 매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준비 기간이 더 길어지면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관세청 역시 사업자 후보들의 요구를 반영해 예정대로 심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는 게 맞건만 죄 없는 업체들이 자칫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며 “당초 계획이 수정되면 항간에 떠도는 비리 의혹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