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7> 달라진 부동산 제도·세제

2011년 주택시장 안정책 쏟아진다!

2011년에는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새롭게 나올 전망이다. 대표적인 정책을 살펴보면 급증하는 1~2인 가구 수요를 위해 도시형 생활주택의 규모를 기존 150세대 미만에서 300세대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올 상반기 중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전·월세 거래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중개업소 등을 통한 호가 위주의 정보에 의존했던 전·월세 주택 수요자들로 하여금 실거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도시 지역 내 녹지 및 비도시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 행위를 방지하고자 2003년부터 시행한 연접 개발 제한 제도를 폐지하고 도시계획 위원회 심의 강화와 계획적 개발 기법 활용을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도록 했다.

1~2인 가구 수요 급증…도시형 생활주택 확대
전·월세 정보 시스템 구축 “수요자 직접 파악”


올해 부동산 세제는 어떻게 달라질까.
우선 1월1일부터 전세 보증금에 대해 소득세가 과세된다. 지금까지는 주택 월세를 임대했을 경우만 과세가 됐고, 전세 임대의 경우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주택 월세 임대 및 상가 임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 보증금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세입자에 대한 세 부담 전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3주택 이상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전세 보증금 총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되며 소득세는 전세 보증금 합계액의 60%에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하게 된다.

‘2·11 전월세 대책’
임대업 자격 완화

이중 과세 방지를 위해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해 받은 이자액은 과세소득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3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전세 보증금액 총액이 3억원 이하인 경우는 소득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바뀐 제도가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소득세 부담을 피하면서 전세값을 올리려면 전세 보증금 총액이 3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2010년 종료 예정이었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완화 제도는 8·29대책에 따라 2년 연장됐다. 당초 올 연말까지만 적용될 방침이었으나 주택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연장돼 2012년까지는 다주택자도 6~35%의 기본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여러 채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2012년까지 매도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물건이 몰릴 경우 거래가 힘들 수도 있기 때문에 매도 시기를 잘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취·등록세 50% 감면 혜택도 올해까지 연장됐다. 대상은 9억원 이하의 주택으로서 1주택자에 한정되며,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이나 다주택자는 감면받을 수 없다. 다만 2주택인 경우라도 이사 또는 근무지 이동 등으로 일시적인 2주택이 되는 경우 2년 이내에 1주택이 되면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현재의 취득세(법정 세율 2%)와 등록세(2%)가 취득세(4%)로 통합되고 취득세는 잔금 지급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고·납부하도록 제도가 바뀐다. 세제 개편과 관련한 세부 내용은 주택 소재지 관할 시·도 세정 부서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지난 2월 일몰 종료된 지방 미분양 주택의 양도세 및 취·등록세 감면 혜택도 올해까지 연장됐다. 2010년 4·23대책에 따라 양도세 및 취·등록세를 분양가 인하폭과 연계해 차등 감면하게 된다. 양도세는 2011년 4월30일까지 최초 취득(매매 계약 체결 기준)하는 경우 취득 후 5년간 발생한 양도 차익에 대한 분양가 인하율에 비례해 차등 감면된다.

정부의 ‘2·11 전월세 대책’으로 부동산 임대업 자격이 완화되면서 투자자들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번 대책은 임대업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자격 조건을 크게 완화하고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내 임대 대상 주택 소재지 제한을 없앤 것이 주요 골자다. 또 양도 소득세 중과세 완화, 종합 부동산세 비과세 등을 통해 매매 차익을 볼 수 있는 기간을 단축(5년)했다.

월세와 시세 차익을 목표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인데 정부는 수도권에서 주택 3가구를 5년 임대하면 양도세 중과 완화와 종부세 비과세 등 세제 혜택을 받도록 했다. 기존에는 서울에서는 임대주택 5가구를 10년간 전세 놓았을 때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경기·인천은 3가구를 7년 동안 임대해야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임대업을 노크하던 예비 사업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라며 “바뀐 제도를 잘 활용해 사업에 나서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임대 사업 대상 주택 면적 기준도 85㎡ 이하에서 149㎡ 이하로 대폭 확대했다. 소형주택만 임대업이 가능하던 기존 제도를 중형 아파트도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를 변경한 것으로 3억원 이하였던 서울 임대 사업 대상 주택 가격도 6억원 이하로 크게 늘었다. 수도권 내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는 투자처가 대폭 늘어났다는 의미다.


한 전문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게 된다”며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이들 세대 관심이 임대 사업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월세 등을 통해 고정된 수익을 올리는 것 외에도 양도세 중과 완화 등을 염두에 두고 5년 뒤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해 투자할 수도 있다”며 “임대 사업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동일 시·도 또는 시·군내에만 임대주택을 보유할 수 있었던 과거 규정을 철폐한 것도 호재다. 예를 들어 분당과 용인, 서울에 주택을 1채씩 보유한 자산가는 과거 규정으로는 임대사업자 등록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역 제한 조건이 사라짐에 따라 해당 주택이 임대사업 조건을 충족할 경우 얼마든지 등록이 가능하다. 1가구 2주택을 보유한 가구주가 수도권 소형 주택 1채를 추가로 매입해 임대사업자로 변신할 수 있어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이 경우에는 3채 모두 임대해야 임대사업자로 혜택을 볼 수 있다.

월세? 시세 차익?
투자 목적 정해야

한 세무 전문가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주택 3채를 보유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제도를 이용해 상당 부분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투자 대상을 잘 고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있다. 먼저 투자 목적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월세 등 임대업이 주목적인지 혹은 세금 감면을 바탕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려는 것인지 정해야 한다.

정기적인 월세 수입을 목표하는 투자자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변수는 전세가율이다. 시세에서 전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실수요 중심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연 4~7%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지하철로 출퇴근이 가능한 역세권 소형 주택 등 접근성이 높은 지역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세 차익을 노리기 위해 서울(809가구), 인천(515가구), 경기(7405가구) 등에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주택기금 지원 대상을 종전 30㎡(전용면적) 이하에서 50㎡ 이하로 완화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임대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근 신축된 구로동 도시형 생활주택(분양가 1억3000만원)이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원에 임대되고 있다. 연 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은행 금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성공적인 임대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입지 여건을 살펴야 한다. 한 번 투자해 세제 혜택을 보기까지 최소 5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임대 수요가 높아 전세금 비율이 높은 아파트는 통상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집중 분포돼 있다. 다만 역세권 아파트는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기는 힘들어 월세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에 적합하다.

5년 뒤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곳인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5년이 지난 시점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지역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급이 쏟아지는 탓에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1월1일부터 전세 보증금 소득세 과세
2012년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2011년까지 취·등록세 50% 감면 연장
4월30일까지 지방 미분양 양도세 등 감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임대사업은 대규모 부채를 일으켜 투자하기에는 위험성이 따른다”며 “5년 이후 시세가 지금보다 떨어질 수도 있는 만큼 시세 차익을 노린 무리한 투자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임대주택 취득 후 30일 이내에 해당 시·군·구에 사업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한 전문가는 “취득일로부터 2개월 안에 이전 등기를 하지 않거나 임대주택 임대 기간 내에 해당 주택을 임대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매도하면 감면세액이 추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11대책 이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계약 후 입주를 바로 할 수 있는 중소형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장점이 많다. 우선 모델하우스가 아닌 마감재나 단지 내 편의시설 등이 실제 설치된 아파트를 볼 수 있어 품질을 평가하는 데 유리하다. 또 계약 후 바로 입주할 수 있고 중개 수수료도 필요 없다. 여기에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3년 전에 분양한 가격 그대로 파는 경우가 많아 주변보다 집값이 싼 편이다.

하지만 집값이 급락한 지역은 오히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을 수도 있고 분양 당시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된 아파트도 많기 때문에 주변 시세와 분양가격을 꼭 비교해 봐야 한다. 최근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람에게 분양가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점도 장점이다.

건설사가 제공하는 혜택은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선납 할인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는 건설사가 정한 기일보다 먼저 돈을 납부하기로 하면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이다. 계약금을 내고 잔금을 내야 하는 3개월 이전에 나머지를 선납하겠다고 하면 분양가를 할인해 주는 식이다.

그러나 건설사가 파산할 경우 미리 낸 중도금과 잔금에 대해서는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한다. 할인 유혹에만 현혹되지 말고 건설사의 규모, 자산 가치 등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집값 하락 여지 등
미분양 이유 체크

미분양 아파트로 남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반드시 알아봐야 한다. 단지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인지, 아파트 자체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닌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되는 혐오 시설은 없는지, 고가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서 소음은 심하지 않은지 등도 현장을 방문해 꼭 따져 봐야 한다. 이외 기본적으로 입지, 개발 가능성 등을 따져 향후 시장이 좋아질 때 가격 상승력이 있는지도 알아보고, 단지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도 따져 보는 것이 좋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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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