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6}

민자역사, 이것이 투자 핵심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민자역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민자역사는 지하철 이용 외에 대형 쇼핑몰, 광장 등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집중된다는 장점이 인근 부동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민자역사 개발지인 서울역, 용산역, 왕십리역 등은 지역의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 민자역사 개발 봇물 “투자자 관심 뜨겁다”
편의·문화시설 등 상권 형성…주변 부동산도 영향

민자역사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잡음도 적지 않다. 사업자 횡령과 분식회계 의혹으로 얼룩진 노량진 민자역사가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03년 사업시행자가 선정됐지만 사전 및 이중·삼중 분양으로 노량진역사(주)를 상대로 코레일(이하 한국철도공사)이 사업주관권 및 사업추진협약을 취소한 상태다.

뛰어난 입지조건
풍부한 유동인구

노량진역사(주)는 이에 반발해 코레일을 상대로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 지루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민자역사 개발 과정에서 시공사도 몇 번씩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창동 민자역사의 경우 일정에 따르면 이미 준공, 개장되는 게 맞지만 시공업체가 대우건설에서 대덕건설, 효성 등으로 바뀌면서 공사가 지연돼 개장이 미뤄지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당초 2005년 개장 예정이었던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도 사업시행사 재선정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4년 착공해 2009년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추진 중인 크고 작은 역세권 개발사업은 총 70여건으로 이 중 10여건만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픈 후에도 상권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신촌 민자역사는 문을 연 지 5년이나 지났지만 빈 상가가 절반이다.

민자역사는 민간 자본이 투입되어 건설된 역사(驛舍)의 줄임말로 이는 공기업인 코레일의 예산뿐만 아니라, 민간의 자본이 투입된 경우를 일컫는다. 민자역사 사업은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코레일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역사를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투자된 민간자본에 대한 반대급부로 30년간 토지사용권을 제공한다. 민간개발업체는 역사를 신축해 코레일에 제공하고 기타 상업시설을 소유해 운영하는 것이다.

전국 역세권 사업 70여건
이중 10여건만 제대로 추진
안정적 수익 기대
세금 혜택도 유리


이러한 민자역사 변신의 출발은 영등포역. 1987년 민자 유치 개발을 시작해 증축을 거듭하면서 1991년 사업을 마무리했다. KTX 시발역인 서울역과 용산역(2004년)도 잇달아 민자역사로 재탄생했다. 이들 민자역사는 뛰어난 입지조건과 풍부한 유동인구를 토대로 새로운 상권을 형성해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는 온 가족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몰’을 추구한다. ‘아이가 워터파크에서 물놀이하는 동안 엄마는 엔터식스에서 쇼핑하고 아빠는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운동하다가 함께 식사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레스토랑, 영화관, 대형서점 등이 입점해 젊은층의 ‘만남의 장소’로도 알려지면서 주변 개발과 함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민자역사내 상업시설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백화점, 할인점, 멀티플렉스극장, 대형서점 등이 들어서는 메머드급이라는 점이고 쇼핑·문화 등 여가시설을 두루 갖춰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기가 수월하다. 또 대부분 환승역을 끼고 있어 고정적 지하철 이용 승객을 확보할 수 있고 역사 인근에 수십만명에 달하는 배후 주거인구를 가진 곳도 있어 안정수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유지에 건설돼 토지소유권이 확실하고 코레일에서 지분을 25%씩 참여해 시행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세금면에서도 유리하다. 민자역사는 성격상 임대분양 방식으로 분양한다. 등기 분양과는 달리 영구 임대 방식이기 때문에 전대·전매 시 취·등록세나 양도소득세가 없어 수익 구조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역, 용산역, 왕십리역, 신촌역, 청량리역, 평택역 등은 이미 오픈을 해 운영 중인 대표적인 민자역사 들이다. 현재 신축중이거나 신축예정인 민자역사는 알려진 곳만도 창동역, 의정부역, 수색역, 성북역 등이다. 안산 중앙역, 인천 송도신도시, 의왕시 의왕역도 민자역사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에 향후 곳곳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오픈했거나 추진 중인 민자역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8월에 오픈한 청량리 민자역사는 총 면적 17만7793㎡에 지상 3층, 지하 9층 규모로 백화점동과 역무동 및 1600여대 규모의 주차장동으로 이뤄졌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화역사가 공동시행사로 참여하고,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공사비로 3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열차가 다니지 않는 새벽 1시부터 4시까지만 공사를 진행해 착공에서 완공까지 5년7개월이 걸렸다. 준공된 청량리 민자역사는 중앙선과 지하철 1호선이 지하 환승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경전철 면목선까지 건설될 경우 다양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여기에 총 58개의 노선이 지나가는 ‘청량리 버스 환승센터’를 합치면 하루 평균 17만명이 이용하는 교통요지로 떠오르게 된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주변에 지상 45층, 50층, 51층, 55층 등 4개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판매, 여가, 문화, 복지시설이 들어서는 동부청과시장의 시장정비사업과 함께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센터로서 청량리시장, 경동시장, 서울약령시 등과 함께 지역상권이 살아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창동역에 들어서는 민자역사 ‘투비스타’는 2011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30년까지 장기임대로 분양하며, 민자역사 최초로 계약 종료 시 임대 분양금 100%를 전액 반환(최대 30년)해주는 ‘페이백’(Pay Back)시스템을 마련했다. 지하 2층∼지상 8층이며 연면적은 8만6952㎡로 초대형 규모다.

지역 랜드마크 역할
경제 파급효과 크다

지상 1, 2층은 지하철역사로 사용하며 7, 8층에는 롯데시네마 영화관 9개관이 들어올 예정이다. 3층에는 패션잡화, 수입잡화, 귀금속 상가가, 4층에는 남녀 의류상가가 각각 입점할 예정이다. 5층은 브랜드아웃렛으로, 6층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파는 전자상가로 구성된다.
‘투비스타’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인 창동역을 개발해 만드는 창동민자역사 쇼핑센터다. 서울 동북부권 230만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투비스타는 뛰어난 입지여건을 자랑한다. 먼저 다른 민자역사보다 교통시설 집중도가 높다. 지하철 1·4호선뿐만 아니라 경원선이 지난다. 버스와 택시가 모여드는 환승센터를 갖고 있다.

유동인구도 많다. 창동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20만명으로 집객효과가 탁월하다. 게다가 인근 도봉구와 노원구 거주자가 100만명에 이르고 이용객 범위를 성북구 강북구를 비롯해 의정부나 동두천 일대까지 확장하면 모두 230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에 개발호재와 함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창동뉴타운, 강북예술의 전당, 북부법조타운 조성 등이 예정돼 있어 개발호재도 많다. 얼마전 서울시가 동북권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민자역사 사업사부터 꼼꼼히 살펴라”

서울 성북·석계 신경제 전략거점의 핵심구역인 성북역 일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성북역사를 포함한 190만㎡ 규모의 ‘성북·석계 신경제 전략거점’마스터플랜이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춘천 가는 기차’를 타던 추억의 성북역이 대지면적 9만487㎡에 지하 1층∼지상 22층 규모의 동북권 최대 복합 쇼핑몰인 성북민자역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민자역사의 주요 시설물로는 백화점 호텔 테마파크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진다. 내년 7월 착공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건축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성북민자역사와 붙어있는 성북역세권 구역의 개발도 본격화된다. 현재 시멘트공장 및 물류센터 등이 있는 약 15만㎡의 대규모 부지 위에 공동주택 약 3000채와 오피스텔 약 2000실 등 주거 업무 문화시설을 짓는 계획을 수립 중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 상가의 최고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철도공사 소유의 부지에 신축을 하기 때문이다. 철도공사와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므로 인허가의 걸림돌도 적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처럼 전철 등 이용객을 고정적인 고객으로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역사가 같은 건물내에 있어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좋다. 더군다나 민자역사 개발과 함께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어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다. 그래서 민자역사 주변에 보면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유의할 점은 없을까.
민자역사 상가는 100% 임대분양 방식이다. 토지소유권이 철도공사에 있기 때문이다. 분양업체는 계약자에게 보증금을 받고 사용권을 준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만 분양업체와 짧게는 10년, 길게는 60년까지 임대계약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환금성이 거의 없다. 상가활성화에 실패 시 자칫 잘못하면 장기간 거액을 묻어 둘 수도 있다. 그러므로 투자에 임하기 전에 입지조건을 잘 따져보지 않으면 임대수익은커녕 원금 보장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민자역사 상가 계약자는 크게 점포를 직접적으로 직영을 하거나 재임대를 통해서 임대수익을 얻는 경우로 나뉜다. 그러나 아무리 유망지역의 민자역사 상가라고 모두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기가 어렵다. 동일 역사 내에서도 상가의 위치나 아이템, 운영능력 등에 따라 수익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역사 이용객의 동선의 흐름에 따라서 수익성의 차이가 크다. 하차하는 쪽보다는 승차하는 쪽이나 대합실, 만남의 광장 쪽이 유리하다. 고객의 정체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환승하는 사람들보다는 승하차하는 고객들이 상가의 수요층이다.

민자역사의 상권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동인구 확보가 필수적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극장 등 집객요소가 있어야 기본적인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상권이 탄탄한 곳에서는 민자역사의 상권 활성화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분양 받기 전, 기존 상권과 부대시설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입지조건만이 역사 상권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인은 아니다. 역세권 특수를 확보했더라도 주기적인 관리와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타 상권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영 관리 법인이 있는 테마형 상가나 통합 마케팅 관리를 갖춘 출자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민자역사의 출자회사를 알아볼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분양방식이다. 출자회사가 민자역사마다 다르므로 분양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같은 역사 내 있더라도 업종에 따라서 분양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다. 과거 용산 역사 내 특화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전자상가의 경우 주주와 조합 몫을 제외한 나머지 분량을 일반 투자자에게 분양했다.

그러나 식당, 패션 등 쇼핑센터는 경쟁 입찰제로 분양했다. 일반적으로 일반분양보다 경쟁 입찰 분양가가 높다. 따라서 주변 상가 시세보다 150∼20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입찰 받아야 손해 보지 않는다. 분양 후, 전대 등 2차 계약부터는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인구와 접근성이 큰 점포일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므로 투자가치가 있다면 일찍 분양받는 것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100% 임대분양 방식
계약 길어 유의해야

일반적으로 영구 임대 분양은 전매 또는 전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출자회사마다 방침이 다르다. 전대가 가능한 곳과 그렇지 않은 역사를 먼저 알아보고 투자해야 하겠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보통 권리포기 또는 재계약이 이뤄진다. 재계약은 연간 임대료의 5%가 넘지 않는 선에서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게 관행이다.

전문가들은 “민자역사 내 상가는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운영계획과 경험 등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본 뒤 투자에 임해야 실패 할 확률이 적을 것”라고 조언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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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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