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5}

잠실권, 강남 메카로 뜬다!

잠실지역이 강남권의 신주거 및 상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잠실의 유래는 조선초에 양잠을 장려하기 위하여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설치되면서 잠실이라 불린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명칭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잠실은 원래 섬이었던 것이 1971년 하안남쪽의 육지로 연결되는 물막이 공사로 인해 육지로 변한 것이다.

강남권 신주거·신상권 중심지로 떠올라
8·29대책 후 아파트·점포 시세 급반전

지금의 잠실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잠실 주공아파트가 대거 개발되고, 80년대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문을 열면서 서울 동부의 대규모 주거지이자 핵심 상권으로 떠오르게 됐다. 잠실이 대규모 주택 단지와 유통 시설로 변모하게 된 시기는 1970년대 후반 잠실 주공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되고 80년대에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들어서면서다.

70년대 후반 부상
교통·교육 요충지

남으로는 성남과 수원, 북으로는 남양주 방면과 하남 및 서울 도심지로 오가는 대중교통이 대부분 경유하고 지하철 2호선 및 8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까지 웬만한 상권이 갖추지 못한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9호선 연장선이 예정돼있는 잠실동, 삼전동, 서촌동은 한동안 강남 부동산의 중심지 역할을 할 지역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잠실아파트 1∼4단지는 준공 30년을 넘기지 못하고 재건축에 들어가 5층 규모의 저층에서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로 변신했고 1단지 엘스, 2단지 리센츠, 3단지 트리지움, 4단지 레이크팰리스로 이름을 바꿨다. 가구수도 단지별로 5000세대가 넘어 2만세대로 미니신도시급 고급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점을 노려 강남권의 유명학원들도 속속 이 지역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래서 제2의 대치동 학원가로 불리며 도로변 양쪽이 학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저녁시간에는 학생들을 데리러오는 학부모들의 차로 붐비고 있다. 이처럼 1∼4단지의 입주에 힘입어 한동안 침체되었던 신천역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신천역 상권의 점포 시세를 살펴보면 1층 50㎡ 규모의 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2억5000만원∼4억원선, 보증금 9000만원∼3억원선, 월세 400만원∼1400만원선 수준이다. 1층 83㎡ 매장을 기준으론 권리금 2억원∼3억5000만원, 보증금 7000만원∼1억4000만원, 임대료 340만원∼600만원 수준으로 서울시내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정부의 8·29 대책 발표가 난 지 두 달이 약간 넘은 지금 잠실지역의 아파트 분위기는 어떨까?
입주 2년차 아파트들의 전세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지만 잠실 일대 전세금은 요지부동이다. 2008년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규모 단지의 전세가격이 입주 당시보다 50% 이상 오른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오른 가격에도 재계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센츠(주공2단지 재건축, 5563가구), 엘스(주공1단지 재건축, 5678가구) 등 대단지 신축 아파트들은 올 8월부터 재계약 기간이 돌아왔지만 잠실 아파트 전세가격은 5월, 6월 소폭 하락한 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4단지 이어 5단지· 장미·미성 등 재건축 기대
제2롯데월드·향군잠실타워 등 굵직한 개발 호재도

당초 오른 전세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전세가격이 크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고점 대비 1000만원∼2000만원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부터 재계약 기간이 도래한 잠실동 엘스 아파트 역시 109㎡가 2년 전보다 1억3000만원∼1억4000만원 오른 3억9000만원∼4억2000만원에 전세물건을 찾을 수 있다. 2008년 12월 당시 2억원∼2억4000만원에도 전세 계약이 가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거의 2배가 오른 것이다.

오른 차액만큼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은 일부 금액은 월세를 내는 방식으로 전세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엘스 아파트 109㎡의 경우 2년 전에 2억5000만원에 전세로 들어왔던 사람이 전세금을 1억원 올려주지 못하자 월 60만원의 월세를 추가로 내는 방식으로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진단 통과로 관심을 모았던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8월 7건이던 거래가 3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 단지는 8·29 대책의 효과가 사실상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다시 1000만원∼2000만원가량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히려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올초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들썩이던 전셋값이 갈수록 크게 오르자 전셋값이 싼 곳을 찾아 방을 빼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110㎡ 전셋값은 올 초만 해도 2억7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1억원 이상 뛰어서 3억8000만원을 육박하고 있다.

폭등한 전세가격도 가격이지만 모두 3600여 세대 가운데 전세로 나온 집이 거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난해 말 극심한 부동산 침체 속에 세입자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 역전세난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잠실의 경우 불과 반 년 남짓 만에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돼 수도권 전역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는 전세난은 무엇보다 새로 입주하는 집이 크게 줄었고 게다가 뉴타운 등 도심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사 수요가 크게 늘어 수요와 공급에 균형이 깨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천역과 더불어 잠실지역의 대표적인 상권인 잠실역 일대를 살펴보자. 잠실역 상권의 특징은 지하상권의 발달과 대규모 유통시설을 꼽을 수 있다. 잠실 지하상가는 비교적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등과 함께 대표적 지하상가 상권으로 꼽히고 있으며, 롯데월드는 대규모 유동인구를 창출하고 있다. 2005년 완공된 롯데캐슬골드 내 교보문고 등의 상가들도 유동인구 유입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잠실권역 일대는 이미 교통환경이 편리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하철은 물론 서울 도심, 수도권으로 뻗는 광역버스망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대로 잠실 나들목이 차로 1분 거리로 올림대로는 물론 강변북로 등의 간선도로 진입도 편하다.

전셋값 상승 진원지
방 빼는 세입자 늘어

올림픽대로는 삼성동, 역삼동, 천호동 방면으로 이어지고 주변의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면 구리, 하남, 일산, 판교, 분당 등으로도 쉽게 갈 수 있다. 또 송파대로를 이용하면 잠실대교 방면과 문정동, 성남방향 이동도 수월하다. 주변에는 송파구청과 현대 아산병원이 자리하고 있고, 석촌호수공원, 롯데월드, 올림픽공원, 종합운동장, 한강시민공원 등 다양한 생활·문화편의시설도 넉넉하게 갖춰졌다.

또 잠실은 서울에서도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주변에 잠동초, 신천초, 잠실중, 잠실고 등의 학교가 있어 입주민의 자녀들은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근 신천역 주변에는 학원들이 밀집돼 있어 우수한 교육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8호선 환승역과 편리한 대중교통망과 도로망, 탄탄한 배후주거인구가 장점인 잠실역 상권이지만 상권 확장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다. 제2롯데월드 부지와 석촌호수로 인해 남쪽으로의 상권 확장이 어렵고 잠실주공5단지로 인해 잠실역 5·6번 출구 쪽의 지상 상권형성도 불가능하다. 3·4번 출구 쪽으로는 롯데월드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잠실역의 지상상권은 7·8번 출구 쪽의 업무지구만으로 한정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한동안 잠실역 지하상권 발달의 큰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지상 상권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78년도 준공된 잠실 5단지도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잠실역 지역은 화려한 고층 아파트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잠실권역은 잠실 주공5단지 이외에도 장미, 미성 등의 재건축 개발 기대감과 함께 제2롯데월드 건립, 향군 잠실타워 건설 등의 굵직굵직한 개발 호재가 풍부해 인근 상권이 거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 중 가장 큰 개발 호재는 역시 최근 확정된 제2롯데월드 건립이다.

[이 현장 주목]
‘켄달 스퀘어’ 3500만∼6200만원(3.3㎡당)
‘잠실아카데미’ 950만∼5500만원(3.3㎡당)


제2롯데월드는 5∼11층 부대시설 9개동이 들어서는 100층이 넘는 건물로 이르면 2014년께 완공될 예정에 있다. 정부의 제2롯데월드 건설 허용으로 오는 2014년 잠실지역이 최대 쇼핑·레저 지역으로 부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변 상권과의 역학관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에 호텔과 면세점, 명품관 등을 건설할 예정으로 있어 주변 호텔, 백화점과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에 있는 백화점과 호텔업계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상권이 잠실로 몰릴 경우 나타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쇼핑타운에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의 명품관을 건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잠실 주변 상권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잠실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잠실 인근에 있는 일반 상권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하루 유동 인구가 5만명 정도 증가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잠실역 주변에 장미아파트, 미성아파트 등의 재건축도 추진되고 있어 이 일대의 부동산 지형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잠실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현장을 살펴보자. 먼저 대우건설이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11-4번지에서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잔여가구를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분양 중이다. 지하4층∼지상39층 2개동, 전용면적 84.39㎡∼244㎡ 총288가구로 구성된다. 84.39㎡(구34평)는 분양가보다 1억6000만원, 112.25㎡(구46평)는 분양가보다 최대 1억7000만원, 123.27㎡(구51평)는 분양가보다 최대 1억8000만원의 파격적인 할인을 해주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성내역과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을 도보 5분에 이용할 수 있으며, 편의시설로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홈플러스·석촌호수공원·올림픽공원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한강변까지의 거리가 도보10∼15분 수준으로 가깝다.
상업시설도 같은 시기에 분양중이다. 분양가격이 제일 높은 1층 기준으로 3.3㎡당 3500만∼6200만원선이다. 이 분양가는 서울 강남이나 잠실지역의 상가시세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란 평가다.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상가인 ‘켄달 스퀘어’는 지하1층∼지상3층에 들어서며 이름처럼 상가에 광장을 넓게 구획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도로에서 18m 뒤로 물러나 건립되는데 그 공간도 작은 광장이라 불릴 만한 곳이다. ‘켄달 스퀘어’는 아파트 오피스텔 건물과 15m정도 거리를 두고 길가 코너를 따라 배치된다. 또 아파트와 오피스텔 1·2층에도 상가를 들인다. 상가와 상가 사이에도 광장이 생기는 셈이다.
코너 쪽 상가 양편에서 광장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보행자 출입구를 열어놓기 때문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들인 상가도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물 밖으로 상가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지하 1층은 전문음식점, 퓨전음식점, 와인전문점, 스크린골프연습장 등, 지상 1층은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전문점, 패스트푸드, 도넛전문점, 안경점, 이동통신사, 화장품전문점 등, 지상 2·3층은 금융 클리닉, 학원, 뷰티관련 등이 추천 업종이다.

‘켄달 스퀘어’의 연면적은 1만3000여㎡로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이며 중도금(60%)은 무이자와 이자후불제 각각 절반씩의 조건으로 대출 지원된다. 상가는 통상 입주시점에 맞춰 분양되지만 입주 후에도 아래층의 상가가 비었을 경우 초래되는 썰렁함을 피하기 위해 상가 분양시기를 맞췄다. 상가 분양을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대우건설은 분양가를 크게 낮췄다. 2013년 6월 입점 예정. (02)3446-1377

한마을은 서울 송파구 삼전동 잠실 3, 4단지 대로변 사거리 코너에서 ‘잠실아카데미’빌딩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6층의 7개 층으로 구성된 선임대, 후분양 상가다. 현재 모든 점포가 임대 완료됐다. 외환은행과 프랜차이즈 커피숍, 유명 어학원, 피트니스센터, 영어유치원 등이 입점해 임대수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아파트 단지 인근 여느 상가와 달리 외관을 고급스럽게 마무리했으며 주차 공간이 넓다. 자금 관리는 대한토지신탁이 맡으며, 이달 안에 분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 들어서면
유동인구 5만명 증가

분양가는 3.3㎡당 950만원∼55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회사 측은 “5년 전 분양금액으로 할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주변 상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계약금은 분양대금의 10%며, 잔금은 최대 45%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02)2202-1601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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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