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호 시몬스 사장 농지 불법전용 의혹

회사일도 바쁜데 주말마다 농사?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농지를 허가 없이 다른 용도로 사용한 기업 사장이 포착됐다. 몇 해 전 비슷한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던 전력이 있건만 별다른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일전에 논란이 됐던 곳과 행정구역을 공유한다. 매일 출퇴근하는 건물의 옥상에서 훤히 보이는 문제의 땅을 볼 때마다 당사자는 어떤 생각에 잠길지 궁금할 따름이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모토로 내건 시몬스는 국내 2위 침대제조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1992년 설립 이래 착실한 성장을 거듭한 끝에 국내에서 손꼽히는 침대회사로 입지를 공고히 한 상태. 과거 사치품 혹은 악세서리 정도로 비춰지던 침대가 오늘날 필수 생활 도구로 자리 잡는 데 공헌했다는 점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또 불거진
농지 구설

수치로 드러나는 실적 추이는 시몬스의 최근 상승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418억원으로 1271억원이던 2014년에 비해 10% 가까이 뛰어 올랐다. 단순히 매출만 오른 게 아니다. 256억원의 영업이익은 132억원이던 전년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급증했고 순이익은 109억원에서 166억원으로 치솟았다. 모든 실적 지표가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시몬스의 고공행진을 안정호 사장의 젊은 리더십과 연결 짓는다. 2001년 4월 시몬스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안 사장은 시몬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단순히 경영만 잘 하는 게 아니다. 시몬스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이천시에서 안 사장은 솔선수범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 2월에는 설 명절을 맞이해 관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약 4000만원 상당의 이천쌀을 이천시에 기탁했다. 모가면 신갈1리 마을회관 건립비용으로 전체 사업비 3억2000만원 가운데 2억2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상생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안 사장에게도 낙인처럼 뒤따르는 지우고 싶은 흔적이 존재한다. 안 사장이 직접 나서 지역 사랑을 실천하던 이천시에서 촉발된 논란이었다는 점에서 낯설게 받아들여질 뿐이다.

2014년 안 사장은 불법 농지 매입 의혹에 휘말렸다. 이천시 모가면 일대 약 3만7890㎡의 농지를 2011년 매입해 농업용도로 사용하지 않은 채 가지고 있다가 적발된 혐의다. 농지 취득을 위해서는 소재지 관할 자치단체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천 모가면 일대 농업용도 적발
감사원 감사 시작되자 급히 처분

2014년 9월 초 감사원이 본격적인 감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안 사장이 문제의 토지를 판매한 시점은 10여일이 지난 후였다. 시기가 맞아 떨어지자 안 사장이 서둘러 농지를 처분했을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무성했다. 
 

모가면 일대의 토지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면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게 정상이건만 안 사장은 사뭇 달랐다. 취재 결과 안 사장의 불법 농지 획득 및 전용의 증거로 의심되는 사안이 이천시의 다른 곳에서도 드러났다. 모가면 신갈리에서 장소가 대월면 장평리로 바뀌었을 뿐이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안 사장은 대월면 장평리 일대에 10만㎡ 이상의 토지를 보유한 상태다. 지번에 따라 낱개로 쪼개면 약 20곳의 필지에 이른다. 모두 안 사장 명의로 된 토지다.

흥미로운 사실은 안 사장이 보유한 토지 상당수가 에이스침대 제3공장을 둘러싼 형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몬스의 본사는 이 곳에서 2∼3km 떨어진 대월면 대평로 590(장평리 232번지)에 위치한다. 두 회사는 형제가 각각 독립 경영하는 체제다. 침대시장 1위인 에이스침대를 장남인 안성호 사장이, 2위인 시몬스는 차남인 안정호 사장이 안유수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이 지역에 위치한 안 사장의 거의 모든 토지는 지목이 농지와 산지로 이뤄졌고 일부 과수원 부지를 포함한다. 상당수는 ‘농업진흥구역’으로 묶여 있다.

의심 부르는
이상한 흔적들

농업진흥구역은 농지가 집단화되어 농업 목적으로 이용해야만 하는 땅을 일컫는다. 농업진흥구역 안에서는 농업 생산 또는 농지개량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토지 이용행위가 엄격히 금지된다. 즉, 농사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은 법에 위반됨을 뜻한다. 

따라서 농지전용을 하고자 할 때는 대상농지의 소재지 관할 농지관리위원회의 확인을 거친 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한마디로 복잡한 행정 절차가 뒤따르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농지를 원래 용도로 사용하는 건 아니다. 농지 전용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용도로 사용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포착되곤 한다. 안 사장의 사례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특히 논란이 될 법한 필지는 ‘장평리 7-1번지’ 일대, ‘장평리 2-2번지’ 일대로 귀결된다.

7709㎡에 달하는 장평리 7-1번지 일대의 농지는 가장 논란이 될 만한 지역이다. 지목이 논으로 돼 있는 이곳은 농사를 위한 준비가 착실히 이행된 상태다. 그렇다면 이곳의 소유주인 안 사장이 땅을 고르고 농사를 짓기 위해 기반을 닦았다고 봐야 할까.

시몬스라는 2등 침대기업을 경영하는 것만 해도 바쁜 판국에 안 사장이 직접 농사를 짓는다고 보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차라리 이 땅을 안 사장이 아닌 누군가 대신 경작한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문제는 7-1번지 일대의 농지는 농지법 23조에서 말하는 위탁경영이 금지 구역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사실이다.

농지법 6조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물론 몇 가지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만 7-1번지의 경우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통한 토지 이용은 금지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 사안에 대해 시몬스 측은 “안 사장이 주말을 이용해 틈틈이 손을 댄 땅이 맞다”는 답변을 전해 왔다. 즉, 7-1번지에서 안 사장이 직접 땅을 일구고 농사일을 한 만큼 위법 사항과는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토지 확인…대월면 10만㎡ 이상 보유
농업진흥구역에…이 부지 역시 논란

장평리 2-2번지(3494㎡) 일대 역시 농지 불법 전용이 의심되긴 마찬가지다. 지목이 논으로 돼 있는 이곳은 원래대로면 경작이 이뤄져야 하는 토지이지만 농지로 보기에는 많은 의문이 따른다.

일단 임의적으로 필지 중간에 전용된 것으로 추측되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인공적인 성토절토 과정을 떠올려 봄직하다. 양쪽으로는 물웅덩이가 만들어져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일종의 양어장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사실상 경작이 가능한 토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주변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도록 울타리가 쳐져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농업진흥구역에서는 농업 이외의 행위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된다. 농업과 상관 없는 용도로 불법 전용됐을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행정당국에서 농업진흥구역 안에서의 땅을 전용하도록 허가를 쉽사리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지법 32조는 농업진흥구역에서는 농업 생산 또는 농지 개량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아니한 토지이용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해석에 따라 농지법 32조 이외에도 농지법 6/8/9/23조와 국계법 56조에 의율(법적인 조건이 갖춰진 사실이나 행위에 대해 법원이 죄의 경중에 따라 법을 적용함)될 수도있는 사안이다.

시몬스 측은 “무단 전용이 아니라 원래 이곳은 농업용 저수지로 되어 있던 곳이었다”며 ”중간에 변경이 있긴 했지만 원래대로 복원한 게 지금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외부인 출입금지
양쪽엔 물웅덩이

장평리 산 3-5번지 일대 역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장평리 산 3-5번지 일대는 지번이 임야로 되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산 3-5번지 하나의 면적만 따져도 2만5119㎡에 달한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준보존산지인 이곳은 넓은 대지에 성토 절토 과정을 거쳐 잔디를 심은 정원 쯤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다만 장평리 산 3-5번지 인근에는 한눈에 봐도 고가로 보이는 소나무가 듬성듬성 심어져 있다. 시몬스 측은 이를 토대로 이 구역을 소나무 가식장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지목인 임야에 맞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당정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을까. 확인 결과 이 구역은 이천시에서도 산지관리법을 위반한 채 임의로 전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곳이었다. 다만 이천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원상복구 명령만 명한 상태였음을 알 수 있었다. 지번이 임야로 된 곳은 산지관리법에 의거 전용하거면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현행 산지관리법 14조는 산지전용을 하려는 자는 그 용도를 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지의 종류 및 면적 등의 구분에 따라 산림청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이런 과정을 생략했던 시몬스에게 행정당국이 약소하게나마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해석 가능하다.

시몬스 측 관계자는 “지목에 맞게 소나무가 심어져 있고 용도에 맞게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며 “행정처분에 따라 복구의 필요성을 알고 있고 지금은 이를 따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몬스가 복구의 의지를 뚜렷이 표출했다고 보기엔 미심쩍다. 이천시 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 2월19일까지 이 지역은 별다른 외형 변화 없이 현 상태가 유지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장평리 장평리 7-1번지, 장평리 2-2번지, 산 3-5번지 이외에도 안 사장이 장평리 일대에 소유한 필지 곳곳에서 불법 전용을 의심할만한 흔적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지목이 과수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용도로 의심되는 구역(장평리 3-2번지, 장평리 3-3번지), 농지가 도로처럼 쓰이는 경우(장평리 3번지)도 해석에 따라 농지전용 의혹을 살 만한 구역이다.

농업 이외 금지
회사 “직접 농사”

한 토지 전문가는 “농지는 지목대로 사용되어야 함이 기본이지만 다른 용도로 불법사용된 정황이 간혹 드러날 때가 있다”며 “통상 이런 경우 농지법에서 말하는 농업경영과 무관한 행위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만약 당국의 허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행위였다면 관련법에 의거해 책임을 묻는 게 정상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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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