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청와대 여민관의 귀환, 속도 조절이 관건
지난 22일, 춘추관으로 첫 출근하는 후배 기자의 모습이 실린 뉴스를 봤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브리핑룸, 새로 걸린 휘장, 이전과 달라진 출입 동선이 한 장의 사진에 담겨있었다. 뉴스를 보자마자 전화를 걸어 “어때?”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짧았다. “아, 진짜 청와대 시대가 다시 열리는구나, 그게 제일 먼저 느껴졌어요.” 공간이 바뀌면 말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 기자의 출근길은 언제나 권력의 동선을 가장 먼저 비추는 거울이다. 정치의 변화는 선언이 아니라 이런 장면에서 먼저 체감된다. 기자가 다시 춘추관으로 돌아오고, 브리핑 공간의 상징이 돌아오는 순간, 권력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했는지가 비로소 분명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는 단순한 행정 동선의 변경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이 자신을 어떤 언어로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대통령 집무실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어떤 공간이 국정의 중심이 되느냐다. 이 질문의 핵심에는 청와대 비서동의 이름, 여민관과 위민관이라는 정치적 언어의 변천사가 놓여 있다. 청와대 비서동의 이름은 한번도 고정된 적이 없다. 노무현정부에서 ‘여민관’이었던 이 공간이 이명박·박근혜정부를
-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 2025-12-23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