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의 대중범죄학 <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죄와 벌 –법의 잣대와 시민의 법 감정
누군가를 벌할 때면 죄에 상응한 처벌이라는 비례의 법칙을 주문한다. 그것이 아마도 민주국가의 법치주의고,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길일 것이다. 어쩌면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또한 현실이다. 가장 기본적인 기준으로 우리는 소위 ‘양형 기준’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데, 이는 법원이 피고인의 형량을 결정할 때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죄의 무게를 정하는 측도이자 저울이다. 정해진 저울로 죄와 벌의 무게를 결정해 법원이 형벌을 선고함에도 논란이 빈번한 건 왜일까? 법원이 선고한 형량이 대중의 법 감정을 제대로 어루만지고,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울질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저울 자체가 잘못된 걸까? 법원은 사법 정의의 마지막 보루다. 사법 정의 실현은 법치가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어쩌면 법치라는 건 기계적·기술적인 것이다. 법에도 눈물과 감정이 있어야 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수긍할 수 있는 법치를 위해서라도 시민의 법 감정을 고려한 양형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형벌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국민의 법 감정과 양형 기준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