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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05.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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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일요연재] 선감도 (51)십자가에 매달린 두 어린 양

“정치가 자기들만의 장난은 아니어야지.” 김영권의 <선감도>를 꿰뚫는 말이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청춘을 빼앗긴 한 노인을 다뤘다. 군사정권에서 사회의 독초와 잡초를 뽑아낸다는 명분으로 강제로 한 노역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청춘을 뺏겨 늙지 못하는 ‘청춘노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새해 들어 첫 탈주범들을 시범적으로 엄중히 처벌하여 다른 원생들을 단속하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고 있었다. 설교를 마친 사감은 얼마 후 바닷가에 두 사람만 남겨둔 채 원생들을 인솔하여 떠나가 버렸다. 탈주범 말로 석양 비낀 하늘에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서서히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고, 하늘은 점차 보랏빛을 거쳐 청회색으로 변해 갔다. 이어 완전히 컴컴해졌다. 용운과 피에로, 십자가에 매달린 두 어린 양은 밤바다를 바라보며 몸을 떨고 있었다. 턱도 조금씩 떨려서 다그락 다그락 이빨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소금기를 머금은 찬 해풍이 불어오고 기온은 뚝 떨어졌다. “형, 어쩌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할까?” “이 기둥에 한번 매이면 내일 해가 뜰 때까지는 절대로 풀어 주지 않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 용운처럼 피에로도 역시 이빨을 떨면서 대답했다.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