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2 17:47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다가 자리서 일어났다. 대중교통 상황이 여의치 않아 택시를 타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앞에 멈춘 택시를 타기 위해 차문을 열었다가 황급히 문을 닫아버렸다.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운전자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온 탓이다. 고령 운전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필자가 곧바로 차문을 닫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일전에 고령 운전자가 운전하는 택시를 탔다가 겪었던 일 때문이다. 그날 역시 늦은 시간까지 친구들과 술좌석을 가지다 택시를 타게 됐다. 조수석에 앉자마자 운전자의 모습을 살폈는데 7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였다. 나이가 있음에도 택시를 운전하는 모습에 '참으로 정력적으로 사시는 분이구나’ 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택시가 출발하자마자 그분에게 찬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차가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슬그머니 입이 다물어졌다. 차가 술에 취한 듯 움직이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혹시 음주상태서 운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운전자의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음주운전은 아닌 듯 보였다. 그런데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가득했고 힘줘 핸들을
최근 정치권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문제로 시끄럽다. 동 방식은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로 일견 합리적인 방식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치권이 그 일로 호들갑을 떨어대는 모습을 보면 가당치도 않다. 적폐 중의 적폐인 국회의원이 누리고 있는 특권 폐지가 선결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헌법 내용 일부를 살펴보자.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기록하여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어지는 11조 1항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했다. 그런데 헌법 44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먼저 1항이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 다음은 2항이다.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최근 <연합뉴스>에 ‘주한미군 철수논란 40년… 생생하게 돌아보는 한미(韓美)정상 설전’이란 제목으로 1979년 박정희 대통령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대화록이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주요 대화내용을 인용함으로써 그 이면에 가려진 사실을 소개하고 그 실체에 접근해보도록 하자. “<연합뉴스>가 지난달 25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제임스 퍼슨 연구원으로부터 입수한 백악관 외교 기밀문서에 따르면 카터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1979년 6월30일 청와대서 열린 단독 정상회담서 주한미군의 철수문제와 한국의 인권상황을 놓고 격한 설전을 주고받았다.”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은 두 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 하나는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다른 하나는 당시 유신정권 아래서 행해졌던 인권탄압에 관한 문제다. 먼저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을 인용해본다. 카터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이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병력 규모(force levels)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병력 규모에 관해서는 당신과 협력할 것이다. 한국은 현
최근 경찰 조사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대선과 올해 실시된 지방선거 과정서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논란을 불러왔던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 주인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행한 예측이 현실이 됐다. 기소의견 송치는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록위마,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본격적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먼저 혜경궁에 대해 살펴보자. 혜경궁은 이른바 혜경궁 홍씨(惠慶宮 洪氏)를 지칭하는 바, 왜 그녀에게 그런 칭호가 주어졌는지에 대해서다. 혜경궁 홍씨(이하 홍씨)는 영조시절 영의정을 역임했던 홍봉한의 딸로 열 살에 영조의 아들인 세자(장헌세자, 일명 사도세자)의 빈(嬪)으로 책봉된다. 빈은 왕의 후궁이나 세자의 부인에게 내리던 첩지로 정1품의 품계에 해당된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인 세자가 당파 싸움의 소용돌이서 친아버지인 영조의 미움을 받아 뒤주에 갇혀 굶어 죽는 장면을 가슴 졸이며 목격한다. 그 과
지난해 이맘때쯤 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질문에 형사처벌의 불가피함을 거론하면서 그 대안으로 대체복무제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유 후보자의 변을 들어보자. 유 후보자는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형사처벌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양심·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가 반복되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 중 하나가 대체복무제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서도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지 않게 할지 구체적인 부분을 연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2018년 7월8일 <일요시사> 황천우의 시사펀치 ‘헌법재판소, 왜 이러나!’에 실었던 내용이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 제5조 1항(병역종류조항) 등에 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과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3(각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로 판단했다. 그와 함께 다음과 같은 변을 늘어놓았다. “병역 종류 조항에 대체복무제를 마련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0년대 후반에 일이다. 휴일을 맞이해 모처럼 아내와 함께 놀이공원을 찾아 산책하던 중 갑자기 비명이 들려왔다. 순간 고개를 돌려 비명이 들려온, 청룡열차를 운행하던 곳으로 걸음을 옮기자 참혹한 광경이 시선에 들어왔다.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아기가 땅바닥에 내팽개쳐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의아해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고는 심하게 혀를 찼다. 이야기인 즉 아기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아기를 앞으로 안은 채 청룡열차를 시승하겠다고 고집했단다. 당연하게 제지를 당하자 여인이 아기 어머니임과 동시에 모성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그런데 청룡열차서 일 하던 사람이 정식 직원이 아닌 대학생으로 아르바이트하던 중이라 아기 어머니의 강변에 밀려 기어코 탑승을 허용했단다. 여인은 청룡열차가 운행되고, 공중서 거꾸로 매달리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아기를 안은 손을 풀게 되면서 기어코 참변을 당하게 된 것이다. 참으로 허망한 마음에 넋이 반쯤 나간 여인의 얼굴을 살폈다. 나이 20도 되어 보이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살피며 ‘애가 애를 낳았구나’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올랐었다. 최근 <일요시사&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못하면 뺨이 석 대라는 옛말이 있다. 남녀 간 혼인 중매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섣불리 할 일이 아니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매는 한자로 ‘仲媒’로 중매인이라고 하면 결혼이 이루어지도록 중간서 소개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런데 중매의 또 다른 의미로 한자로 ‘仲買’라 표기하는데, 이 대목서 중매인이라고 하면 물건을 사서 되넘겨 팔거나 흥정을 붙이는 상인을 지칭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거간꾼이다. 그런데 거간이란 표현이 흥미롭다. 거간은 한자로 ‘居間’이라 지칭하는데, 원래는 ‘한가롭게 지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고문서를 살피면 거간꾼을 언급할 때 ‘居間’보다는 거간을 의미하는 쾌(?)를 사용, 쾌인(?人)이나 장쾌(??)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는 한다. 각설하고, 최근 아셈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 교황궁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독대하는 자리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한 모양이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ld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BBC와의 인터뷰서 ‘종전선언에 대해 남북과 달리 미국이 준비돼있지 않다면 어떻게 하시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종전선언은 사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 미국 측과 충분히 논의를 해왔고 한미 간 공감대가 있었다”며 “종전선언은 시간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스스로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미군 유해를 송환했고, 또 핵실험과 핵미사일의 어떤 실험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에 하나밖에 없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전면 폐기했다. 그리고 지금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줄 경우 영변의 핵시설을 폐기하는 등 추가적 조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종전선언은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변을 살피면 아리송하기 짝이 없다. 북한의 종전선언이 흡사 미국을 대상으로 간주하는 듯 보인다. 특히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이에 대한 의심이 더해진다. 여하튼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 남북한이 평화체제
2004년 10월 국정감사 중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 상황을 떠올려보자. 당시 언론에 보도됐던 내용을 요약해본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이해찬 국무총리를 상대로 공세를 시작한다. 이 총리가 유럽 순방 중 가진 기자간담회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역사가 퇴보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는지 묻자, 이 총리는 “한나라당은 지하실서 차떼기 하고, 고속도로서 수백억원을 들여온 정당 아니냐. 그런 정당을 좋은 당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정면 비난했다. 이에 안 의원이 “흠 없는 정당이 없는데 작은 부분으로 그렇게 평가할 수 있느냐”고 반격하자 이 총리는 “한나라당은 다수의 위력으로 다른 의원들의 투표를 방해하면서 대통령을 탄핵하지 않았느냐. 그게 어떻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자신이 유럽순방 기자간담회서 “조선·동아는 더 이상 까불지 말라” “조선·동아는 역사의 반역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평소 느끼던 소회를 말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당시 동 상
필자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시절, 즉 1960년대 중반에 일이다. 어느 날 우리 동네에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전거가 등장했다. 동네서 젖소를 키우는 사람이 우유를 나르기 위해 장만했는데, 현재 시중서 판매되는 멋진 자전거가 아니라 성인들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짐 자전거였다. 자전거의 등장은 나뿐만 아니라 또래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혹시라도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이 눈에라도 뛸라치면 그 주위로 몰려들어 소위 시쳇말로 침 흘리며 신기하게 바라보고는 했다. 신기함도 신기함이지만 자전거를 타봤으면 하는 욕망이 가슴속으로부터 밀려온 탓이었다. 그리고 필자가 고학년에 접어들자 드디어 우리 집에도 자전거가 생겼다. 농사를 짓는 관계로 논과 밭으로 소소한 물건들을 나르기 위해 장만했는데 당시 그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만사 제쳐두고 자전거 타기에 몰두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자전거에 올라탈 때 점잖게 탈 수 없었다. 안장이 키에 비해 너무 높기 때문이었다. 그런 연유로 자전거를 앞으로 밀다 한순간 폴짝 뛰어올라 안장이 아닌 핸들과 안장을 연결하는 철 구조물에 간신히 엉덩이를 걸쳤다. 그
먼저 서경에 실려 있는 글 한 토막 소개한다. “짐이 임금 자리에 있은 지 33년이나 되고, 나이도 이미 아흔을 넘어 백 살이 다 되어 가는지라, 정사를 행하기에도 이제 짜증만 나니, 그대가 게으름부리지 말고 내 백성들을 다스려 주오.” 순(舜) 임금의 말이다. 이 문장서 ‘내 백성’을 한자로 짐사(朕師)라 표현했다. 물론 짐(朕)은 임금을 사(師)는 스승의 의미로 사용되지만 백성의 의미 역시 지니고 있어 문맥 전체 흐름을 살피면 ‘내 백성’으로 해석된다. 이뿐만 아니다. 조선조 기록들을 살피면 임금의 입에서 임금을 나라와 백성의 동일체로 여기는 표현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이는 삼척동자라도 모두 알고 있다 판단, 예시하지 않겠다. 이제 이를 염두에 두고 최근 지방선거 참패로 대표직서 물러나 미국에 체류하다 귀국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공항서 만난 기자들에게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충심을 다해 일하겠다.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시작하겠다”고 밝힌 대목에 초점을 맞춰보자. 언론을 통해 홍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최근 기획재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와 법규를 정리한 ‘2018년 하반기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발표했다. 그 중 도로교통법 중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조항’에 대해 살펴본다. 언론에 실린 내용이다. 『자동차에 탈 때 모든 도로서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는 물론 뒷좌석 탑승자까지 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운전자에게 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승자가 13세 미만 어린이인 경우 과태료가 6만원으로 늘어난다. 버스나 택시 등 사업용 차량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택시·버스 운전자가 안전띠 착용을 안내했음에도 승객이 매지 않으면 단속대상서 제외된다. 안전띠가 없는 시내버스는 해당하지 않는다.』 문득 ‘이런 사실을 처음 접한 국민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필자는 즉각적으로 ‘대가리에 뭐만 가득 들어찬 인간들 아닌가’라는 생각, 즉 정상적인 사람의 발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런데 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을까. 먼저 대한민국 모든 도로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명문화한 부분에 대해서다. 과연 이
1988년 서울서 개최된 올림픽 직후 영국 런던 뒷골목서의 일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를 배회하는 중에 삐끼(호객꾼)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 은근하게 어디서 왔는지를 물었다. 순간적으로 망설였다. 그 전까지 국제사회 특히 유럽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생소했던 탓이었다. 당시까지 유럽서 아시아권 국가로는 일본, 홍콩 정도만 알려져 있었던 데에 따른다. 그런 이유로 한국인들이 유럽을 방문하게 되면 그들로부터 냉대 받지 않기 위해 간혹 자신의 출신을 일본으로 둔갑시키고는 했었다. 그러다 이내 쓴웃음을 짓고는 대한민국 서울서 왔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그러자 그 사람 즉각 반응한다. ‘오, 서울 코리아!’라고. 그의 반응이 반가워 어떻게 대한민국을 아는지 묻자 대뜸 서울올림픽을 거론했다. 이제 시간을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1976년의 이 나라 실정에 대해 시시콜콜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경제지표 중 국민 1인당 GNP가 698달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자. 동년 8월 대한민국 문교부는 고민에 빠져들게 된다. 그해 캐나다서 개최됐던 제21회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종목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정모 선수 때문이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에 개최됐던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서 영상축사를 통해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증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며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심지어 다른 나라, 일본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는 느낌이 든다. 나아가 제대로 사고하는 인간인지 의문까지 일어난다. 먼저 그가 주장하는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증가’에 대해서다. 문 대통령이 무슨 근거로 이리 주장하는지 도대체 감이 오지 않는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살피면 ‘고용 재난’이란 단어까지 등장하고 심지어 실업률도 최악이라 하는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리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그 이하에서 문 대통령의 의식 수준을 재단할 수 있는 대목이 등장한다. 바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와 관련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의 축사 이전에 “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목숨만은.” “무어라. 이 갈아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들이 목숨을 구걸한다는 말이냐!” “장군, 제발 용서해주시오!” 양팔이 묶인 상태서 두 사람이 급히 상체를 굽혀 계백의 발치에 머리를 조아렸다. 계백이 칼끝으로 중상의 턱을 들어올렸다. 얼굴에 눈물인지 콧물인지 구분하기 힘든 이물질이 가득 묻어 있었다. 뒤이어 상영의 얼굴을 들어올리자 마찬가지였다.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 계백의 외침 말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비서실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3실장 12수석 48비서관 체제에서 3실장 12수석 49비서관 체제로 전환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인용해본다. “대통령 비서실은 국정과제를 보다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조직진단을 했고 이에 따른 문재인정부 2기 개편안을 마련했다. 지난 23일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서 말한 자영업비서관을 신설해 중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등 자영업 정책 총괄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책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인력 범위 안에서 일부 인력을 통합하고 명칭 변경도 추진했다.” 변경된 청와대 조직개편을 살피면 눈에 띄는 대목이 등장한다. 신설된 자영업비서관과 재외정책담당관실, 그리고 연설비서관을 기존의 연설비서관과 연설기획비서관으로 분리한 대목이다. 먼저 자영업비서관 신설에 대해서다. 청와대는 중소상공인의 경쟁력 증진 등 자영업자 정책을 총괄하게 하기 위해 자영업비서관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한편 살피면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이내 절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왜 그런지 중소벤처기업부의 ‘기관소개’란에 실려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midd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 인간으로서 노 전 대통령은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함께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밤이 다하도록 인생을 논하고 싶을 정도로 솔직 담백한 사람이었다. 또한 빤히 예견된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대로 걸어온 그의 정치 역정을 살피면 정치인으로서도 손색없다. 그런데 한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로서의 노무현은 어땠을까.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까.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지만, 그분이 지니고 있는 인간적인 매력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고 감히 규정내리고 싶다. 필자가 서두를 이렇게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어느 사람을 폄훼하고자 함이 아니라 한 인간, 특히 역사에 기록을 남길지도 모르는 공인의 입장에 있던 사람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해야 함을 역설하기 위해서다. 그런 맥락의 이야기다. 최근 자살한 노회찬 의원에 대해 접근해보도록 하자. 노 의원 생전에 그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입방정으로 유명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잘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감상해보자. 상기 사진은 서울 강북구 삼양동 소재 한 옥탑방서 에어컨 없이 ‘한 달 살이’를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부부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무더위에 수고한다며 선풍기 한 대를 선물 받고 이를 조립하며 기뻐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필자가 왜 굳이 이 사진을 실었을까. 야당의 한 의원은 이에 대해 완전 신판 코메디라고 비난했지만, 필자는 이 사진을 접하자마자 박 시장 부부가 더위를 먹어 정신이 돌아간 건지 혹은 원래 그런지 하는 의문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왜 그런 생각이 일어났을까. 먼저 사진에 등장하는 방 모습에 대해서다. 보이는 장면 전체를 살피면 옥탑방 같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옥탑방하면 비좁고, 지저분하고, 한마디로 답답하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그런데 상기 사진으로 살피면 최근에 도배한 듯 너무나 깨끗한 벽지, 한눈에도 시원하게 보이는 바닥에 다다미, 가구라고는 한 점도 보이지 않고 또한 레슬링 시합을 해도 될 만큼 넓어 보이는 방 등 전체 모습을 살피면 우리가 그리는 옥탑방의 모습은 전혀 아니다. 다음은 박 시장 부부의 복장에 대해서다. 부인
1990년대 초반에 일이다. 토요일 점심 무렵 아내와 함께 손위 동서 집을 방문해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중에 처형이 살이 통통하게 오른 중개(태어난 지 3∼4개월가량 지나 중간 정도 크기로 자란 개) 한 마리를 건네줬다. 무슨 의도로 줬는지는 모르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고 길을 나섰다. 집으로 향하는 중에 아내를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고 개를 끌고 친구들과 자주 개를 잡아먹고는 했던 야산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우리 모두는 그 개고기를 안주 삼아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형이 우리 집을 방문하고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그 개의 소재를 물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 개로 한 끼 맛있게 해결했다며 고마움을 표하자 잠시 멍한 상태에 빠져있던 처형이 한마디 한다. “애완용 강아지를 잡아먹으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자 즉각 반응한다. “그 개 잡아먹으라고 준 게 아니냐”고. 그러자 처형이 개를 준 사연을 밝히고 나섰다. 그 때까지도 아이가 없는 우리 부부가 적적할까봐 줬다고 말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개라고 하면 그저 식용으로 생각했었다. 필자 역시 여름이면 개고
조선왕조실록 성종 7년(1476) 5월19일 기록이다. 『경연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임금이 영사(領事)에게 이르기를, “원상(院相)을 없애자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내가 사실 덕이 모자라기 때문에 대신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만약 의논할 일이 있을 경우 여러 재상에게 나아가서 문의하려면 늦어질 듯하여 없애지 않았던 것인데, 다만 정원(政院, 승정원)의 품격이 낮아서 대신을 그 곳으로 오게 하는 것은 대신을 공경하는 도리가 못되므로 마음에는 사실 미안했었다. 그래서 지금 원상을 없애겠다. 그러나 아침 경연에는 그전처럼 참석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조선조 제7대 임금인 세조 말기에 일이다. 세조는 건강 이상으로 정상적인 국정 수행이 어렵다 판단하고 궁여지책으로 승정원(현 대통령 비서실)에 원상 제도를 설치한다. 그에 따라 세조의 중신들이었던 신숙주·한명회·구치관 등을 원상으로 삼아 항상 승정원에 나와 정무를 보도록 했다. 당연하게도 세조 사후 모든 정치권력이 승정원으로 집중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신의 비서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성종의 마음은 어땠을까. 허수아비 임금으로 전락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