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4.19 17:25
[일요시사=정치팀] 11일,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드 패스트(Ed Fast) 캐나다 통상장관은 이날, 양국 통상장관회담에서 한·캐나다 FTA 협상 타결에 합의했다. 한·캐나다 FTA 는 상품, 서비스, 투자, 통신, 금융, 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등의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인 통상 협정이다. 상품 분야의 경우 한국과 캐나다는 10년 안에 대부분의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 수는 양국 모두 97.5%에 달하고 수입액 기준으로는 한국이 98.7%, 캐나다가 98.4%에 이른다. 한국은 대(對) 캐나다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캐나다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6.1%)를 24개월 안에 철폐한다. 또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부품(관세율 6%) ▲타이어(관세율 7%) ▲냉장고·세탁기(관세율 6~8%) 등에 대해서도 5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섬유 분야(편균관세율 5.9%)의 경우 대부분의 품목이 3년 안에 관세가 철폐돼 한·미 FTA와 비교해 유리한
[일요시사=정치팀]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 전 부의장은 3선 국회의원으로 경제부총리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 민주당 청주상당지역위원장을 맡았으나 경찰 내사가 시작되자 상당지역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역 시·도의원들이 참여하는 '청주상당 민주희망포럼'의 회비 납부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2년 총선 이후 출범한 포럼은 상당 지역구 시·도의원 14명이 참여했다.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은 당시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맡아 포럼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럼은 매달 1인당 10만원씩의 회비로 운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에는 기초의원 A씨의 회사 직원 B씨가 주로 머물며 업무를 봐 왔다. 홍 전 부의장은 도당위원장 직에서 물러난 뒤 포럼 사무실을 이용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 홍 전 부의장이 실제 포럼 운영에 관여했는지, 시·도의원들의 회비가 홍 전 부의장에게 흘러간 정황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또 홍 전 부의장이 실제 사무실 운영자라면 B씨의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소외계층에 대한 스킨십으로 '따뜻한 광주 공동체'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 의원은 광산구 하남지구 호반아파트에 사는 기초수급 조손가정 김 모할머니(80) 집을 찾아 애로점을 청취했다. 조손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김 할머니는 고등학교 2학년인 손자와 뇌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84)와 함께 지내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할머니의 고민은 경제적인 어려움도, 자신의 건강도 아닌 고등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사회적 편견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김 할머니는 "손자의 부모는 이혼 후 모두 재혼한 상태로 내가 손자의 마지막 남은 보호자다”며 “손자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성인으로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할머니는 "기초수급 조손가정으로 국가나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노안과 뇌 수술로 거동이 불가능한 할아버지 보호와 손자의 교육비를 감당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사회 양극화에 따른 빈곤과 실직, 가족해체로 조손가정이 꾸준히 늘고 있고 이
[일요시사=정치팀] 6·4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출마를 검토해온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11일 성명을 내고 "전남지사에 출마하지 않고 중앙정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지난 한주일 동안 서울에서 그리고 광주, 전남에서 여러분들을 만나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중앙정치를 계속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오늘부터 전남지사 출마 여부는 거론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전남도민 여러분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합 신당에서, 특히 6·4 지방선거, 총선, 그리고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해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고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최근 더욱 꼬이고 있는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이 기자 <sisaboss@ilyosisa.co.kr>
[일요시사=정치팀] 북한이 27일, 오후 5시42분께 강원도 깃대령 지역 일대에서 북동 방향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 이 발사체의 사거리는 200㎞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단 사거리가 유사한 스커드 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면밀한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이날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로 미뤄봤을 때 북한이 생산하는 스커드 미사일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등 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발사체의 궤적을 보면 일단 남측을 겨냥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지휘소훈련(CPX)인 키 리졸브 연습에 대응하는 일종의 '무력시위' 성격을 띤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군 경비정은 키 리졸브 연습 첫날인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3차례 침범해 군사적 긴장상태를 조성한 바 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와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최선의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이 기자 <sisaboss@ilyosisa.co.kr>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어린이들에게 둘러싸여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서 의원의 지역구인 화성지역 어린이와 학부형 83명이 국회견학을 와서 기념촬영을 하던 중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김 대표에게 함께 사진촬영을 요청했고, 이를 김 대표가 흔쾌히 수락하면서 기념촬영이 이루어졌다. 사진을 함께 찍은 어린이들과 학부형들은 서 의원과 김 대표에게 박수로 감사함을 표현했다. 최민이 기자 <sisaboss@ilyosisa.co.kr>
[일요시사=정치팀] 남극 방문에 이어 뉴질랜드를 공식 방문 중인 강창희 국회의장은 17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웰링턴 시내 전쟁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강 의장은 참전용사들에게 "'은혜는 바위에 새겨야 한다'는 옛말처럼 한국 국민은 여러분의 은혜를 바위에 새기고 결코 잊지 않았다"면서, "한국 국민의 자유와 평화를 목숨 걸고 지켜주신 것에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어 "오늘의 한국은 여러분이 지켜주신 자유민주주의를 고귀한 밑거름으로 과거의 폐허를 이겨내고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이러한 도움을 잊지 않고 조금씩 갚아나가며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한국전쟁 당시 6020명을 파병해 43명이 사망한 전통 우방국으로, 현재 부산 UN기념공원에는 뉴질랜드 참전군인 34명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강 의장은 이에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에는 이성호 한-뉴 FTA협상 수석대표를 비롯한 한-뉴 FTA 협상단을 방문하고 노고를 격려했다. 이 자
[일요시사=정치팀] 무소속 문대성 의원(부산 사하갑)이 소비자들이 영양성분의 함량을 올바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식품의 영양표시 중 영양성분에 대해서 '1회 제공량' 함량과 '총 제공량' 함량을 모두 표시하도록 하는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영양표시는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질환과 관련된 영양성분에 대한 정보여서 제대로 활용하면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현재는 영양성분의 1회 제공량만을 표시하여 소비자들이 총 제공량으로 혼동하거나 오인하고 있어 이번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행 영양성분의 함량표시는 식품의 1회 제공량에 함유된 값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설정한 1회 제공기준량에 의거 업체 별로 67% 이상 200% 미만의 범위에서 이를 표시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식품의 1회 제공량이 업체마다 달리 표시되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실정이다. 이에 개정안은 식품의 영양표시 중 영양성분에 대해서 1회 제공량 함량과 총 제공량 함량을 모두 표시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문 의원은 "최근 식약처 조사결과 식품 구매 시 영양표시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50%에도 미치지 못하
[일요시사=정치팀] 강창희 국회의장은 4일 의장접견실에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참석차 방한 중인 이리나 게오르기에바 보코바(Irina Gueorguieva BOKOVA)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강 의장은 이날 접견에서 "한국은 지난 한국전쟁 이후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며, 유네스코의 수혜국에서 공여국이자 협력 파트너로 발돋움했다"고 밝히고, "이제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는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교육?문화?생태계의 보존 등의 가치"라면서 "앞으로 세계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이를 위한 행진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장은 지난 주 파키스탄을 방문한 사실을 상기하며, "지난 파키스탄 방문에서 한국의 발전 요인을 묻는 질문에 가장 큰 원인은 교육이라고 답했다"며 개발도상국 교육발전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고, "앞으로 한국 유네스코가 우리나라의 과거 개발경험을 잘 전수해 줄 수 있도록 세계 유네스코의 지속적인 협력과 도움"을 당부했다. 이에 보코바 사무총장은 "한국이 교육?문화 등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 개
[일요시사=정치팀] 이병석 국회 부의장(경북 포항 북·새누리당·4선)이 28일 여옥선 재일본대한민국부인회 중앙본부 회장 등 재일본대한민국부인회 회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부의장은 "재일동포사회가 일본사회의 차별을 극복하고 안정된 생활터전을 마련하는 데에는 민단의 역할이 컸으며, 특히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모국 돕기에 앞장서 온 부인회의 활동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민단이 일본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함으로써 일본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때 한국의 이미지도 제고되고, 권익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만큼, 민단이 재일동포사회의 화합과 대통합을 이루고, 한일 관계 발전의 가교로서 더욱 힘써 주실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의장은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상호신뢰와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공동이익 분야를 확대해 간다면 한·일관계가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양국 관계가 미래 발전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국회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부의장은 지난 27일
[일요시사=정치팀] 안철수, 야권연대론에 확실한 '선긋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4일,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야권연대론에 대해 선긋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야권연대론과 관련해 '패배주의'로 규정하며 야권후보단일화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치추진위원회 본부 회의에서 "연대론은 스스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의지가 없는 패배주의적 시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정당이 선거에서 스스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전투에 나서겠느냐"며 "야권분열론은 일종의 자기부정"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강경한 태도 탓에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날 낮 여의도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가진 오찬자리에서도 이 같은 뜻을 전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민이 기자 <sisaboss@ilyosisa.co.kr>
얼마 전 외국에 있는 지인에게서 한 통의 짧은 SNS 문자가 왔다. ‘시시비비’라는 단 네 글자. 답문을 통해 물어보니 2012년을 사자성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을 뒤져보고 한자사전을 꼼꼼히 훑어봐도 시시비비(是是非非)란 단어만 보일 뿐 또 다른 시시비비란 사자성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 뜻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보니 기발한 해석까지 덧붙여준다. 시시비비(時屎非庇). 낱자를 풀이하면 ‘때 시’ ‘똥 시’ ‘아닐 비’ ‘덮을 비’이다. 각개의 뜻을 모아 의역을 하면 ‘똥은 때를 맞춰 덮지 않으면 갈수록 냄새가 더 진동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자를 끌어다 억지로 꿰맞추려 했다 하더라도 너무나 시의적절한 표현이다. ‘흑룡의 해(壬辰年)’인 2012년이 어떤 해인가? 두 차례의 굵직한 선거가 겹친 해이다. 새싹이 움트는 4월에는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뽑고, 엄동설한 12월에는 대한민국을 이끌 18대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해인 것이다. 국민의 대다수는 지난 4년 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찍으면서 막연하지만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었던 게 사실이다. 다른 건 몰라도 ‘경제’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챙겨 부강한 국가와 윤택한 국민을 만들어줄 것이란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검찰이 30대 재계총수를 소환조사한 지 사흘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전격 구속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당초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만 하더라도 세간의 반응은 ‘혹시나’ 하면서도 ‘역시나 아닐까’라고 의심했었다. 예전에 늘 그랬던 것처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구속 요건은 충분하나 현 국가경제 상황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라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늦은 밤까지 영장심사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걸 보니 법원으로서도 이런저런 고심의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그 결과 사법부의 판단은 역시 옳았다. 이번엔 재벌의 불법과 비리를 엄단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전에 검찰은 이미 160억원 상당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이른바 ‘금고지기’ 노릇을 한 전략담당사장 조경민씨를 구속 수감했다. 비자금 조성을 도와준 서미갤러리 대표 홍송원씨 역시 이번엔 검찰의 예봉을 비껴가지 못하고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홍씨는 그간 재벌 관련 비자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스캔들 메이커’로 지목되곤 했었다. 더욱이
2009년 대한민국은 어느 해보다 슬프고 가슴 아픈 한 해가 아닐까 싶다. 한 명도 감당하기 힘든데 불과 몇 달 사이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안타깝게 떠나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개월여 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향년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DJ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격동의 대한민국 반세기 정치사에 실로 헤아릴 수 없는 족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 생전에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제나 뉴스의 중심이었고, 한마디 한마디는 대한민국의 역사 속 어록으로 길이 기록될 것이기에, 이제 다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음에 국민들은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섬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를 졸업하고 일국의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김 전 대통령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고 부침이 심했다. 오죽하면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꽃피우는 ‘인동초’에 비유되었을까. 특히 김 전 대통령 생전에 늘 지울 수 없는 꼬리표로 따라다녔던 지역갈등과 색깔 논쟁은 지금에 와서 돌이켜봐도 너무도 억울하고 어처구니없는 보수들의 음해였음이 자명하다. 암울했던 군사정권 시절 ‘40대 기수론’을 들고 영구집권을 획책했던 박정희정권에
과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가릴 수 없다’는 게 자연의 섭리이자 세상의 이치다. 물론 손바닥을 들이대 눈을 가린다면 하늘을 가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불가항력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데도 대명천지에 한낱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초자연적이고 몰상식한 상황이 벌어져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국정원장, 국세청장과 더불어 국가 3대 권력기관의 수장인 검찰총장으로 내정됐다가 어이없게(?) 낙마한 ‘천성관 인사파동’은 현 정권이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 정권’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무리 인재가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공직자보다 범법자에 가까운 인사를 다른 자리도 아닌 법을 집행하는 사법기관의 수장에 앉히려 했는지 묻고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사파동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보면 국민된 입장에서 참으로 통탄할 내용들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사람을 제대로 된 검증절차도 없이 국회 인사청문회에 내세웠던 것일까. 혹여 과거처럼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에 모골(毛骨)이 송연(悚然)해진다. 여과 없이 대통령이 곧바로 임명했
앞면엔 퇴계 이황 선생의 초상이, 뒷면엔 명륜당과 ‘계상정거도’가 자리하고 있는 가로 13.6센티미터 세로 6.8센티미터의 종이.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1000원짜리 지폐의 모습이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발권하는 고액권 수표를 제외하면 한국은행 발권 전체 화폐 중 중고참급인 1000원이지만 별로 그렇게 쌈박하지 않고 뭔가 찜찜한 느낌의 지폐. 통용되는 지폐 중 가장 말단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받아도 달갑지 않고 줘도 손부끄러운 게 지금 1000원의 참담한 모습이다. 오죽하면 지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땀내 나는 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 구겨진 채로 동전들과 함께 나뒹구는 ‘천덕꾸러기’ 신세이겠는가.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더니 어느 여가수의 노래 제목처럼 ‘아 옛날이여’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게 1000원짜리 지폐의 처지가 아닌가 싶다. 수표라는 게 없던 시절엔 일명 ‘배춧잎’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화폐의 지존으로 군림한 ‘세종대왕(1만원)’을 가까이 모시면서 거북선을 배후에 둔 ‘충무공 이순신 장군(구권 500원)’까지 휘하에 두고 지갑 속에서 귀하신 대접을 받았던 ‘퇴계 선생(1000원)’ 아니었던가. 물론 그때 역시 동급이면서도 앞에 5자가 붙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전대미문의 충격적인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사법처리만을 남겨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인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해 한 많은 인생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지난 토요일 아침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접한 국민들의 충격과 상처는 감당하기조차 힘든 지경이다. 직접적 원인은 두 달여가 넘는 검찰의 수사에 엄청난 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때문으로 확인됐다. 그는 유서에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해 책도 읽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고 남겼다.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애석하고 비통하기 그지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의 지도자가 아무리 큰 비리와 만행을 저질렀어도 이처럼 끔찍한 최후를 선택한 예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 노 전 대통령을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절감하게 할 만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것일까. 그보다 더한 비리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살아서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만한 일’로 왜 하필 죽음이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지금껏 10명의 대통령이 17번 취임하는 동안 귀가 아프게 들었던 선서문이다. 대부분 한 번씩에 그쳤지만 박정희는 무려 다섯번, 이승만은 세번, 전두환은 두번씩이나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헌법 제69조에 따라 국민 앞에 오른손을 곧추세워들고 선서한 대로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같이 ‘아니올시다’였다. 오른손을 들 때 국민의 열망에 따른 ‘조건반사’가 아닌 전임자들이 했으니 따라하는 ‘무조건반사’였음이 이미 9명의 전직 대통령 행적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렇게도 믿었던, 아니 믿고 싶어했던 노무현의 대국민 배신행위가 그 사실을 단적으로 입증해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만은 깨끗하길 기대했던 국민들의 분노는 지금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이른바 ‘연차수당’으로 칭하는 박연차의 검은 돈을 직접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국가 지도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가족을 잘못 다스렸다는 데 국민적 지탄의 초점이 모아진다
‘사람 사는 세상’에 가보았다. 그곳이 어디인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만든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 명칭이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곳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따르고 지지했던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름대로 ‘소탈한 정치(?)’를 펼치고 있었다. 안희정, 문재인 등 핵심 측근들이 그곳에서도 주류를 형성하며 소위 ‘노빠’라 칭하는 사람들과 교감을 이루는 듯 보였다. 서로 격려하고 칭송하고 사과하고 해명하고… 그런 사람 사는 세상에 청천벽력 같은 ‘사과문’ 하나가 실리면서 대한민국을 또 한 번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노 전 대통령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았단다. 물론 빌렸다고 했다. 그것도 당신이 아닌 ‘저의 집(권양숙 여사)’이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있어 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 빌려서 사용했다고 했다. 빌린 것과 그냥 받은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차용증을 쓰면 빌린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뇌물이란 말인가. 빌렸다는 말은 한낱 대가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핑계로 들린다. 또 대가성이 있든 없든 진짜 빌렸으면 일찍이 갚았어야 했다.
정치권의 두 거물이 돌아왔다. 정동영과 이재오. 그들은 지난해 치러졌던 국회의원 총선에서 낙마하고 대한민국 정계를 떠났던 사람들이다. 말 그대로 ‘패자’가 되어 쫓기듯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 두 사람 다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1년도 채 안 돼 공히 ‘놀던 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벌써 목표로 했던 공부를 다한 것일까. 대한민국 정치에는 다른 나라엔 없는 희한한 ‘전통’ 같은 게 있다. 선거에서 패하면 꼭 도망치듯 외국으로 떠나곤 하는. 국내에 있기 민망해서 그런 것인지, 선거 때 너무 힘을 빼서 재충전을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그렇다. 92년 대선에서 YS에게 분패했던 DJ가 그랬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에게 참패했던 이회창도 그랬다. 두 사람 모두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선거를 앞두고 돌아와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다시 선거에 출마했던 것. 그후 DJ는 결국 97년 대선에서 대권을 손에 쥐는 데 성공했지만, 이회창은 세 번째 도전인 2007년 대선에서도 이명박, 정동영에 이어 3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 희한한 전통을 잇기라도 하듯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에 패한 정동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