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미스터피자 파문

“회장 때문에 가게 망하게 생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최근 몇 해째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과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스터피자가 정우현 회장의 폭행 파문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빠졌다. 몰릴대로 몰린 미스터피자의 위기상황을 <일요시사>가 되짚어 봤다.

지난 2일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한 대학 소유의 건물에서 경비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 회장은 새로 문을 연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가던 중 건물 문이 닫힌 것을 본 뒤 건물 경비원 황모(59)씨를 식당 안으로 불러 폭행했다.

경찰 조사에서 황씨는 “보통 오후 10시에 건물 문을 닫았는데 10시30분 쯤 식사를 마친 정 회장이 '문을 닫지 말라고 했는데 왜 문을 닫았냐'며 얼굴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황씨는 정 회장에게 “건물 안에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정 회장이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사고는 오너가
사과는 회사가

황씨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악수를 청하는 척하면서 내 손을 잡더니 갑자기 주먹이 날라왔다”며 “멱살을 잡고 그 순간 턱 부위를 한 차례 또 가격했다”고 말했다. 황씨의 주장에 따르면 직원들에 의해 5∼10분정도 감금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황씨는 “회장님이 그 당시에 굉장히 성격이 과격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있으면 더 큰일이 벌어질까봐 그런건지, 그쪽으로 서너 명이 저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그 당시 기분에 대해 “보통 불쾌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왜 맞아야 하는지, 문 때문에 맞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했다. 황씨는 정 회장의 형사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폭행 이후 올린 사과문은 진정성 시비가 일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정 회장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정 회장이 직접 나서는 모습이나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사장과 본부장은 황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를 했지만 정 회장은 직접 나서지 않았다. 또한 사과문에는 누구에게 사과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진정성에 대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폭행사건과 관련해 지난 5일 정 회장을 서울 서부지검에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갑질을 한 이들에 대해 국민정서를 고려한 단호한 처벌을 바라는 마음으로 고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 홍보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 회장의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현재는 피해자분께 사과를 드리는 것과 경찰조사를 받는 것을 선결 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MPK그룹은 피자전문점인 미스터피자와 커피&머핀 전문점인 마노핀을 운영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이다. 1990년 미스터피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2000년대 중반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을 제치고 국내 피자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2009년 국내 피자업계 최초 코스닥에 상장해 20년 넘게 승승장구 해오던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져온 갑질 횡포로 인해 미스터피자의 이미지는 곤두박질 친 모습이다.

정우현 회장 건물 경비원 폭행해 물의
무성의 다섯문장 사과문에 여론 ‘부글’

이 같은 폭행 논란에 휘말린 정 회장이 가맹점주들에게도 폭언을 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5일 “예전에 정 회장이 술에 취해 미스터피자의 최 모 가맹점주에게 ‘너는 내가 가만 두지 않겠다’ ‘넌 패륜아다’라고 폭언을 한 적이 있다”며 “이 가맹점주는 이후 심적으로 갈등을 하다가 결국 미스터피자 가맹점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2년 11월20일 전국 가맹점에 발송한 공문에서 현행법상 적법한 식자재 카드결제를 요구하는 가맹점주에게 “금치산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겠냐”라며 비난했다. 이후에도 가맹점주들은 식자재 대금에 대한 카드결제를 끊임없이 요구해 지난해 8월31일 미스터피자 본사 측과 상생협약을 체결해 이를 합의했다.

하지만 미스터피자 본사는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전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해당 부분만을 끄집어내 폭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아닌 가맹점과 본사 사이에서는 카드결제 의무가 없다”며 “카드결제를 하면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회장님이) 좀 과한 표현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미스터피자 본사는 치즈를 두 곳에서 받아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며 “유통과정에 회장님의 동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서전 강매
수상한 치즈

지난 2012년에 출간한 정 회장의 자서전 강매 의혹도 일고 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6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 앞에서 ‘정우현 회장 폭행 대신사과 및 갑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서 정 회장이 자서전을 강매해 베스트셀러에 선정됐다고 폭로했다.

정 회장은 가맹점으로부터 거둬들인 광고비로 <나는 꾼이다>라는 책을 제작해 수천 권을 구매해 고객에게 대여했다고 전해진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맹점주들에게 수백여 권씩 강매했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이 책은 지난 2012년 2월 발간된 후 3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선정됐고, 만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강매하지 않았다”며 “당시 정 회장 책이 출간되자 일부 가맹점주들이 ‘회장님 책 나왔으니 사야겠다’며 책을 사갔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가맹점주들이 책을 사니 다른 가맹점주들도 ‘나도 사야 되나’하는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며 “그걸 강매라고 여겼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번 폭행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미스터피자는 ‘갑질’ 기업문화가 도마에 올랐었다. 지난달 15일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200여명은 ‘상생협약을 준수하라’는 피켓을 들고 MPK그룹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특수관계인을 내세워 폭리를 챙기는 등 지난해 8월31일 체결한 상생협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의 주장에 따르면 MPK그룹은 피자의 주요재료인 치즈 공급업체로 정 회장의 동생과 특수업체 등이 관여하고 있는 회사와 거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kg당 7만 원대에 공급받을 수 있는 치즈를 9만4000원에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가맹점주는 지난달 기존 POS업체와 재계약한 것도 문제 삼았다.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양측은 상생협약을 통해 “POS 계약 시 공개입찰로 진행하고, 본사와 가맹점주협의회의 공동명의로 입찰공고를 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와의 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계약조건으로 POS계약을 체결해 그에 따른 비용을 가맹점주가 부담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MPK그룹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MPK그룹 관계자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가장 싼 가격에 납품받고 있는데 대체 왜 불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이 주장한 본사가 임의로 체결한 POS 재계약 건에 대해서는 “사전에 재계약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맞지만 재계약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스터피자 본사는 치즈를 두 곳에서 받아 경쟁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며 “유통과정에 회장님의 동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광고비 갑질
법원서 패소

이번 폭행사건은 미스터피자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달리면서 정 회장의 MPK 지분평가액이 지난 연말 대비 8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PK 주가는 전날 2.28% 하락한 2785원에 거래를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MP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PK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24억2200만원으로 2013년 1745억, 2014년 1439억 대비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8억원의 영업손실과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수익성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의 국내사업 실적이 침체되자 중국시장에 집중했다. 적극적인 매장 확대로 미스터피자의 중국시장 매출은 지난 2013년 141억 원에서 2014년 242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중국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국내에서 문제가 생겼다.

미스터피자의 갑질 논란은 지난 2014년 12월 가맹점주 138명이 “본사가 매출 4%를 별도의 광고비로 걷고 불투명하게 집행해 매출이 악화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갑질’ 가뜩이나 열 받아 있는데…
점주들 불매운동 조짐에 잔뜩 긴장

본 사 측이 광고 집행내역을 비공개하자 가맹점주 측은 공정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분쟁조정 중 가맹점협의회장 이씨가 관련 내용을 언론을 통해 알렸는데 이에 미스터피자 측은 이씨와의 가맹계약을 파기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미스터피자는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하면 계약해지사유가 된다’는 가맹계약의 조항을 들어 계약해지를 단행했지만,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미스터피자가맹점협의회는 “미스터피자가 광고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할인행사 비용도 가맹점에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스터피자가 최근 3년 동안 광고 횟수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스터피자의 한 가맹점주는 “2008∼2009년까지 장사가 잘 될 때는 광고 효과가 좋은 시간대에 꾸준히 광고를 내보내 효과가 좋았다”며 “세월호 사건 이후 소비가 줄어들면서 많은 가맹점들이 폐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터피자는 타사에 비해 광고를 너무 안했다”며 “미스터피자 매출이 30%나 하락했을 때 광고를 충실히 내보낸 도미노피자는 10%정도만 감소해 매출 타격이 덜했던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들은 인지도 낮은 모델과 광고대행사를 쓰면서 광고비는 변동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당시 미스터피자 본사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광고를 내보내도록 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은 ‘TV 공중파 광고를 더 하라’는 주장만 펼치고 있는데, 지금은 예전보다 광고 단가가 높아져 한정된 비용으로 과거만큼 광고 효과를 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본사 측이 광고 집행내역을 비공개하자 가맹점주 측은 공정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분쟁조정 중 가맹점협의회장 이씨가 관련 내용을 언론을 통해 알렸는데 이에 미스터피자 측은 이씨와의 가맹계약을 파기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미스터피자는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가맹본부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하면 계약해지사유가 된다’는 가맹계약의 조항을 들어 계약해지를 단행했지만,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2월 가맹점협의회장 이씨가 본사의 ‘갑질 횡포’ 관련 내용을 언론에 배포한 것을 두고 “이씨가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원에 이씨의 영업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가맹점의 불만이 대부분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6월22일 소송을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본사가 가맹점에게 거둔 광고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검증할 자료가 없어 상당수 가맹점주가 불만을 품고 있다”며 “본사가 반복적 할인행사를 실시해 가맹점주의 비용분담을 늘린 점을 인정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할인행사 추진 여부를 일부 가맹점주와 논의했지만 다른 가맹점주들에게는 실시 사실만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즉 법원이 미스터피자의 갑질 횡포에 대해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스터피자의 가맹점에 대한 횡포는 수치를 놓고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무리한 광고비
“비교는 무리”

지난 2013년 국내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보공개서를 보면 미스터피자의 광고·판촉비 약 138억8700만원 가운데 가맹점에서 나온 비용이 130억900만원으로 93.7%에 달했다. 본사가 낸 비용은 6.3% 수준인 8억78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피자헛의 2013년 광고·판촉 비용 약 162억9100만원 가운데 본사가 71억3700만원, 가맹점이 91억5400만원(56.2%)을 분담한 것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도미노피자의 가맹점 광고비 분담 비중도 58.1%였다. 이에 미스터피자 홍보팀 관계자는 “단순하게 경쟁사와 비교하는 것은 말인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사와 우리의 직영점, 가맹점 비율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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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