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죽이고' 아동학대 백태

아동학대공화국 대한민국 "왜들 이러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전국 각지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터지며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아이를 장난감처럼 다루며 폭행을 일삼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죽음으로까지 몰아가는 부모도 있다. 모두를 경악시킨 아동학대 사건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도록 한다.

아동학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16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5 전국아동학대 현황’(속보치)을 보면, 작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만9209건이었으며 이 중 1만1709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받았다. 발생하는 아동학대 가운데 20∼30%만이 관계기관에 신고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드러나지 않은 아동학대는 훨씬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젓가락으로 찍기]
[다리미로 지지기]

1998년 세상에 알려진 영훈이 남매 학대사건. 발견 당시 영훈이는 6살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체격·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고 등에는 다리미로 지진 화상 자국이 남아있었다. 발등은 쇠젓가락으로 찍혀 퉁퉁 부어있었으며 2주가량 굶어 위장에는 위액이 남아있지 않았다. 경찰 조사결과 영훈이의 누나는 이미 아사해 마당에 암매장된 상태였다.

학대의 주범은 계모. 계모는 전처가 낳은 남매에겐 잔혹한 학대를 저질렀지만, 자신이 낳은 친자는 공주처럼 키워온 사실이 밝혀져 국민의 공분을 샀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은 ‘아동학대’에 대한 의식 자체가 부족해 가해자에 대한 양형 판결에서 불협화음을 겪었다. 결국, 계모는 징역 15년을 확정받았으며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아동복지법 관련, 아동학대 신고전화 24시간 개통, 전문기관 운영, 보호 격리 등의 조항이 생겼다. 또 아동 상담 및 지원, 치료, 격리, 신고의무자 등의 개정 조항이 추가되고 가정폭력범죄처벌특례법,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기도 했다.

[소아암 방치해]
[아이 “죽여줘”]

1999년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신애 사건. 당시 9살이었던 신애는 희귀 소아암을 앓아 몸이 비쩍 마르고 배는 누가 보아도 심각할 정도로 부풀어 올라있었다.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지내던 신애는 카메라맨에게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 “치료받고 아이들과 뛰놀고 싶다”고 말해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신애의 부모는 “하나님을 믿으면 반드시 구원받게 되어 있다”며 신애를 내버려두고 오로지 기도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이에 수많은 국민은 “부모를 당장 예수 곁으로 보내버려야 한다”면서 병원비를 모금했고, 신애는 수술을 받아 다행히 정상의 몸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부모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신애의 병은 재발해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부모의 ‘방치’와 ‘무관심’ 역시 아동학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양주 먹이고]
[성추행까지]

2003년에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 부부가 한인 17세 소녀를 입양한 뒤 온갖 학대를 저지른 사건이 있었다. 부부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4개월 동안 거의 매일 골프채, 홍두깨, 구둣주걱, 밀대 등으로 폭행을 저질렀다. 부부는 딸에게 억지로 독한 양주를 먹이고, 발가벗긴 채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가혹 행위는 이웃 프랑스 여성이 현지 경찰에 고발하면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부부를 국내로 강제 송환해 혐의 조사에 착수했으며, 국민들은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본 사건은 외국에서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입양아를 대상으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각심을 일으켰다.

[토한 음식물]
[핥아 먹게도]

2005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9억원의 유산을 받은 여중생 조카를 학대한 사건도 있었다. 삼촌과 숙모는 조카를 입양한 뒤 허벅지를 둔기로 때리고, 옷을 모두 벗긴 채 키친타월을 입에 구겨 넣고, 토한 음식물을 핥아 먹게 하는 등 잔학행위를 일삼았다.

이 사건은 학대행위를 보다 못한 외사촌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그들은 9억원의 유산 중 6억원을 주식에 투자해 탕진했다. 아동학대죄와 횡령죄가 적용되긴 했지만, 친족 간의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이 면제된다는 조항(친족상도례)이 존재한 탓에 형량이 줄어들어 논란이 일었다.

[멍 없애려]
[물에 담가]

2011년 울산 울주군 여아 학대 사망사건은 계모의 상습적인 학대로 9살 딸이 숨진 사건으로, 계모는 딸이 ‘2000원을 훔친 뒤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딸의 머리와 가슴 등을 10차례 때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계모는 범행 직후 “딸이 목욕탕 욕조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에 허위신고를 했지만, 부검 결과 양쪽 갈비뼈 16개가 골절돼있던 등 폭행 사실이 드러났다. 딸을 욕조에 빠트린 이유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멍이 빨리 사라진다는 점을 노린 것이었다.

전국 각지서 경악 사건들 잇달아 터져
장난감처럼 폭행…사망 숨기려 엽기짓

1심 공판에서 검찰은 계모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판사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눈치 없는 계모는 항소를 했고 이에 2심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3년을 추가한 징역 18년형을 선고했다. 계모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고 교도소에 갇혔다. 딸의 친부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역시 항소장을 제출했다가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배설물 묻힌]
[휴지 먹이기]

2013년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살인 사건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사건이다.

계모는 자매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청양고추를 억지로 먹였으며, 밥을 안 먹는다는 이유로 이틀을 굶겼다. 또 밤새 잠을 재우지 않거나, 실신할 정도로 목을 조르기도 했다. 자매가 집에서 생리를 하면 배설물을 묻힌 휴지를 먹이기도 했으며, 세탁기에 자매를 넣어 돌리고, 물고문을 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이 사건이 특히 손가락질을 받은 이유는 부모들이 철저한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작은딸이 사망하자 부모는 12살 큰딸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었으며, 실제로 큰딸은 폭행치사 혐의로 소년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큰딸의 극적인 폭로로 계모의 범행은 낱낱이 드러났고 결국 계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큰딸이 판사에게 ‘계모를 사형시켜 주세요’라는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로부터 더욱 더 공분을 샀다.

[날아갈 정도]
[머리통 강타]

2015년 인천 송도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은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4살 여자아이를 때린 사건으로 당시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이 사건이 특히 화제가 된 이유는 CCTV에 아이를 폭행하는 장면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담긴 덕분이었다.

영상을 본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고, 일부 부모들은 충격에 눈물까지 흘렸다고 털어놓았다. 보육교사는 급식 판을 치우는 과정에서 여아가 음식을 남기자 남은 음식을 먹게 했고, 아이가 김치를 뱉자 오른손으로 머리를 강하게 내려쳤다. 조사결과 해당 보육교사는 예전부터 가혹 행위·폭행 의혹을 받아 왔으며 이에 대해 ‘훈육 차원’이라고 발뺌해왔다.

가해 보육교사는 재판부에 36차례나 반성문을 써냈지만 결국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전국 어린이집의 학대 사례가 줄줄이 적발됐으며, 모든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깡마른 몸으로]
[배관 타고 탈출]

2015년 또 한 번 세상을 발칵 뒤집히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11살 여아 아동학대 탈출 사건. 온라인 게임에 빠진 친아버지와 동거녀는 상습적으로 딸을 폭행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았으며, 음식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

결국, 딸은 2층 가스 배관을 타고 스스로 집을 탈출했으며 인근 상점에서 빵을 훔치다가 상점 주인에게 붙잡혔다. 상점 주인은 여아가 한겨울에 얇은 반바지와 반소매 티를 입고 나온 점, 11살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왜소한 체격을 지닌 점을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2015년 말, 가뜩이나 크고 작은 아동 사건·사고가 잇따라 보도된 상태에서 국민의 인내는 이미 한계에 달해 있었다. 특히 부부가 기르던 개는 딸과 달리 포동포동 건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고, 눈치 없는 친할머니는 ‘내가 손녀를 키우겠다’며 양육권을 주장하다가 “기르던 개나 집어가라”며 대국민적 욕을 먹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 대한민국 아동범죄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을 적발해냈다.

[시신 훼손하고]
[냉동고에 보관]

2016년 부천 초등생 아동학대·사체훼손 사건이 그것이다. 초등생 아들을 학대·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토막 내 3년 동안 냉동실에 보관한 이 사건은 초기 조사 당시 부부는 아들이 목욕탕에서 넘어져 뇌진탕으로 사망했다(사고)고 주장했지만, 체포된 지 3일 만에 부부 둘 다 학대 치사를 저지르고 사체훼손까지 공모했음을 자백했다. 자식의 시신을 토막 내고 그걸 3년 동안 냉동실에 보관한 이야기는 대한민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던졌다.

작년 1만9209건 신고
20∼30%만 접수 심각

‘11살 여아 사건’을 통한 전수조사가 없었으면 영원히 잊혀질 수도 있던 사건이었다. 실제로 두 부부는 밖에서는 지극히 정상인처럼 살았고, 작은딸은 극진한 관심과 사랑으로 키웠다는 주변인들의 소문이 전해졌다. 해당 지역 공무원들은 아이가 별안간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벌이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지역사회의 아동학대 감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꼬리를 물었다.

현재 국민들은 얼마 전 일어난 ‘원영이 사건’으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다. 지난 7일, 평택의 한 모텔에서 한 부부가 7살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학대를 당했다는 아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계모는 2월, 술을 마신 채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공개수사 이틀 만에 계모는 아들 원영이를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사망한 지 40일 만에 발견된 원영이의 시신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아이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소변 흘렸다고]
[온몸에 락스칠]

지난 14일 평택 원영이 사망사건의 현장검증에서는 수백 명의 주민이 모여들어 살인죄 적용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계모는 아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해 벌을 주기 위해 알몸에 찬물을 끼얹고 20여 시간이 지난 다음 날 보니 아이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끔찍한 학대, 유난히 추웠던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아이가 머물렀던 곳은 다름 아닌 욕실이었다. 식사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욕실에 머물렀던 원영이. 사망하기 5일 전에는 아이가 소변을 변기 바깥에 흘렸다는 이유로 욕실에 무릎을 꿇리고 온몸에 락스를 뿌리기도 했다.

원영이의 시신을 본 계모와 아빠는 아이를 이불에 말아 열흘 동안 세탁실에 보관했다. 하지만 아이가 사망한 다음 날부터 부부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원영이가 잘 있는지, 뭘 먹었는지 확인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것은 물론,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 원영이를 위해 가방과 신주머니를 샀다. 지난 4일, 아빠는 아이가 실종됐다며 회사에 휴가를 내고 아이를 찾기도 했다. 모두 경찰 조사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철저한 계산으로 나온 행동이었다.

그 어느 해를 막론하고 아동학대 사건은 끊임없이 발각됐다. 겉으로는 심각하지 않고, 체감되지 않는 사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피해 아동들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그 누구도 의지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삶을 경험하지 않았을까.

한 아동센터 관계자는 “경찰·사회복지사가 아닌 이상 적극적으로 학대 아동을 구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시사하고, 주변 아동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정도의 관심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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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