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 <시그널>로 본 희대의 3대 사건 재조명

드라마가 꺼낸 X파일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드라마 <시그널>의 열풍으로 드라마 속 사건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여아 납치 살인사건부터 집단 성폭행 사건까지 드라마로 인해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실제 사건들을 되짚어봤다.

과거와 현재가 상호작용하며 변화해 간다는 콘셉트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드라마 <시그널>은 tvN에서 16부작으로 제작된 범죄 스릴러물이다.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물을 넘어 모두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드라마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충격적 유괴·살해]
[박초롱초롱빛나리 사건]

<시그널>의 에피소드 중 ‘김윤정 유괴사건’은 ‘박초롱초롱빛나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1990년대 한국에서 발생한 유괴, 살해 사건 중 가장 대표적이면서 유명한 사건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가진 희생 아동의 이름과 살해자의 특이한 신분 때문에 더욱 사회에 깊이 각인된 사건이다.

1997년 8월30일 당시 27세였던 살해범 전현주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영어학원을 나서던 당시 초등학교 2학년생인 박초롱초롱빛나리를 유인·유괴하는데 성공하고 당일 저녁 총 3차례에 걸쳐 부모에게 공중전화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

명동의 한 커피숍에서 경찰의 신분 검색에 걸린 그녀는 판단력을 잃고 박양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이미 용의선상에 있었던 터라 경찰은 그녀의 자택 주변을 수사 중에 있었고 이를 의아해한 전씨의 아버지의 신고로 전씨는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결국 전씨는 9월12일 신림동의 한 여관에서 검거당했다.


검거 당시 전씨는 임신상태였으며 그해 2월에 결혼식을 올린 상태였다. 낭비벽이 심했던 그녀는 결혼 후 늘어난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해 3000만원의 빚을 진 상태였고 박초롱초롱빛나리를 유괴한 이유도 2000만원의 빚을 갚기 위함으로 드러났다.

그녀의 범죄를 남편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한다. 사건 재연 때 “현주야 아니지? 네가 그런 끔찍한 일을 할 리가 없잖아. 아니라고 말해줘”라며 울부짖는 듯한 남편의 목소리가 방송에서 생생하게 들리기도 했다.

[3대 미제 사건]
[화성 연쇄살인]

일종의 소시오패스 끼가 있던 그녀는 진술 도중에도 증언을 번복하고 성폭행을 당했다거나 공범의 존재를 주장하는 등 동정심에 호소하고 자신의 죄질을 낮추고자 온갖 이유를 동원해 변명하려 애썼다. 검찰은 진술조차 거짓을 반복하는 그녀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해 사형을 구형했지만 결국 무기징역으로 판결됐다.

결국 범인 전현주는 무고한 생명을 살해한 대가로 4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교도소 수감 중이다. 이 사건 이후로 길거나 눈에 잘 띄게 아이의 이름을 짓는 사람들이 한동안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시그널>은 ‘경기 남부 연쇄 살인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에서 일어난 연쇄살인극으로 한국의 3대 영구 미제 사건 중 가장 유명한 사건이다.

범인에게 모두 10명의 여성이 살해됐다. 1988년 9월에 일어났던 8차 사건은 범인이 체포됐으나 8차 사건의 범인은 다른 사건의 범죄를 모방해 벌인 모방범 이었던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나머지 9명을 살해한 범인은 수수께끼이며 미제 사건으로 남아 공소시효가 종료됐다.


이 사건은 180만 명의 경찰이 투입되고 3000여 명의 용의자가 수사를 받는 등 국내 살인 사건 수사 분야에서는 최대의 인력이 동원된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 사건을 다뤘던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각색된 부분이 많다. 영화에서는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모든 걸 처리하는 범인으로 나오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상당한 증거를 남겼다.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나 6가닥의 머리카락 등이 발견됐을 정도.

에피소드 모티브 실제 사고들 재부상
다시 떠올려도 끔찍한 그때 그 사건

영화에서 나왔던 범인처럼 전문적이고 완벽한 살인자는 아니었다는 뜻인데 시대가 시대였던지라 대부분이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발견됐다. 바람에 증거들이 알아볼 수 없게 변질된 경우가 많았고 아닌 경우에는 빗물에 씻겨내려 간 적도 있었다. 증거를 수집해도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인력도 장비도 노하우도 부족했다.

기껏 증거로 채취한 정액도 유력한 용의자와 일치하지 않는 등 수사는 말 그대로 난항을 거듭했다.

강간과 살인이 짧은 시간에 이뤄졌고 속옷을 안면 부분에 씌우거나 두 손을 뒤로 묶는 등 엽기적인 범행 수법을 보인 범인에게 국민은 분노했다.

 

이 사건은 화성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를 안겨줬고 공포에 떨게 했다. 당연히 범인을 빨리 잡으라는 여론이 빗발쳤으며 여론에 떠밀려 경찰은 엄청난 숫자의 용의자를 잡아들였지만 범인을 골라내지는 못했다.

사건 용의자들과 수사 담당자 상당수가 이상하게 죽어가자 이른바 ‘화성 괴담’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9차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3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던 중년의 차모(38)씨는 1990년 3월 화성시 태안읍 병점역 철길에서 달리는 열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1991년 4월에는 10차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의 추적을 받던 장모(32)씨가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9차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다가 현장 검증 도중 범행을 부인했던 19세 청년은 1997년 20대 중반의 나이에 암으로 요절. 7차 사건의 용의자 박모씨 역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아버지의 무덤 근처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 여기에 심령술사의 제보로 붙잡힌 4, 5차 용의자 김모씨도 고문 후유증의 스트레스로 사망하고 유일하게 범인을 잡은 8차 사건에서 범인 추적에 결정적인 공을 세우고 일 계급 특진한 최모 순경은 1999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화성 수사본부 관계자 중에서도 최모 치안감, 장모 수사과장, 송모 서장 등은 모두 수사 일선에서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도한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숨졌다. 범인이 잡히지 않자 용한 점쟁이를 찾아가 보기도 하고 풍수가 좋지 않다고 해서 경찰서 위치를 옮겨보기도 하는 등 별별 수를 다 써봤지만 헛수고였다.

SNS 통해 재수사 청원
경찰 나설까…반응은?

‘비 오는 날 밤에 붉은 옷을 입은 여자를 죽인다’는 괴담이 돌아 붉은 옷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비 오는 날에 외출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사실 비 오는 날에 일어난 사건은 단 2건 뿐이었지만 말이다.

이 사건은 한국에서 과학 수사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는 사건이 됐고 서서히 제대로 된 과학 수사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고 결국 공소시효까지 끝나버렸다.
 


연쇄살인범인 유영철은 “화성살인범이 죽거나 교도소에 수감 중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연쇄살인범의 경우 살인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그널>의 여파로 인터넷상에서 가장 떠들썩한 사건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다. 이 사건은 드라마에서 ‘인주 여고생 사건’으로 재구성됐다.

2004년 12월 한국 밀양지역에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밀양지역 유지들의 자식들인 고교생(밀양공업고등학교, 밀양 밀성고등학교, 밀양 세종고등학교)들이 여중생 자매를 1년여 동안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연루자 100여 명 중 3명에 대해서만 10개월형이라는 미약한 처벌과 피해자 여중생에 대한 경찰의 비인권적 수사, 피해자 여중생 가족에 대한 가해자 가족들의 협박으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누리꾼들의 힘으로 사건을 수사한 남부경찰서가 피해자 인권보호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경찰서장이 대기 발령되고 인권위원회 등 여야를 망라한 정치권이 진상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성폭행 사건 가해자 41명 중 처벌을 받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울산지검이 처벌 대상으로 간주한 20명 중 10명이 소년부로 송치됐고 그중 5명이 보호관찰 처분을 받아 사실상 전과가 남은 가해자는 아무도 없다. 이들이 재학 중이던 대부분의 고등학교도 가해자들을 징계 조치하지 않았고 2개 학교에서만 ‘3일간 교내 봉사활동’과 같은 가벼운 벌을 내렸을 뿐. 이후 정상적으로 고교를 졸업한 가해자들은 현재 사회인이 돼 성인으로서 사회생활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다시 논란 중심에]
[밀양 집단강간 사건]

반면 피해자는 사건 후 서울로 이사해 전학을 시도했지만 ‘성폭행 피해자’라는 이유로 다수의 학교로부터 전학을 거부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전학을 허락받아 간신히 다니게 된 어느 고교에는 한 가해자 부모가 아들의 처벌완화를 위한 탄원서를 써달라며 피해자의 교실로 무작정 찾아왔다. 학교에 성폭행 피해자란 사실이 알려질까 늘 두려워하던 피해자는 이 일로 학교를 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또 가해자 부모들이 알코올중독 상태인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돈을 미끼로 합의를 종용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친권을 근거로 서울에서 정신과 치료 중이던 피해자를 다시 울산에 데려와 가해자 측과 합의할 것을 강요했다.

이처럼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사회적 편견과 법적 무관심 속에 정신적·육체적으로 무척 힘들어하던 피해자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수사 과정 중 피해자들에게 ‘밀양의 물을 다 흐려놨다’ ‘내 딸이 너희처럼 될까 겁난다’ 등의 말을 하며 피해자를 피의자와 직접 대질시켜 범인을 지목시키기도 했다. 또 피해자의 실명 등을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공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경찰의 일련의 대처가 인권 침해 등의 문제로 이슈화되기도 했다.

가해 고교생들은 4개 고교에서 결성한 속칭 ‘밀양연합’이라는 일진 서클 소속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고 실제 조사를 받은 41명 외에도 75명이 더 있어서 최대 116명이라는 설이 있다.

밀양 지역 교육감들이 사태를 덮기 위해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항간에는 이들이 사회지도층 인사의 자녀들이라서 쉽게 풀려났다는 의혹이 돌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들 신상 및 최근 사진’ 등이 나돌고 있다. 한 네티즌이 이들의 최근 근황과 SNS 주소, 학력 및 현재 직업 등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을 올려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정보의 정확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게시물이 확산되자 일부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SNS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해자의 한 친구는 사건 당시 고등학교 때 자신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가해자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는데, 현재 현직 경찰 신분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흥행을 이어온 <시그널>은 지난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그널>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물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해줬다. 자연스럽게 위에서 언급됐던 사건들은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회자됐고 이는 곧 장기 미제로 남아 있는 각종 사건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사실 이런 국민적인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영화나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크게 이슈가 되면 네티즌 수사대와 제보 등이 이어지곤 했다. 다만 아쉬운 건 얼마 지나지 않아 잊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

[꾸준한 관심 필요]
[적극적 협조 관건]

나중에 같은 주제로 또다시 언급되면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볼 수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관심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도 인정해야 할 사실이다.

장기 미제 사건의 경우 특히나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이 생존해있는 경우 관련된 사건이 다시금 언급되는 건 2차 피해를 입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심스러운 접근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 전체에서 SNS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정보를 알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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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