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판' 전국 성범죄 위험지도 공개

옆집에 강간범이…변태 어디에 살까?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정부는 2000년부터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시작으로 2010년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했다. 2016년 현재 '성범죄알림e'에 공개된 성범죄자들은 총 4378명이다. <일요시사>는 성범죄자들의 실제 거주지를 분석했다.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2010년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성범죄알림e’를 개설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이하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법무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사진, 성범죄 요지, 성폭력범죄 전과 사실, 전자발찌부착여부 등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중랑구 최다
서초구 최소

공개 및 고지 대상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성인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 13세 미만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자 등이다. 

전국의 성범죄자는 2013년 3805명, 2014년 4200명, 2015년 442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3월3일 현재 지난해보다는 50명 가량 줄어든 모습이다. 시·도별로 가장 많은 성범죄가 일어난 곳은 경기도 1051명, 서울 747명, 경남 295명, 부산 288명, 경북 276명, 인천 267명, 전남 236명, 충남 232명 순이다. 서울에서 구 별로 살펴보면 중랑구가 69명으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강북구와 관악구에 각각 46명이 거주하고 있다. 40명 이상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중랑, 강북, 관악, 은평, 강서 등 5개 구다. 서울시에서 가장 적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은 구는 서초구로 10명이 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적은 구는 종로구로 11명이 거주하고 있다. 3번째는 중구로 12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만명당 성범죄자 1명…2000년부터 확인     
정보공개 실시간 변동…매년 꾸준히 증가

서울의 1만명당 성범죄자 수는 0.79명으로 전국 평균 1.01명에 못 미치고 대전 0.63명, 대구 0.71명에 이어 3번째로 적은 비율이다. 서울 25개 구 중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전국 평균을 넘어가는 구는 중랑구, 영등포구, 금천구, 강북구 등 단 4곳에 불과하다.

각 구에 1만명당 성범죄자의 거주비율을 살펴보면 중랑구의 경우 1.69명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그다음 강북 1.41명, 금천구 1.42명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비율의 구는 서초구로 1만명당 0.2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구수 대비 가장 적은 숫자를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 0.31명, 송파구 0.44명, 마포구 0.47명이 뒤를 이었다.
 

성범죄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은 ‘낙후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이 다수를 이룬다. 지난해 서울 자치구별 재정자립도 평균은 31.5%였다.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난 중랑구의 재정자립도는 23.3%, 관악구 21.6%, 강북 18.6% 로 나타났다.

반면 적은 숫자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구인 서초구의 재정자립도는 57.4%, 강남 60%, 송파 42.1%, 마포 33.3%로 평균을 웃돌거나 평균의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가정구조 자체가 건실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구조에서 아동·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자 총 4378명
수원·부천 100명

경기도에는 1051명의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 전국 4378명의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원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95명의 성범죄자들이 살고 있다. 구별로 나누면 권선구 29명, 영통구 8명, 장안구 24명, 팔달구 34명이다.


2016년 1월 기준 수원시 인구는 117만7710명으로 이 중 95명의 성범죄자 숫자는 1만명 당 0.8명에 해당한다. 전국 성범죄자의 1만명당 평균인 1.01명에 비하면 조금은 낮은 수치지만 단순 성범죄자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도시인 셈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강력범죄 건수 연속 1위를 기록해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부천은 소사구 19명, 오정구 21명, 원미구 46명으로 총 86명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도시로 확인됐다.

서울 경기와 인접한 인천의 경우 총 267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인천 전체 인구는 292만8596명으로 1만명당 0.91명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부평구가 55명으로 가장 많고 남구 52명, 서구가 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옹진군은 4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1만명당 성범죄자가 1.92명으로 인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낙후지역·재정자립도 낮은 지역 거주
과천·화천·장수·영양…청정도시 4곳

제 2의 수도 부산에는 총 287명의 성범죄자가 있어 1만명당 0.81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산의 16개 구 중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가 전국 평균을 넘는 곳은 북구 1.29명, 사상구 1.57명, 서구 1.14명, 동구 1.11명 등 4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4월 기준 부산지역 622개 초·중·고교 가운데 반경 1km 이내 6인 이상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가 136개교로 전체의 21.8%에 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장군과 강서구에 해당 학교가 없는 점을 볼 때 지역별로 성범죄자가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서 의원은 “성범죄는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이 높아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성범죄자에 대한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미래세대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구는 총 162명이 거주하고 있다. 달서구가 4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구가 6명으로 가장 적게 집계됐다. 광주는 총 144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북구 44명, 광산구 40명, 남구 23명, 동구 16명, 서구 21명 순이다. 

대전은 총 118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대덕구 11명, 동구 22명, 서구 26명, 유성구 10명, 중구 23명으로 집계됐다. 1만명당 성범죄자는 5개 구 모두 전국 평균인 1.01명에 미치지 않았다. 울산은 남구 18명, 동구 15명, 북구 7명, 울주군 15명, 중구 13명으로 자치구별로 고르게 분포된 모습이다. 강원도는 총 155명이 거주 하고 있다.

강릉시 32명, 원주시 24명, 춘천시 23명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의 1만명당 성범죄자 숫자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1.05명을 기록했다. 충북에는 총 127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 서원구가 26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청주시 흥덕구가 20명으로 뒤따랐다. 충북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도시도 청주시 서원구로 나타났다. 서원구는 1만명당 1.19명이 거주하고 있다.

1만명당 무주 최대
광역시·도 전남 최대

충남에서는 당진시와 서산시가 나란히 26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도시 각각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1.58명, 1.53명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그리고 공주시는 1만명당 범죄자가 2.18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충남의 16개 도시 중 전국 평균보다 높은 도시는 9개 도시에 달했다. 또한 충남의 1만명당 범죄자 수는 1.17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사는 시는 김제시로 조사됐다. 김제시는 33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다음 전주시 덕진구 28명, 익산시 27명, 전주시 완산구 25명이 뒤를 이었다. 전라북도의 1만명당 범죄자 수는 1.01명으로 전국평균과 동일하다. 무주군은 2.79명으로 전국에서 인구대비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에 거주하고 있는 성범죄자 수는 236명이다. 전남에 성범죄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는 목포 39명, 여수 36명, 광양 19명 순이다. 전남은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1.24명이다. 이밖에 구례군과 장흥군은 각각 전국 평균 1.01명의 두 배가 넘는 2.59명, 2.18명의 비율을 보였다. 전남에서 가장 적은 숫자의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곡성군으로 1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다음은 신안군 2명, 진도군 3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의 경우 성범죄자 수가 271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 가장 많이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곳은 포항시로 44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거주하는 인구가 많아 1만명당 성범죄자 수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는 않는다. 경북에 성범죄자가 1명씩만 거주하고 있는 곳은 군위군, 울릉군, 청도군이다. 

경남에는 모두 288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특히 거제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단일 시·군·구에서 가장 많은 55명이 살고 있다. 1만명당 인구수도 전국평균의 두배가 넘는 2.15명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경남의 1만명당 인구수 평균은 0.98명으로 전국의 평균을 밑돈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18명, 제주시 39명으로 집계됐다. 조사결과 50명 이상 성범죄자가 사는 시·군·구는 인구가 5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성범죄자가 살지 않는 도시는 경기도 과천시, 강원도 화천군, 경상북도 영양군, 전라북도 장수군 4곳뿐이다.

전북 장수군의 경우 인수구는 2만3165명, 강원도 화천군 2만6607명, 경북 영양군 1만7636명이 거주하고 있다. 과천은 6만8181명이 살고 있다. 과천의 경우 나머지 청정구역 3곳보다 3배가까이 인구가 많음에도 성범죄자가 없는 모습이다. 또한 대도시에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천시민의 높은 의식수준과 경찰의 성폭력 예방활동이 이 같은 결과를 낳게 했다는 평가다. 과천경찰서는 성폭력 등 범죄 예방을 위해 2개월마다 한 차례씩 수색을 벌이며 밤길 여성 안전귀가를 위해 범죄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타 범죄보다 재범률 높아”


과천경찰서 관계자는 “과천에는 성범죄자가 단 한 명도 거주하지 않지만 과천지역에서도 지하철 등지에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성범죄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범죄 유발지역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범죄유발 지역·공간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구 개발·적용 및 정책대안에 관한 연구(Ⅲ)> 보고서를 지난 2014년 12월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과 강제추행은 대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에서 일어난 성폭행은 1만905건, 경기도 1만7920건으로 수도권에서 전체의 47.7%에 달했다. 인구수를 감안하면 서울, 부산, 광주, 인천, 제주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경남, 경기 ,경북 등에서는 적게 나타났다. 성폭력 범죄의 공간적 특성을 살펴보면 ‘실내’가 73.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상업시설’ 41.5%, ‘주거시설’ 21.1%, ‘도로 및 교통시설’ 17.8%, ‘공공시설’ 11.3% 순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발생장소의 특징은 ‘복잡하고 좁은 공간’이 30.4%, ‘인적이 드문 곳’ 20.3%, ‘어두운 곳’이 15.0%로 과반 이상이 자연적인 감시가 어려운 장소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 성폭력 발생장소와 가해자 및 피해자의 관계를 살펴보면 ‘범죄자의 거주지와 동일하지 않은 장소’가 86.4%, ‘범죄자의 업무지와 동일하지 않은 장소’가 90.3%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경우는 ‘거주지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81.1%, ‘업무지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86.4%로 범죄자, 피해자 모두 거주지와 업무지가 동일하지 않은 장소에서 주로 범행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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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