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수면내시경 괴담

항문 보는 척···옆으로 손가락 '쑤욱'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강남의 대형 의료재단에서 수면내시경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항간에 ‘여성의 경우 수면내시경을 할 때는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환자를 대해야 하는 의사가 죄의식 없이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의사가 수면 대장내시경 중 상습적으로 환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H의료재단의 간호사들이 2013년 10월7일 진정 신청한 문건인 ‘근로자 고충처리 현황’에는 이 재단의 강남 H의료재단 내시경센터장으로 근무했던 양모씨의 적나라한 성추행 행위가 묘사돼 있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내시경 센터장
적나라한 성추행

문건에 따르면 여성의 주요부위를 만지거나, 여성의 주요부위를 보면서 예쁘다고 묘사하고, 주요부위에 손을 넣는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씨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만여건의 대장내시경을 시행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할 때 의사 뿐만 아니라 간호사도 들어가서 확인하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제출한 진정서는 신빙성이 굉장히 높다.

문건에는 피해자들의 직업 및 나이까지도 적혀있어 피해자들이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혐의를 입증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은희 변호사는 한 언론을 통해 “5년여간 총 5만여명 가까운 고객을 검사했기 때문에 이중에는 여성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며 “본인이 이 시기에 여기서 검진을 받았는지, 그 의사가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여성변호사회에 의뢰를 하면 추가적으로 수사의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간호사들이 작성한 문건에는 ‘고객님 잘 주무시는데 불구하고 수면유도제를 더 주입하자 함… 항문 진찰하는 척 하시더니 XX 안으로 손가락을 삽입하여…’라고 적혀있다. 의사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양씨는 간호사들에게 이 부분이 이쁘다는 등 부위를 직접 확인토록 해 간호사들의 성적수치심을 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시경 전문의인 양씨가 위내시경이 아닌 대장내시경만 고집했다는 내용은 그의 행동이 의도적 이었음을 뒷받침한다.

이밖에 타 문건에는 건강검진 고객을 상대로 양씨가 성추행뿐만 아니라 성희롱 발언도 일삼았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간호사 앞에서 비만 환자를 비하하고 중요부위에 대한 노골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씨는 언론의 인터뷰를 통해 “일종의 그것도 농담인데, 항문이 예쁜 경우도 있잖아요”라며 궁색하게 변명했다.

의료재단 간호사들 진정 문건 공개
환자 추행 의사 추악한 민낯 드러내

간호사들은 문서뿐만 아니라 구두로도 센터장의 성추행 사실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해당 의료재단이 이 같은 행태를 알고도 묵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H의료재단 부회장은 “이렇게 왔던 게(문건) 사실이었고, 저희가 진짜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우리가 더 사실 조사를 해서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재단 부회장은 재단의 이사장에게도 해당 사안이 보고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검진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반복적인 성추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에 대안이 없으니, 성수기 때는 하루에 150∼200명씩 검진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이 수익을 위해 고의 은폐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부분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양씨는 “그런 이야기는 있었다”며 “없던 얘기는 아니고, 퇴직금도 못 받았다”며 자신의 추행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사건이 드러나 본인의 신변에 차질이 생긴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손가락이 미끄러진다든지 그런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며 “진료하다 보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고…”라고 변명했다.


서울청 성폭력수사대는 “기사를 통해 사건을 파악했고 혐의가 인정됐다”며 “내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사업 이사인 노영희 변호사는 H의료재단 강남센터 내시경 센터장이었던 양씨를 강제추행과 모욕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노 변호사는 “양씨가 수검자인 여성들이 수면 상태에서 저항이 불가능한 점을 이용해 항문을 진찰하는 척하며 추행했다”며 “신체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반복했고 옆에 있던 간호사들에게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진찰하다가
 XX 안으로…

여성변호사회는 H의료재단이 2013년부터 범죄사실을 알고도 해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들어 재단 이사장과 함께 임원을 부작위에 의한 방조와 모욕, 성추행, 간호사에 대한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 죄명으로 고발했다.

또 의료재단 측에서 진정서를 인멸한 사실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증거인멸 부분까지 고발되어 있는 상황이다. 고은희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단순히 양씨를 고용한 의료재단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의사에 대해 1년 정도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 밖에 없어 이사장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해 법적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처럼 의사에 대한 가벼운 제재는 성범죄를 일으킨 의사가 병원을 옮겨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런 대응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사법당국이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범죄사실이 입증되고, 해당자가 의사협회 회원이라면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자체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해 사태를 심각하게 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백성문 변호사는 “내시경을 하러 가는데 일일이 보호자를 대동해서 가기는 힘들다”며 환자를 믿게 해주려면 징계와 처벌이 엄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해고 후 전남의 병원에서 원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내시경 업무를 계속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솜방망이 처벌 덕분에 양씨는 이직한 병원에서도 버젓이 성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 전남에 양씨가 재직한 병원 직원들은 “조금 가슴이 크거나 하면 정밀하게 본다고 젤을 또 바르기도 했다”며 “그래서 막 이렇게 손으로 하시는데…”라며 울먹였다.

의료계는 양씨가 항거불능상태의 피해자들을 이용해 성추행을 벌인 행각을 묵인해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양씨는 현재 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전남의 병원에서 사직했다. 수면내시경을 매개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6월에 경남 통영에서 수면내시경 마취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원장은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은 피해자의 수면내시경 검사를 끝낸 뒤 간호사들에게 “점심을 먹고 오라”며 밖으로 내보내고 피해자의 팔에 전신마취제를 놓고 성폭행했다. 또한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 환자 3명을 비슷한 방법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간호사들에 의해 밝혀졌다.


A원장이 식사를 거른 채 혼자 장시간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고 환자 중 한 명이 “검진 후 하체가 이상하다”며 상담하자 간호사들이 카메라를 설치하고 증거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후 A원장은 검찰에 의해 기소돼 창원지법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치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위험한 마취제를 사용해 성폭행한 것은 의료인으로서 근본이 안 됐다”며 “검찰 구형 그대로 징역 7년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당시 이 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2013년 한 여성은 전남의 모 병원에서 수면내시경으로 몸을 가누지 못할 때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여성은 사건 당일 “사전 동의서도 작성하지 않고 수면내시경을 해 마취 기운이 덜 풀려 항거불능에 빠져 있었다”며 “의사가 음부를 팔꿈치로 자극하고 속옷을 벗겨 자극하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3개월여의 수사 끝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무혐의 처리를 했다. 분노한 여성은 의사의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알면서도 묵과
방치한 의료재단

당시 제3의 피해여성이 의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발언을 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여성은 “당시 증인, 증거도 없고 도와줄 이도 없어 신고해봤자 나만 바보가 될 것 같아 경찰서도 못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내과에서 위가 아파 내원한 환자에게 항문 농양을 보겠다며 꼬리뼈 초음파 검사를 했다는 의사의 진술은 말이 안 된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면내시경 전에 의사 면담은 물론 사전 동의서를 받게 돼 있다”며 “이는 설명 의무 위반으로 소송까지 갈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이 피해자가 고소를 하더라도 당시 상황을 증언으로만 입증해야 하는 피해자로서는 혐의를 밝히기 어렵다. 이 사건이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되자 수면내시경 성추행 관련 괴담은 더 무성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성인여자 및 아이를 불문하고 계속해서 의사들의 성추행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진료 빙자 성추행법을 신속히 제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회보를 통해 “의료인 성범죄에 대한 국회의 입법 경향은 주로 면허 자격정지, 영구박탈 등과 같은 강력한 사후처벌법이었다”면서 “진료 빙자 성추행 방지법은 사전예방법이기 때문에 의료계와 한의계에서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5년간 5만명이나 검사
“예쁘네” 주요부위 만져

그러면서 국회의 신속한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영국과 미국처럼 ‘샤프롱 제도’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샤프롱 제도는 여성이나 미성년 환자를 진료할 경우 보호자나 간호사 등 제 3자가 함께 진료공간에 머물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안 대표는 이를 통해 환자를 안심시키고 진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등의 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샤프롱 제도는 의료인을 잠재적 성추행 범죄자로 취급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정당한 진료를 환자가 성추행으로 오해하는 것을 예방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사들의 진료 중 성추행 괴담이 무성하고 피해자들은 혐의 입증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4년에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 안내서’를 발간했다.

인권위는 “의료인과 환자의 인식 격차를 줄이고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 진료과정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 성희롱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판단기준, 진료과정에서 자주 호소하는 사례와 예방법 등을 제시했다”며 “안내서가 이용자와 의료진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형성해 인권 친화적 진료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내서는 진료과정 성희롱에 해당되는 사례를 담고 있다.

첫째로 의료진의 성적 접촉, 둘째로 의료진의 불필요한 성적 표현, 성적 농담 및 성적 비하, 성적 시선, 셋째로는 성적 접근, 넷째 성적 언동이나 성적 요구에 따를 것을 조건으로 의료서비스 제공 등이 모두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애매모호한 의료인 성희롱 행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11월에 국회와 환자단체에 따르면 샤프롱 제도를 본 딴 ‘진료실 의료인 배석제도’ 도입을 검토해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료실 의료인 배석제도는 의료인이 환자에 대한 진료행위를 하기 전에 환자나 보호자에게 다른 의료인 등의 동석을 요청할 수 있음을 고지하는 것으로 환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실에 다른 의료인을 배석시키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국회 및 환자단체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변호사회 고발
피해입증 어려워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11월 국회에 의견서를 보내 “배석제도를 법령으로 제정해 의료인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제재를 가하게 될 경우, 의사의 진료행위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대체 검사비는 증가한다”며 “이 제도는 의사와 환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저해해 결과적으로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성추행 사건의 다툼에 있어 양 당사자의 주장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동석한 제 3자의 증언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단순히 의사를 잠재적 가해자, 환자를 잠재적 피해자로 보는 제도라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진료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사 모두를 지키고, 양측의 신뢰관계를 향상시키는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환자 성추행' 유명 성형외과 원장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성형외과 전문의 Y원장이 A여성을 상대로 강제추행 한 혐의가 인정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Y원장은 지난해 7월23일 병원 진료실에서 상담을 하던 A여성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Y원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수술비가 1500만원인데 600만원에 해주면 나에게 뭘 해줄 것이냐”며 “바깥에서 다섯 번만 만나자. 깎아줄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Y원장은 10년 전에도 이미 이와 유사한 성추행을 저질러 죗값을 치른 것으로 알려진다.

2006년 2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성형수술 담당 의사로 내정돼 각종 수술과 시술을 통해 출연자의 외모가 바뀌는 과정을 도왔다. 프로그램 출연 한 달 뒤 Y원장은 프로그램 출연자 2명을 같은 날 차례로 성추행했다. Y원장은 A여성에게 “가슴은 어떠냐”고 물었고 A씨가 가슴은 수술할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Y원장은 “그래도 한번 봐야겠으니 윗옷을 올려보라”고 했다. 이어 A씨의 가슴을 수차례 만졌다.

같은 날 B여성에게도 “윗옷을 벗어봐라, 티셔츠를 올려봐라”고 해 속옷을 강제로 걷어 올리게 한 후 B여성을 추행했다. 이 사건으로 당시 Y원장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2007년 5월 약식기소 돼 벌금 700만원 형이 확정됐다. 민사소송도 진행돼 A여성과 B여성에게 각각 1133만원을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Y원장의 집안은  3대째 내려오는 의사 가문이며 특히 안면윤곽술은 전 세계 성형외과 공식 교과서에 게재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Y원장은 이번 기소로 다시 한 번 명성에 먹칠을 함과 동시에 상습 ‘성추행범’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성형외과 측은 “잘 모르겠다. 바빠서 전화를 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