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 '긴박했던 4박5일' 풀스토리

욕하고 때리고…한 성격하는 회장님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110년 전통의 향토기업이 흔들렸다. 명예회장의 갑질 사건이 터진 것이다. 비난 여론이 확대되자 명예회장은 퇴임으로 마무리 하려했지만 불매운동 조짐이 보였다. 결국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건이 터진지 4박5일만의 대처였다.

몽고식품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3일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자신의 개인 운전기사 B씨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다는 폭로가 터졌기 때문이다. 장수기업에서 터진 갑질 사건이라 충격은 더 컸다.

가족같이
낭심가격

1905년에 경남지역에 창립된 몽고식품은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 회사다. 한국 장수기업으로 3위에 이름을 올린 회사. 이같은 사실은 몽고식품이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는 이유로 작용했다. 매출도 견조했다. 2014년 연매출 477억원, 영업이익 11억원 수준. 몽고식품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김 회장에 대한 외부 평가도 좋다.

김 회장은 지난 11월 <2015년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대상> 산업부분 대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 회장은 당시 근면하고 진취적이며, 창의적인 사람만이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며 미래는 스스로 노력하고 갈망하는 자에게 찬연한 빛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혀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불과 1달여 남짓 흐른 지금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른바 김 회장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김 회장 개인의 명예는 물론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지난 12월23일 B씨가 <노컷뉴스>에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김 회장은 B씨에게 평소 “임마”, “개새끼”라는 폭언을 했다. 지난 10월 22일 김 회장은 B씨의 낭심을 걷어차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B씨는 “회장님 사모님의 부탁을 받고 잠시 회사에 갔는데 왜 거기에 있냐는 회장님의 불호령을 듣고 서둘러 회장님이 계신 집으로 돌아오니, 회장이 다짜고짜 구둣발로 낭심을 걷어찼다”고 전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B씨는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 이후에도 다리와 허리의 통증이 계속돼 일주일간 집에서 쉬어야 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오래잖아 B씨에게 “너 또 까여 볼래?”라는 비아냥 섞인 언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B씨의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린 일도 있었다. B씨에 따르면 김회장은 행선지로 가는 길이 자신이 알던 길과 다르거나 주차할 곳이 없으면 욕을 내뱉기도 했다.

그는 “김 회장은 기분이 나쁘거나 하면 거의 습관처럼 폭행과 욕설을 했다.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9월부터 B씨는 2개월간 일하다 권고사직 당했다.
 

운전기사의 폭로가 터지자 주변의 증언도 잇달았다. 지난해 12월부터 몽고식품 관리부장직으로 재직한 J(65)씨도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 회장이 입에 차마 담기 어려운 욕두문자를 입에 달고다녔고, 아랫사람을 지칭할 때도 ‘돼지’, ‘병신’, ‘멍청이’ 등의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폭기질
스트레스

J씨에 따르면 식사를 하면서 술을 자주 마시는 김 회장이 취하면 폭력적인 기질이 더 심해졌다. 기물을 던지거나 파손하고, 사람에게 침을 뱉은 일도 있었다. 밥을 먹는 직원들을 쫓아낸 경우도 있었으며, 술을 마시라고 강권하다가 직원이 마시지 못하면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J씨는 김회장의 욕설 때문에 환청에 시달리는 등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J씨는 김 회장이 여직원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식사 중에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라고 하거나 술병을 옷에 던져 옷을 다 젖게 하는 일도 있었다. J씨는 “김 회장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말도 쏟아냈다”며 “김 회장의 언행에 상처를 받아 회사를 그만둔 여직원이 기억나는 인원만 10여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어깨를 툭툭 치는 정도였고, 경상도식으로 ‘임마’, ‘점마’하는 정도였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육성이 담기 파일이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면서 여론은 급격히 차가워졌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김 회장의 육성이 담긴 파일에는 김 회장의 거친 욕설이 담겨 있어 언론보도 내용의 신빙성을 높였다.

몽고식품은 폭로직후인 23일 오후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몽고식품은 김 명예회장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사죄한다며 김 회장이 명예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하고 김 회장이 직접 당사자 B씨와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알렸다. 하지만 사측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난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났다.

김 회장은 사건 발생 4일 만인 지난 27일 오후 B씨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 B씨는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악화된 여론을 돌리기엔 쉽지 않았다. 김 회장은 다음날인 28일 오후 2시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 회장은 “최근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태는 백번을 돌이켜봐도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과 가벼움에 벌어진 일이다”며 “피해 당사자는 물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아들이자 회사 대표이사인 김현승 대표이사도 사죄을 말을 했다. 김 대표는 피해자들에 대한 복직을 진행하고 건전한 노사문화와 혁신 일터를 마련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을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몽고식품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향토기업으로 경남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몽고식품에게 직격탄이었다. 

몽고기업은 지난 1988년 공장을 창원으로 옮긴 뒤에도 마산 본사 체제를 유지하며 경남 지역의 향토기업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실제 창원시 홈페이지에는 지역 특산품으로 몽고간장을 소개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에 펴며 지역주민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갑질 파문이 일면서 또다른 악재가 겹치는 분위기다. 향토기업 몽고식품이 친일기업 아니냐는 의혹이다. 몽고식품(전신 몽고장유)이 일본인에 의해 설립된 회사라는 것이 근거다. 몽고식품은 야마다 노부스케가 마산시 자산동에 세운 산전 장유 양조장에서 시작했다.

이후 해방을 맞아 당시 공장장이었던 김 회장의 부친 김홍구 씨가 몽고장유양조장으로 바꾼 뒤 회사를 인수했다. 회사를 물려받은 김 회장이 사명을 몽고식품으로 바꿔 법인을 등록했다. 당시 패망뒤 우리나라를 떠나는 일본인들이 심복들에게 부동산이나 회사를 헐값에 넘기는 일이 빈번했던 만큼 몽고식품에 친일기업 의혹까지 제기됐다. 친일기업 논란은 향토기업 이미지가 강한 몽고식품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여론
매출타격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기업으로 알려진 몽고식품에 갑질 논란이일면서 친일기업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뀜에 따라 일정 부분 매출 타격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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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