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노숙자들은 지금…

“따뜻한 봄날만 기다립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2015년의 끄트머리 영등포역은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여행을 떠나는 가족, 연인 등 올해가 가기 전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훈훈한 마음이 감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틈 외로이 영등포역 바닥에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차가운 바닥에 잠들어 있는 사람, 낮부터 술에 취해있는 사람, 심지어 서로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바로 노숙자들이다. 그들은 연말이 훈훈하지 않다. 자신을 괴롭히는 추운 겨울일 뿐더러 하루하루가 더욱 고통스럽다.

영등포 지역의 노숙자 숫자는 공식적으로 150여명, 비공식적으로 6000명에 이른다. 노숙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외로움과 편견·무력감을 첫 번째로 들었다. 노숙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23명이 ‘외로움’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 이라고 말했다.

하루하루가 고통

‘무기력’(22명), ‘주위 사람들의 편견’(24명)까지 합치면 심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이가 69%에 달했다. ‘배고픔과 추위’라고 답한 이는 28명이었고, ‘건강 악화’를 꼽은 이는 3명에 불과했다.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41명이 ‘직업 훈련’을 꼽았다.

노숙자들의 대부분은 무료급식소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숙박은 길거리에서 자거나 더러는 PC방·만화방·고시원 등을 이용한다. 이들의 절반 이상은 5년 이상 노숙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영등포 지역은 잠재적 노숙자들이 무더기로 대기하는 곳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곳에는 일용직 인력시장과 기초수급자 집단이 몰려 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시설·노숙 생활을 번갈아 가면서 한다.

노숙자들의 월 평균 수입은 20만∼40만원. 월수입이 있는 노숙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술값, 담배값이나 경마, PC게임 등으로 탕진한다.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각종 종교·사회봉사단체 등의 숙식 지원 때문이다. 노숙자가 많은 영등포에 숙식 지원이 집중되다보니 노숙자들의 자활의지가 떨어지는 것.


노숙자들의 범죄도 위험수위에 올랐다. 지난 13일 영등포역에서 노숙자 두명이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여 이 과정에서 노숙자 이모(61)씨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피를 흘리고 미동조차 없는 이씨의 모습에 덜컥 겁이 난 김모(45)씨는 달아나려 했지만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7분 뒤 경찰의 신고를 받은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 응급처치 후 봉합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병원으로 후송하려 했지만 술에 취한 이씨가 이를 거부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이씨가 먼저 욕을 하며 시비를 걸어 왔다”면서 “부모욕을 하는데 누가 참을 수 있겠냐. 때리진 않았지만 밀치긴했다” 는 등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

노숙생활을 하던 남성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화물차 안의 건설공구를 상습적으로 훔치다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 2일 밤, 노숙자 김모(49)씨는 골목길에 주차된 화물차 안의 건설공구를 훔치다 꼬리를 잡혔다. 김씨는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금천구, 관악구, 영등포구 등을 돌아다니며 27회에 걸쳐 절도를 저질렀다.
 

김씨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생활비 마련 때문이었다. 김씨는 같은 범죄를 저질러 수감됐다 2010년 초 출소했다. 이후 특별한 직업 없이 영등포역에서 노숙생활을 했으나, 노숙이 장기화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자 다시 절도를 시작한 것.

갈 곳 없는 길거리 생활 “추위가 야속”
생계형 범죄 급증…부랑 외국인도 늘어

김씨는 박스포장용 끈으로 화물차 문을 열고 충전드릴, 전동드릴 등 비교적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공구를 빼내는 방식으로 약 1400만원 상당의 공구를 훔쳤다. 이렇게 훔친 공구는 3분의 1가격으로 중고거래상에 팔았고, 이 돈으로 여인숙 이용료와 식비 등을 충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갈 곳이 없는 사람이 모여 있는 영등포역에는 노숙자끼리 다툼이나 사고 등 노숙자 관련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고 말했다.

노숙자 중에는 외국인도 섞여 있다. 지난 10일 수년 전 한국에 들어와 일정한 주거 없이 떠돌던 외국인 노숙자 토머스씨가 담도암으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토머스씨는 이스라엘 출신으로 5년 전 영어교육 사업을 하려고 한국에 왔다. 이후 사업이 기울며 불법 체류자로 전락해 노숙자가 됐다. 반포 지하상가 등지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던 토머스씨는 올해 초 서울시 다시서기종합센터의 지원을 받아 서울역 인근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오랜 거리 생활로 온 몸에 종양이 생기고 손을 심하게 떠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토머스씨가 숨을 거두자 서울시는 장례식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아직 국적 확인도 정확히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대사관은 “우리 국민이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유품 정리 과정에서 발견된 영국 여권도 위조된 것으로 판명났다. 여성노숙자가 성폭행·임신 등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노숙생활 중 성범죄로 인해 임신과 낙태를 반복하거나 원치않는 출산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간혹 자녀와 함께 노숙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의 안전도 아슬아슬하다. 현재 영등포역 부근 응급쪽방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는 여성 노숙자 최모씨도 7살 아들과 영등포역 대합실이나 영등포공원 등에서 노숙하다 발견됐다. 최씨는 지금도 낮이면 아들과 함께 PC방이나 영등포역 주변을 맴돈다. 아이는 또래에 비해 말이 많이 어눌하다. 최씨는 “딸도 있지만 지인이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실직자와 가정불화 등의 사유로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거리노숙인 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노숙인들을 쉼터에 입소시키거나 숙식, 의료서비스 제공, 알콜 재활 등의 자활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여성노숙인과 아이가 딸린 여성가족 노숙인을 위해서는 여성 및 여성가족쉼터를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여성거리노숙인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이들이 목욕, 세탁 등 생활상의 편의시설을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자활에 성공한 노숙자들은 거리·시설 노숙자 뿐 아니라 일용직노동자와 기초수급자를 아우르는 새로운 빈곤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노숙자는 “노숙자들은 주저앉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현 상황을 극복하고픈 욕구가 있다”며“직업훈련 등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방안이 모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노숙

노숙자 쉼터인 햇살보금자리 관계자는 “노숙자들이 뭔가를 스스로 만들어 일을 성취했을 때 그 만족감이 자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들의 달라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벼룩 간을 빼먹지” 노숙자 등쳐 먹은 사기꾼 

일자리 소개와 휴대폰 깡을 미끼로 노숙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각각 개통한 후 그대로 달아난 성인 남성 두 명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공동으로 노숙자 두 명을 유인·감금한 혐의도 적용했다. 

지난 6월 A(41)씨는 대전 동구 정동 소재 대전역 광장에서 노숙자에게 접근해 “택배 일을 같이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휴대전화 2대가 필요하다”고 꼬드겨 시가 106만원 상당의 아이폰 한 대를 편취했고, B(35)씨는 같은 달 같은 장소에서 “내 대신 휴대전화를 개통해 주면 그 대가로 100만원을 주겠다”고 노숙자를 꾀어낸 후 노숙자가 실제 106만원 상당의 삼성 스마트폰을 개통해 오자 이를 건네받아 그대로 도주했다. 

이에 앞서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 대전역 지하도에서 노숙자 두 명에게 접근, 숙식제공을 미끼로 대전 중구 모처의 여관으로 유인한 후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주면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회유했다. 노숙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태도를 바꿔 욕설을 퍼붓고 몸에 새겨진 문신을 들춰내 위협하는 등으로 노숙자들이 다음날 오전까지 밖에 나오지 못하게 감금하기도 했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임민성 재판장)은 사기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공동감금)로 기소된 A씨(41)와 B씨(35)에게 각 징역 6월과 징역 8월을 선고했다. <태>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