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1순위' 대성그룹 좀비기업 백태

‘간당간당’ 숨만 붙어있는 기생회사들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회사구실을 못하는 좀비기업이 재계의 화두다.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좀비기업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도 조만간 좀비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집단 가운데 좀비기업이 많은 그룹은 벌벌 떨고 있다. 대성그룹도 그 중 하나로 보인다. 어쩌면 가장 떨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국회 대정문질문에서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좀비기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지적했다. 이 같은 목소리가 점점 확대되면서 좀비기업 청산에 방점이 찍히는 양상이다.
 
30대그룹 22%
대성그룹 36%
 
실질적인 좀비기업에 대한 감독 당국의 움직임도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범정부 구조조정협의체를 가동해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달 22일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7일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차례로 은행장 회의를 소집해 강도 높은 좀비기업 퇴출 가이드라인을 채권단에게 주문했다.
 
유암코(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는 11월부터 채권은행으로부터 부실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매입해 살릴 기업은 살리되, 좀비기업은 과감하게 정리할 계획이다.
 

여론이 좀비기업을 퇴출하자는 쪽으로 기운 가운데 30대 그룹의 좀비기업 명단이 나오면서 살생부에 오른 기업들은 전전긍긍이다.
 
명단 확인 결과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20% 이상은 수입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었다.  2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 기준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30대그룹의 1050개 계열사(금융회사 제외) 가운데 좀비기업은 모두 236개사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다.
 
<재벌닷컴>은 좀비기업을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으로 봤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영업 활동을 통해 버는 돈으로 이자조차 못 갚는다는 것. 작년 기준으로 30대그룹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좀비기업 비율이 20%를 넘는 곳은 모두 14개 그룹이었다.
 
동부그룹의 좀비기업 비율은 51.2%로 가장 높았다. 동부그룹의 비금융 계열사 41개사 중에서 21개사가 이자보상배율 1 미만으로 현재 대다수가 계열분리 후 기업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과 미래에셋그룹도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계열사의 비중이 50%에 달했고, 부영그룹도 계열사 14곳 중 6곳(42.9%)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매출·수익 제로
자생력도 제로
 

30대 그룹밖 좀비기업 비율이 높은 그룹은 어딜까. 30대 그룹 밖에 있는 대기업 가운데 좀비기업 비율이 높은 기업을 꼽으라면 대성기업이 유력 후보다. 대성그룹의 자산은 5조9180억원으로 재계 46위(공기업 제외)다.
 
대성그룹의 모든 계열사 사업보고서가 공시돼 있지 않아 정확한 이자보상배율을 확인할 수 없지만 전체의 40% 가까운 계열사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대성그룹은 <일요시사>의 조사결과 2015년 4월 기준 73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3개 줄어든 수준으로 에스케이(82개), 롯데(80개), 지에스(79개)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규모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성적은 초라하다.
  
우선 지난해 매출이 0으로 사실상의 기업 구실은 못하는 기업은 영컨설팅, 남곡이지구, 대성지주, 파주영농, 노을그린에너지, 대성홀딩스, 에쓰씨지랩 등 7곳이다. 이들 기업들은 회사 운영비가 들어감에 따라 지난해 모두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출판업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영컨설팅은 1994년 설립돼 2008년 대성그룹에 편입됐다. 종업원수는 2명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지분은 김영대 회장(75%)과 그의 친익척(25%)이 100% 소유한 회사다. 2010년 대성그룹에 편입된 남곡이지구는 부동산업을 하며 종업원은 한 명뿐이다. SI 그룹인 대성지주도 종업원은 2명이었다. 파주영농의 경우는 아예 직원이 없었다. 이외에도 매출이 없는 계열사들의 종업원 수는 대기업 계열사라고 보기 힘든 5인 이하의 영세한 수준에 머물렀다.
 
계열 30% 손가락만 쪽쪽…사실상 개점휴업
직원 0명 내부거래로 유지되는 허당회사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인 회사는 더욱 많다. 매출액이 없는 7곳 외에도 가하이엠씨, 대성아트센터, 대성합동지주, 디엔에스피엠씨, 에스필, 에이원,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글로리아트레이딩, 대성글로벌네트웍, 대성나찌유압공업, 대성산업, 대성에너지제3서비스, 대성투자자문, 디큐브바피아노, 디큐브시티뽀로로파크, 디큐브한식저잣거리, 라파바이오, 에스씨지디스플레이, 에스앤네트웍스, 제이헨 등 20개 기업이다. 총 27곳의 계열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사실상 좀비기업이다. 이는 전체의 36.9% 수준으로 상당히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매출액이 부실한 기업들도 곳곳에 숨어있다. 문경새재관광은 지난해 2700만원의 매출액을 올리는데 그쳤으며, 오너일가가 모든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제이헨은 단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외에 포디알에스와 가하컨설팅 등도 간신히 1억원을 넘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내부거래로 간신히 생명을 연장하는 계열사도 수두룩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내부거래로 유지되는 대성그룹 계열사로는 가하이엠씨·한국물류용역·에스필·대성쎌틱에너시스·에이원·디엔에스피엠씨·대성아트센터·대성나찌유압공업·가하컨설팅 등 9곳이다. 이 곳들은 사실상 개인의 힘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뇌사 상태의 기업들이다.
 
심상찮은 정부
첫번째 타깃?
 
가하이엠씨는 100% 식구 기업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물류협력 역시 99% 이상 일감몰아주기에 기대 회사를 운영 중이다. 에스필·대성쎌틱에너시스·디엔에스피엠씨·대성아트센터·대성나찌유압공업·가하컨설팅 등도 70∼90% 가량 식구들의 비호 속에 회사가 돌아간다.
 
이 외에도 에스앤네트웍스·서울씨엔지·경기도시가스·관악도시가스서비스·남부도시가스이엔지·덕양도시가스서비스·마포도시가스이엔지·서경에너지서비스·서부도시가스서비스·해피그린서비스·일산도시가스이앤지 등의 계열사 역시 국내 매출액 대비 50% 이상을 내부거래로 수익을 올리며 자생력에 의문부호가 찍혔다.
 

대성그룹은 지난해 <일요시사>의 조사에서도 좀비기업이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대성그룹은 “실적이 없거나 적은 계열사들은 이제 막 출범하거나 사업을 확장 중에 있는 회사들”이라며 “매출은 시간이 지나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발생하거나 증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극적인 상황반전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
 
이는 복잡한 회사 내 사연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실제 대성그룹은 뼈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고 김수근 창업주의 장남 김영대 회장과 차남 김영민 회장, 3남 김영훈 회장 등 삼형제가 김 창업주가 작고한 2001년부터 치열한 지분 싸움을 벌였다. 또, ‘대성’이라는 간판을 두고도 법정공방을 치르기도 했다. 결국 12년동안 경영권과 유산을 놓고 지분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형제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로간 왕래가 끊긴 것으로 전해진다.
 
밥값 못하는 ‘무늬만 기업’
당국 구조조정 기조에 벌벌?
 
현재는 장남 김영대 회장이 대성합동지주, 차남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개발, 삼남 김영훈 회장이 대성홀딩스를 통해 각각의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계열분리를 하지 못한 채 대성그룹으로 묶여 있다. 지분이 서로 복잡하게 엮여 있어 한지붕 세가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 대기업으로 묶여 있는 것이 이들 삼형제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다.
 
자산 기준 5조가 넘어 대기업으로 묶여 있는 대성그룹은 계열분리를 하지 않으면 정부의 각종 규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성그룹의 좀비기업들은 빠른 시일내 정리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성그룹의 좀비기업이 양산된 데는 세형제 간 경쟁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성그룹의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프로젝트에 대성그룹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형제 싸움탓?
정리 안하나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의지가 확인된 만큼 대성그룹도 좀비기업 정리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지분이 명확하게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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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