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차출설' 청와대 참모 8인 재산·병역 해부

출사표 던진 그들은 누구인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의 총선 출마 여부가 정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일부 참모는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그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차출설이 나돈 8인의 병역·재산 기록을 조회했다.

박근혜정부 임기 4년차에 열리는 20대 총선은 친박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중요한 이벤트'로 인식된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퇴임 이후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가올 미래까지 권력을 지키려는 친박과 지금의 권력을 유지하면서 대권을 노리려는 비박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교감?
청와대에 사표

청와대는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등에 업은 참모들의 경쟁력에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 대상자로 거론된 바 있는 참모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세부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했을 때 쟁점이 될 소지가 있는 병역 이행 여부, 재산 규모를 따져봤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 신고내역',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 등록된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열람' 항목을 참조했다. 표기상 혼란을 막고자 실명을 축약하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먼저 민경욱 대변인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H아파트 2채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전용면적 147.67㎡ 규모 아파트는 7억원, 45.72㎡ 규모 아파트는 2억9900만원에 신고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 중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에 따르면 147.67㎡ 면적의 H아파트는 2015년 4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액수와는 3억7000만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2004년식 벤츠C240을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2110만원이다. 또 민경욱 대변인은 본인 예금 3억8357만2000원 등 6억7899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유가증권은 배우자 포함 삼성전자 주식 67주, 싱크에이티(비상장) 주식 2만8000주 등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1400만8000원이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8억410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3년생인 민경욱 대변인은 1984년 5월10일 육군에 입영에 1986년 8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벤츠 몰고
건물 소유

다음은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다. 박종준 차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S아파트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면적 143.00㎡의 아파트는 3억8496만1000원에 신고됐다. 그러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급면적 152㎡ 규모의 S아파트는 2015년 3월 5억6000만원부터 5억9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액수와는 실거래가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또 박종준 차장의 배우자는 대전 서구 복수동에 건물면적 778㎡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2억65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2006년식 소나타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6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배우자의 약국경영소득, 건물임대소득, 금융소득, 모친의 예금 증가 등을 고려한 예금이 10억169만4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주식은 배우자만 갖고 있는데 약국경영소득이 투자됐다. 신고가액은 1910만1000원이다. 개인간 채권·채무관계를 포함해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25억967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박종준 차장 역시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4년생인 박종준 차장은 1986년 4월11일 육군에 입영해 1988년 7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민경욱 대변인, 박종준 차장보다 앞서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참모도 있다. 언론인 출신인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이다.

병역부터 정리하면 그는 군면제 대상자다. 1967년생인 전광삼 관장은 1986년 1급 현역 입영대상자였지만 1988년 입영 후 귀가 조치됐다. 같은 해 재검 대상이 된 전광삼 관장은 1989년 요추간판탈출증을 근거로 '5급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의 장남 전모씨는 1996년생으로 현역 입영대상자다.

전광삼 관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당시 직책상(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 있다.

선거 6개월 앞두고 출마 여부에 초미 관심
15억 넘는 '자산가' 병역면제 '신의 아들'도

최상화 전 관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구로구 구로동 S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면적 147.00㎡ 규모의 아파트 전세권은 2억6000만원에 신고됐다. 최상화 전 관장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대지권 3억3000만원은 별도 항목에 넣었다. 현재 그는 총선 준비차 경남 사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상화 전 관장은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일대 임야(1418㎡, 234㎡)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2억2627만7000원이다. 그의 배우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상가(99.28㎡) 및 오피스텔(59.34㎡)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각각 4억6363만7000원과 3억8274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또 최상화 전 관장의 배우자는 경남 사천 일대에 농경지(전과 답, 1752㎡ 등 7필지)와 임야(7387㎡)를 소유하고 있다. 한 필지 기준 최고 신고가액은 2102만원이다.

최상화 전 관장은 2013년식 그렌저HG를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2000만원이다. 본인과 배우자, 장녀가 보유한 예금의 합은 2억6891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최상화 전 관장의 장녀가 투자한 주식이 상당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장녀는 알톤스포츠 1890주, 이글루시큐리티 1650주를 갖고 있는데 2014년 기준 2015만3000원이었던 주식은 1년 사이 3056만2000원으로 뛰었다. 두 주식 모두 2014년에 전량 매입한 종목이다.

장녀 소유의 주식을 포함한 최상화 전 관장의 재산은 18억8976만7000원으로 파악됐다. 병역 사항은 최상화 전 관장의 사임 후 열람대상에서 제외됐다.

불출마 참모
줄줄이 면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임한 4명의 참모 가운데 병역을 이행한 참모는 2명, 면제된 참모는 1명이었다. 재산기록이 확인된 3명의 참모 모두 보유재산은 15억원을 훌쩍 넘겼다. 그렇다면 지난달까지 차출설이 나돈 남은 4명의 참모는 어떨까.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959년생으로 1981년 6월8일 육군에 입영했다. 그러나 1982년 6월30일 현역이 아닌 상태에서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일병이다.

안종범 수석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H아파트를 갖고 있다. 면적 132.00㎡의 아파트는 8억4800만원에 신고됐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월과 2월 면적 131.83㎡의 H아파트는 10억6500만원부터 12억3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다. 모두 4건의 거래가 있었고, 이 중 3건의 거래는 12억원 이상에 매매됐다.

안종범 수석의 장녀는 2015년 3월 기준 1억5720만6000원을 예금했다. 그의 장남은 2013년 1월 전역 후 919만4000원을 예금했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예금의 합은 8억441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모친 명의 재산은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6억7513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천영식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965년생으로 1986년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천영식 비서관은 수형(受刑)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 전세가액은 4억4500만원이다. 천영식 비서관은 문화일보 퇴직과 함께 문화일보(비상장) 주식을 매각하고 예금을 늘렸다. 천영식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7억8592만9000원이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1961년생이며, 1989년 2월18일 육군으로 입영했다가 같은 날 육군 소위로 복무를 마쳤다. 이는 전두환정부가 도입한 석사장교 제도 때문이다. 당시 석사장교에 선발된 후보생은 6개월간 군사훈련만 받으면 현역 복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석사장교 제도는 특혜 논란이 일면서 노태우정부 때 폐지됐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같은당 김재원 의원은 각각 석사장교 출신이다.

신동철 비서관의 장남 신모씨는 1987년생으로 2008년 5월 입대해 2010년 7월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이병(육군)이다. 또 장남이 보유한 예금은 1578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신동철 비서관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B아파트를 갖고 있다. 그의 배우자는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일대 건물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된 부동산의 총액은 8억9946만원으로 확인됐다. 또 신동철 비서관의 재산 총액은 8억3656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은행 빚 등을 제한 액수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1명인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1966년생이며 해군 출신이다. 1986년 8월7일 해군에 입영했고 1988년 12월24일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차출설이 돌았던 4인 가운데 유일한 현역이다.

그는 서울 강남구 삼성2동 J아파트(59.92㎡)를 2014년 7억7300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전세권 3억8000만원은 해지하지 않았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3월 59.92㎡형 J아파트 1채는 8억3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된 매입가와 약 3000만원 차이로 다른 참모의 부동산 신고가와 비교해 격차가 크지 않았다.

안봉근 비서관은 올해부터 모친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해까지 확인된 모친의 재산은 1억3441만1000원이었다. 안봉근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합은 7억2820만2000원으로 기재됐다.

차출론 진화
비박은 갸웃

흥미롭게도 차출설이 나돈 참모그룹 가운데 15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참모는 안종범 수석이 유일했다. 15억원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선거전에서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신고된 재산은 45억20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 역시 보유 재산으로 32억4721만2000원을 신고했다. 만약 재정 상황이 좋지 못한 참모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청와대의 개입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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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