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검찰총장 내정설 내막

선거용 교체카드 빼든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선정과 관련해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청와대도 그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까지 검찰 안팎에는 '김수남 대세론'이 힘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틈엔가 경쟁 후보 3인이 치고 올라온 모습이다.

김진태 검찰총장(52년생·사법연수원 14기)의 임기는 오는 12월1일까지다. 전임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59년생·14기)에 이어 40대 검찰총장에 오른 그는 비교적 무난히 조직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1월 초에는
차기총장 윤곽

현역 의원들이 잇따라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야권은 '정치적 중립성'을 시비 삼고 있다. 하지만 김 총장이 직접 수사를 챙겼다고 보는 시각은 야권 내에도 많지 않다. 김 총장의 뒤에서 때로는 김 총장 모르게 하명을 내릴 곳은 청와대 외에는 상상하기 어렵다.

검찰 내부에선 지난 6월께부터 차기 검찰총장과 관련한 정중동 행보가 감지됐다. 한 검찰 관계자는 "올해 검사들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해도 무방하다"라며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그래도 저마다 줄을 대는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지난 9월 초에는 "개점휴업"이란 표현이 나왔다. 특정 시기, 특정 사건을 수사할 경우 특정 후보자가 유리할 수 있는 까닭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연히 까다로운 사건은 김 총장의 후임이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더해졌다.

올 상반기만 해도 41대 검찰총장 1순위는 김수남 대검 차장(59년생·16기)이었다. 검찰 일각에선 청와대에 충성하지 않는 김 총장을 거르고 대구 출신인 김 차장을 올려보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 안팎에선 "야당이 지금은 검찰을 욕하겠지만 김 총장이 물러난 뒤에는 오히려 김 총장 시절이 그리울 거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렸다. 옛 안기부처럼 권력기관은 정권에 자발적으로 충성할 때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한다.

내부적으론 쉬쉬하던 차기 검찰총장의 윤곽이 이달 들어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김 총장의 남은 임기와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11월 초에는 차기 총장 후보자가 나와야 한다. 빠르면 이주 내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가 꾸려질 예정이다. 추천위는 검찰 고위직 출신 위원장을 포함해 민간위원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는 3명(혹은 3명 이상)의 총장 후보자를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해야 한다.

추천위 제도가 처음 도입된 때는 이명박정부 말기인 2013년 1월이다. 같은 해 2월 추천위는 당시 직책 기준 김진태 대검차장, 소병철 대구고검장(58년생·15기), 채동욱 서울고검장을 후보자로 추천했다. 법무부장관은 추천위가 꼽은 세 후보 가운데 한 명의 후보를 택해 청와대에 제청하게끔 돼 있다.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57년생·13기)은 최총 추천할 후보자로 채 전 총장을 선택했다. 문제는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탐탁지 않아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첫 검찰총장으로 점찍었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56년생·14기)은 추천위 단계에서 배제됐다. 인사권자의 의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때문에 김 총장을 뽑을 때는 만장일치 형태로 네 명의 후보자를 천거해 구색을 맞췄다.

총장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총장은 물론 서울중앙지검장조차 BH(청와대)와 교감 없이는 임명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채 전 총장은 '권력 공백' 상태에서 뽑힌 이례적인 케이스다.

김진태 후임
김수남 등 3파전

그렇다면 세 번째 추천위가 고를 세 명의 총장 후보자는 누구일까. 그간의 언론 보도와 검찰 관계자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대체적으로 세 명의 후보가 입길에 오르내린다. 가장 앞서있는 후보는 김 차장이다. 이를 추격하는 후보는 박성재(63년생·17기)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여기에 최근 경합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득홍(62년생·16기) 서울고검장이 '3파전'의 축을 이룬다.

김 차장은 지난 이명박정부 당시 '미네르바 전기통신기본법위반 혐의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던 그는 수원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른바 'RO' 사건을 지휘하며 이번 정부에서 가장 신임 받는 검사로 거듭났다. 이석기 옛 통합진보당 의원은 유죄(내란음모는 무죄)를 확정 판결 받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에는 사실상 검찰 '넘버2'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라 '정윤회 문건 유출 수사'를 매듭지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옛 측근과 친동생이 연루된 중요한 수사를 해결해준 셈이다.

대구 청구고를 졸업한 그는 TK·서울대 출신으로 검찰이 선호하는 출신 배경을 두루 갖췄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김 차장의 청구고 후배다. 단 판사로 법조 경력을 시작했고, '공안통'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법조계 특정인 내정설·좌천설 돌아
하마평 오르내리는 인사들 누구?
청와대와 붙은 반박계 바짝 긴장

청와대는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권분립을 어겨서라도 국회를 장악하고자 '연막'을 피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연일 주고받는 설전은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다툼의 한 단면이다. 야권은 물론 일부 '반박'을 움켜쥐기 위해선 자연스레 정치사범을 다루는 '공안통'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 경쟁 대열에 합류한 이 고검장은 공안통은 아니다. 그렇지만 선거 국면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고검장은 지난 2005년 첨단범죄수사부의 초대 부장을 맡았으며, SNS 등 온라인에서 나도는 '정치적인 글'을 잡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박근혜정부가 유독 '괴담 유포자 색출'에 집착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 고검장의 첨단범죄 수사 경력은 강점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 고검장은 서울 관악고를 나왔지만 대구 출신이다. 검사 생활의 상당기간을 대구와 부산에서 보냈다. ▲부산지검 울산지청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대구지검 강력부 부장검사 ▲대구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부산지검장 ▲대구지검장 ▲부산고검장 등 부산·대구의 거의 모든 요직을 거쳤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사촌동서 사이다.

지난 7월21일 법무부는 이 고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깜짝 전보 조치했다. 서울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인천지검 등 수도권 모든 권역을 관할하는 수석 고검장이다. 검찰총장에 이르는 한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고검장의 발탁을 놓고 일각에선 '저돌적인 스타일의 박 지검장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당시 <한겨레> 등은 이 고검장의 합류를 놓고 'TK출신 검찰총장 후보들의 충성 경쟁을 유도했다'는 분석을 전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 이 고검장이 '모발 감식' 기법을 도입, 마약사범을 잡아들이는 데 공을 세웠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이 고검장은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에 재직하며 '마약사범의 1년 전 대마 흡입 사실을 밝혀내는 수사기법'을 강구했다고 전해진다.

총선 앞두고
공안통 필요

물론 이 고검장에게도 약점은 있다. 이 고검장은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김현웅(59년생·16기) 법무부 장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보다 더 낮은 기수를 임명해 온 것이 검찰의 관례다.

그럼에도 김 장관보다 나이가 3살 어린 것은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어느 정도 반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나란히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 차장은 1959년생으로 감 장관과 나이가 같다.

3파전의 남은 한 축은 박 지검장이다. 박 지검장은 사법연수원 17기로 기수 안배를 고려하면 가장 유리하다. 박 지검장의 임명은 16·17기의 '전원 물갈이'를 의미한다. 검찰 내에는 사법연수원 동기생 혹은 후배가 총장이 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관습이 있다.

최근 검찰 안팎에선 박 지검장을 김 차장의 대항마로 띄우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출입 기자들을 통해 "요즘 BH가 박 지검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박 지검장에 대한 신뢰가 상당하다"라는 등의 소문을 흘리는 식이다.

박 지검장은 박근혜정부가 국정과제로 삼은 '부패와의 전쟁'을 추진해 온 책임자 가운데 하나다.
포스코 수사를 비롯해 자원외교 수사로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구속기소했고, 중앙대를 손보는 과정에선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잡아넣었다. 대한체육회·농협·KT&G 비리 수사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모두가 지난 정권을 노린 사실상의 '하명수사'다.

이외에도 박 지검장은 야당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세로 청와대의 환심을 사고 있다. 무소속 박기춘 의원은 일사천리로 구속됐고,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 역시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당 문희상 의원에게도 1차 서면조사를 통보하며 서서히 목을 죄는 형상이다.

여권에서조차 "박 지검장이 자리 욕심에 일을 너무 벌이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6일 칼럼을 통해 우회적으로 박 지검장을 비판했다. 포스코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5일 오후 'MB 형님' 이상득 전 의원을 소환할 계획이다.

박 지검장은 경북 청도 출신으로 대구고를 나왔다. 현 정권 실세 가운데 한 명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그의 고교 선배다. 박 지검장이 요즘 '대세'로 불리는 건 든든한 배경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단 고려대 출신이란 점은 '양날의 검'이다. 박 대통령은 이명박정부 때 권력을 가졌던 고려대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검장 역시 고려대 출신이란 점은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안통'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영향력을 미친다면 박 지검장에게는 불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지검장은 '특수통'으로 분류되며, 정무적 감각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박 지검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59년생·13기)은 '검란' 사태로 낙마한 바 있다.

소위 '빅3' 외에 물망에 오른 또 한 명의 법조인은 임정혁 법무연수원장(56년생·16기)이다. 임 원장은 앞선 세 명의 후보와 달리 '공안통'로 분류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과 대검 공안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18대 대선 당시 공안부장을 맡아 선거를 관리했다.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은 그의 고교 후배다. 단 서울 출신으로 지역색이 흐릿하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유승민 변수
끝까지 혼전

당초 독주체제를 구축한 김 차장은 흔들리는 모습이다. 양강, 3파전, 4파전 양상으로 후보군이 점차 확대된 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란 변수가 작용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박 대통령이 직접 '배신의 정치인'으로 매도한 유 의원은 김 차장과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김 차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유 의원과의 친분이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의 선택은 달라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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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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