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국내외 피서골프장 대타험

온도도 가격도 시원한 골프 “한번 떠나볼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골프장들도 발 빠르게 ‘피서골프’를 준비했다. ‘시원한 골프’는 단순하게 기온만 낮은 것이 아니다. 시원하게 내려간 그린피뿐 아니라, 풍성한 이벤트와 경품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시원한 그린피부터 풍성한 이벤트 진행…
아름다운 낭만 어우러져 가족여행으로 제격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몽베르CC(36홀)는 ‘피서골프 그린피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다. 해발 420m에 자리한 몽베르CC는 한여름에도 서울 등 도심지역보다 평균기온이 4~5도 낮아 피서골프로 유명하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을 치렀던 북코스에 한해서는 2부 티오프 시간에만 13만원을 받는다. 주말에는 토요일 최저 17만원부터, 일요일은 16만원부터 이용할 수 있다.

가족여행 가능한
골프리조트 시설

가족들과 함께 찾을 수 있게 ‘1박2일 패키지’도 내놨다. 36홀 그린피와 숙박, 조식을 포함해 주중 22만원, 금·토요일 32만원, 토·일요일 36만원, 일·월요일 29만원이다. 2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클럽모우 골프클럽(27홀 회원제)은 오는 8월 말까지 다양한 여름 이벤트와 서비스를 준비했다. 먼저 여성골퍼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우먼 데이 이벤트’를 열고 신페리오 방식의 스코어 집계를 통해 무료 라운드권, 고급 드라이버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IP존 이벤트 등 재미를 느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또 카트마다 얼음을 가득 채운 ‘냉 찜질팩’을 1인 1개 기준으로 구비해 수시로 더위를 식힐 수 있게 했고, 체크아웃 후에도 시원한 생수를 제공해 기분 좋게 귀가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골프장은 8월까지 ‘4가지 이벤트’를 만들어 골퍼들을 유혹한다. 먼저 2명만 가도 된다. 라비에벨 골프장은 가족, 친구, 연인 등의 친선 플레이를 위해 주중은 물론 주말 2인 플레이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7~8월에 한하며 라운드 5일 전에 예약이 오픈된다.
만약 ‘공짜 보너스 라운드’를 하고 싶다면 오전 8시 이전에 가면 된다. 27홀을 예약하면 18홀 라운드 후 점심을 먹고 오후 1시30분 이후 9홀이나 18홀 플레이를 해도 27홀 그린피와 카트피만 받는다.
골프장 토털서비스기업 골프존 카운티는 안성지역 3개 골프장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8월 말까지 골프존 카운티 안성H, 안성Q, 안성W 중 2개 이상 골프장에 내장하면 각종 할인 혜택과 쿠폰을 제공하며, 지급된 쿠폰은 9월13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외에도 골프존 카운티 모든 골프장에서는 우천 시 우의와 휴대폰 방수팩, 지퍼백을 무료로 제공하고 혹서기 시즌 그늘집에서 수박을 공짜로 제공한다.
안성H와 Q에서는 OB 특설티가 설치된 홀에서 OB를 한 고객이 보기를 할 경우 선크림을 증정한다. 여기서도 만약 ‘공짜 보너스 라운드’를 하고 싶다면 오전 8시 이전에 가면 된다. 27홀을 예약하면 18홀 라운드 후 점심을 먹고 오후 1시30분 이후 9홀이나 18홀 플레이를 해도 27홀 그린피와 카트피만 받는다.
도전 이벤트도 있다. 도전료 1만원만 내면 코오롱 웰케어의 천연 화장품 시자르 샘플키트 3종 세트, 그리고 2인 커피 쿠폰을 준다. 신페리오 방식으로 매주 우승팀에게 마우나오션리조트 2박 숙박권(별장형 콘도·90만원 상당)을 증정한다.
제일모직은 가평, 안성, 글렌로스 등 3개 골프장에서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보낼 수 있는 여름 이벤트 ‘어메이징 베네스트’를 오는 8월 말까지 실시한다. 가평, 안성베네스트, 글렌로스 등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골프장이 본격적 여름철을 맞아 어메이징 베네스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최상의 코스 품질과 품격 높은 서비스 등 만반의 준비로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했다.

가평·안성베네스트 등 3곳
어메이징 베네스트 진행


또한 국내 골프장 최초로 정보통신(IT)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스마트 스탬프’를 도입했다. 이는 일반 도장을 찍는 것처럼 스마트폰에 골프삼성 앱을 실행한 후 화면 위에 전자 스탬프를 찍으면 마치 실제 도장이 찍힌 듯한 이미지가 나타나며 스마트폰에 자동 저장되는 시스템이다. 먼저 ‘3.6.9 모바일 스탬프 랠리’ 이벤트가 있다. 골퍼들이 3개 골프장을 입장할 때마다 클럽하우스에서 스마트 스탬프를 매회 1개씩 찍어주는데 스탬프가 3, 6, 9개 모일 때마다 특별한 선물이 쏟아지는 이벤트다. 8월 말까지 스탬프를 최다 날인한 고객 3명에게는 주중 4인 무료 라운드권을 별도로 증정한다.

더위 날리는 시원한 샷
여름 해외 골프여행

‘버디 룰렛 이벤트’도 실시한다. 버디를 기록한 고객에게 즉석에서 해당 고객의 스마트폰에 스탬프를 찍어 주는 방식이다. 버디 스탬프가 3개 모일 때마다 스마트폰에 생성되는 모바일 룰렛 화면을 실행해 드라이버 헤드커버, 골프삼성 로고볼, 생맥주 교환권 등 다양한 선물 1000개를 증정한다. 스마트 스탬프를 이용한 이벤트는 제일모직의 3개 골프클럽에서 누적해 이용할 수 있다.
피서골프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다. 이맘때 골프 애호가들의 가슴은 설렌다. 본격적으로 무더워지는 국내를 벗어나 쾌적하게 즐기는 해외 골프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 장소 선택이 더 중요한 이유다. 여름에도 서늘한 기후, 휴가 후에도 일상 복귀에 무리가 없는 편안함, 가족과의 휴가까지 겸할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골퍼의 요구에 맞는 해외 골프장이 손짓하고 있다.
골드코리아가 운영하는 일본 고베 아와지 스프링 골프&아트리조트가 골프와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가족여행상품을 선보였다. 고베 아와지 섬은 일본의 지중해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골프여행은 2박3일 32만원, 3박4일 44만원(이상 숙식과 그린피, 카트피 포함), 골프를 하지 않으면 2박3일 20만원, 3박4일 28만원이다. 항공료는 별도로 개인이 직접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골드코리아에서도 제반 수속을 대행해 준다.
습한 더위는 없다. 일본 홋카이도는 7~8월에도 평균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선선하면서 쾌적한 기후 때문에 여름골프의 최적지로 불린다. 특히 유바리시에 자리한 샤토레제CC는 아즈고원의 능선과 시원한 이시카리만을 따라 펼쳐진 정통 27홀 규모의 골프클럽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토너먼트 대회인 샤토레제퀸스컵이 열리는 골프장으로 골퍼들 사이에서 명문클럽으로 인정받는 곳이다. 홋카이도 치토세공항에서 50분 만에 닿는 만큼 이동의 피로가 적다.
시원하게 즐기는 골프와 함께 쌓인 피로를 온천욕으로 풀 수 있는 것도 장점. 샤토레제의 천연온천은 탄산수소이온을 함유해 아토피 등 피부병에도 효과가 좋다. 투어피플(tourpeople1.com)은 3일의 짧은 일정부터 10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샤토레제 상품을 판매한다. 89만9000원부터.
짧은 기간에 여름휴가와 골프를 겸하고 싶다면 규슈의 미야자키로 눈을 돌려보자. 인천공항에서 미야자키국제공항까지는 약 1시간40분이면 닿는다. 보통 5~6시간 걸리는 동남아여행이 피곤하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많은 클럽 중에서도 시가이아리조트는 가족을 동반한 골퍼들에게 최적이다. 리조트 내 피닉스CC와 톰왓슨CC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스다. 피닉스CC는 일본골프투어(JGTO)대회인 던롭피닉스토너먼트가 펼쳐지는 곳으로, 타이거 우즈가 이곳에서 2004년, 2005년 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면서 더 유명해졌다. 큰 대회를 여는 골프장인 만큼 그린 상태는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페어웨이 양쪽으로 뻗은 울창한 해송들이 바람을 막아줘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라운드 후에는 리조트에 있는 미야자키쉐라톤호텔에서 편히 쉴 수 있다. 넓은 객실과 태평양 해안이 펼쳐지는 전망으로 유명하다. 호텔 주변에는 온천, 동물원과 식물원, 야외수영장과 스파 등이 있어 가족을 동반한 경우에도 걱정이 없다.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골프를 치고 관광까지 하고 싶다면 선택지를 넓혀보자. 사이판공항에서 30분 안팎이면 닿는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는 사이판 유일의 36홀 골프클럽이다. 사이판 최고봉인 타포차우산을 뒤로 한 뛰어난 풍광이 인상적이다.

남태평양과 열대우림의
색다른 낭만까지 체험

라오라오만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코스 설계는 세계적인 프로골퍼 그레그 노먼의 솜씨. 경기 후 리조트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바비큐를 즐길 수 있고, 전 객실에서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가 보이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수영장, 스파,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일성여행사(ilsungtour.com)는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4박5일 상품을 판매한다. 인천에서 사이판까지 제주항공을 이용하며 골프 외에 한국인 위령탑, 만세절벽 등 관광지 투어가 포함된다. 가격은 135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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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⑥좌파 14명 체포 실패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2·3 계엄 당일 내란 주동자들은 정치인과 판사 등 자신들이 반국가 세력으로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위해 서둘렀다. 하지만 준비가 된 것은 각 군의 사령관들뿐이었다.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의 설치는 훈련 상황서도 24시간가량 걸리는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미리 계엄을 준비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 실무진에게 준비시키지 않은 점이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주도자들이 정치인과 판사 등 ‘좌파세력’이라고 지칭한 14명의 체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그 내막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의 미설치가 있다. 진술 나오자 다른 전략 <일요시사>가 검찰 진술 조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계엄이 시작된 계기와 14명의 체포 미수 및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불법 점거의 실패 이유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를 꼽았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국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립은 심각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은 자기들끼리 뭉쳐서 법안을 통과시켰고 윤 전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사용했다. 또 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찰들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고 김건희씨와 관련한 특검법을 계속 발의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7일경,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식사 자리서 “수사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를 탄핵하고, 헌법재판소가 마음에 안 들면 정족수를 자르고, 이게 나라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세력의 준동에 관해 청주간첩단 및 창원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서 잡은 인원들을 판사 기피 신청이 들어오면 단기간에 결정하는 것이 상식인데 6개월이나 결정을 하지 않아 간첩들의 구속 기간이 끝나 다 풀려나 돌아다니는데도 이런 것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니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비상계엄)이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야당의 패악질로 나라의 미래가 없다. 국가 비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들은 비상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 이때 체포 명단인 이른바 ‘좌파 세력’ 14명의 명단과 군대를 어떻게 투입할지 등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체포 명단의 사람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게다가 내란 주동자들은 검찰 진술과 형사 법정 등에서도 체포하려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합수부 미설치로 체포 불가” “합수부 없어 시작부터 위법” 김 전 장관은 검찰에 “주요 정치인 등에 대한 검거를 시도한 바 없다. 혐의가 있어야 검거를 시도하지 않겠냐”며 “언론에 나오는 위치 추적 등은 포고령에 따라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니 주요 정치인 몇 분과 부정선거 등과 관련해 사회서 의혹이 제기되는 사람들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라고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작전에 투입된 군인들의 진술로 체포 명단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체포를 지시하고 시도했다는 것마저 모두 드러났다. 체포 시도가 있었다는 진술이 계속해서 나오자 내란 주동자들은 다른 전략을 세우게 된다. 바로 ‘합동수사본부 미설치’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진술서 합수본이 미설치돼 체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사령부와 합수본이 설치되는 과정이라 검거가 불가능하다”며 “합수본이 설치되려면 검찰과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데 아무런 대비도 없이 체포부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의 진술은 계엄 직후 선관위에 국군 정보사령부 부대원들을 보내 선거인 명부 관리 서버를 장악하고 선관위 당직자들에 대한 통신 제한(휴대전화 압수)과 감금이 위법한 수사 활동임을 나타내고 있다. 계엄이 터지면 통상적으로 합수본 역할을 맡는 국군 방첩사령부 관계자도 검찰 진술 당시 선관위 투입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영희 방첩사 비서실 1과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방첩사 소속 군인들로 하여금 중앙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도록 지시하거나 계엄 해제 이후 관련 증거를 제거하도록 시킨 것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성 미리 알고? 박성하 방첩사 기획조정실장은 “현장에 나가 있던 소위 체포조에 대해서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전시에도 방첩사가 일부 범죄에만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전시나 계엄 상황이라도 관할권이 없는 선관위나 정치인 등 체포나 점거는 경찰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합수본(방첩사)은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역 합수단서 해야 할 일을 방첩사 인원으로 진행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군검찰 출신 변호사는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임명하는 군사경찰 관리, 경찰공무원, 국가정보원 직원 중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 그 밖에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구성된다”며 “또 합수본은 계엄사령관이 지정한 사건의 수사와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의 조정·통제업무를 관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선관위로 투입된 인원들은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지도, 임무를 하달받지도 않았다”며 “게다가 합수본까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시작부터 위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사와 방첩사 모두 계엄사령군(군사경찰)이 아니기에 정당한 절차가 없었다면 반란군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은 계엄 업무를 해본 김 전 장관이 왜 무리수를 뒀는지다. 김 전 장관은 대한민국 합동참모부서 작전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합참 작전본부에는 계엄과가 편제돼있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이 계엄군과 합수본 지정 및 운용 등을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 합참 계엄과서 편찬하는 계엄실무편람에도 잘 나와있기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 계엄이 선포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면서 박안수 전 육국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일부 사령관 등에게만 공유됐던 12·3 계엄 작전은 계엄사령부가 설치되기도 전에, 합수본이 설치되기도 전에 끝났다. 사령부만 알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에게 국회와 선관위 출동을 하면서 방첩사에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서 임무 수행을 하라고 지시했다. 김 전 장관이 방첩사에 지시한 임무는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100명씩 인원을 요청하고 선관위로 먼저 투입된 국군 정보사령부가 접수한 선관위 서버를 꺼내오라는 지시였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경찰에 인원 요청을 한 것은 정치인, 판사, 등 민간인 체포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방첩사가 요청한 수사관 지원 요청을 4차례 거절했다. 조사본부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 당시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방첩사로부터 수사관 100명 지원을 네 차례 요청받았지만,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며 “이후 합수본 실무자 요청에 따라 시행 계획상 편성돼있는 수사관 10명을 지난해 12월4일 오전1시8분 출발시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의 수사관 파견 요청에는 불응했고, 계엄 시행 이후 방첩사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합수본 요청에는 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관이 파견된 시간은 이미 계엄 해제 의결이 이뤄진 뒤였다. 합수본이 계엄 해제와 비슷한 시기에 모양새라도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전 장관이 계엄 직후 전군주요지휘관회의서 여 전 사령관에게 합수본 설치를 지시했지만 설치가 늦어진 이유가 있다. 방첩사에 내려진 지시는 좌파세력 체포와 합수본 설치, 검찰과 경찰 및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협조 요청 등으로 내란 주동자들에게는 어느 것 하나 미룰 수 없는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기획조정실장은 “부대에 도착해보니 OOO회의실에 여 전 사령관이 이경민 참모장, 이창엽 비서실장과 같이 있었다”며 “합수본 설치 지시를 받으려 사령관에 물어봤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여 전 사령관이 다른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합수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우리 대원들은 다 나가 있다’고 말하며 통화에만 집중했을 뿐 합수본 설치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엄 6개월 전부터 준비 실무진만 ‘닭 쫓던 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될 텐데 방첩사는 계엄 선포 예정 사실을 알고 준비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계엄이 선포되면 합수본을 설치해야 하는 사람이 나다. 하지만 나는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체포조를 운영한 수사단장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는 “방첩사 비상소집이 완료된 시간이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4분”이라며 “합수본은 기본 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서 계엄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방첩사 인원들이 전원 소집되는 시간에 이미 계엄은 해제된 것이다. 방첩사의 작전 계획상에는 상황실 설치에 8시간, 합수본 설치에 24시간을 예정하고 있는데 비상계엄이 3시간 만에 해제됐다. 본부 설치에만 24시간이 걸리며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합수본을 완전히 구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군사학과 교수는 “계엄 선포에 대해 사령관과 참모진 외에 실무자에게도 공유가 됐다면 미리 합수본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가 계엄이 선포된 후 바로 체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번 계엄의 패착은 이전 계엄과 달리 빠르게 대처한 국회를 막지 못한 것과 계엄사령부부터 합수본까지의 실무자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첩사 사령부에서는 미리 계엄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 소속 간부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방첩사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체결한 MOU에 언급된 ‘합동수사본부’는 계엄 시 설치되는 합수부가 맞다”고 진술했다. 방첩사와 국수본은 지난해 6월28일 ‘안보범죄 수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합동수사본부 설치 시 편성에 부합하는 수사관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방첩사가 계엄을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휘부에서 최초에는 지난해 5월 초순경 3주안에 체결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보통 미국 국방정보국(DIA) 등 해외정보수사기관과 이런 MOU를 맺고, 국내 기관은 관련 법령이 있어 MOU를 맺지는 않는다. 국내 기관과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굳이 이런 MOU를 맺는 게 의아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다만 조지호 경찰청장은 해당 MOU에도 불구하고 계엄 당일 수사관 지원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조 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나와 “방첩사 주관으로 수사본부가 꾸려질 수 있으니 경찰서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으며 계엄 당일 수사관 81명이 방첩사 요청으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과 구상 흡사 내란 주동자들은 경찰력을 대거 방첩사로 파견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정치인 체포 작전을 벌일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79년 비상계엄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만든 합수본과 흡사한 구상이다. 당시 합수본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에 대한 정보 기능을 도맡아 12·12 군사 반란의 수괴인 전두환씨가 권력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엄 사령부 구성도 완전 실패 <일요시사>가 확보한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계엄사령부는 구성조차 못했다. 권영환 전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은 계엄이 선포된 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계엄사령부 설치를 도와라’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그는 육군 본부 참모진들이 올라올 때까지 계엄사 상황실 구성 준비를 했다. 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에는 2실(비서실, 기획조정실) 8처(정보처, 작전처, 치안처, 법무처, 보도처, 동원처, 구호처, 행정처)를 구성하도록 돼있으나. 권 전 과장이 계엄사 상황실을 구성하고 있을 당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해제 요구결의안’이 가결됐다. 당시 권 전 과장이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니) 법률상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돼있다”고 말하자 박 전 총장은 “그런 것을 조언할 것이 아니라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일머리가 없다”며 “올해 연습을 두 번이나 했다고 하면서 구성을 왜 빨리 못하냐”고 꾸짖었다고 한다. 이는 내란 주동자들이 2차 계엄을 생각하고 있었으며 계엄사 구성의 역할이 합참에 있었다는 것을 내포하는 대목이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