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졸음운전, 대형차 졸음쉼터 부족

도로 위에선 잠이 적이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1년부터 전국 고속도로 및 일반국도에 졸음쉼터를 설치·운영 중이다. 이로써 교통사고가 매년 평균 0.37%씩 줄고 있으며 사망자 및 부상자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름휴가철을 맞아 <일요시사>가 전국 고속도로 졸음쉼터의 현황을 살펴본 결과, 대형차 주차공간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로 지적된다.

도로교통공단의 ‘2015년판 교통사고통계 요약’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111만115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만5980명이 사망하고 170만4622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종류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전체 교통사고의 0.32%(3583건)를 차지, 240건의 사망 교통사고에서 273명이 사망해 7.6%의 치사율로 조사됐다. 고속도로의 교통사고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조사된 반면 특별광역시도 및 시도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15만9904건(사망자 2428명, 부상자 23만7252명)으로 치사율은 1.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잦은 서해안선

여름휴가철인 7월16일부터 8월15일까지의 5년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총 9만4687건(사망자 2122명, 부상자 14만9714명)이다. 월 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9만259건)보다 2091건이나 많은 셈이며 하루 평균 61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사망하고 966명이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철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1254건으로 집계돼 1.32% 수준이나 경미한 부상에 그치는 경우가 희박한 것으로 분석돼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도로교통공단의 조사와는 달리 한국도로공사는 졸음에 의한 교통사고 원인을 20% 수준으로 보고 있어 실제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는 교통사고 주요인으로 졸음운전을 비롯한 주시태만(28%)과 과속(21%)으로 꼽고 있으며 안전거리 미확보 및 타이어 파손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전국 고속도로와 일반국도에 운전자들의 휴식공간인 졸음쉼터를 설치·운영해 오고 있다. 졸음쉼터 설치 후 교통사고 발생량은 매년 평균 0.37%씩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실제로 졸음쉼터가 설치되기 전과 후의 4년간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비교해보면 졸음쉼터 설치 전(2007~2010년)에 88만6352건(사망자 2만3379명, 부상자 138만9201명)이 발생했으나 설치 후(2011~2014년) 88만4273건(사망자 2만475명, 부상자 135만2164명)으로 크게 줄었다. 4년간 교통사고가 2079건 줄어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2904명, 3만7037명씩 감소했다.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졸음쉼터 설치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까지 19개 노선에 154개소의 졸음쉼터가 설치됐으며 2017년까지 56개소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2011년에 40개소, 2012년에 70개소, 2013년에 23개소, 지난해 21개소가 설치됐으며 올해 30개소가 추가 설치된다. 2016년과 2017년의 예정 추가 설치 졸음쉼터는 26개소다.

<일요시사>가 전국 고속도로 졸음쉼터의 설치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대형차 주차면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대형차 운전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고속도로 졸음쉼터의 주차면수별 현황을 살펴보면 소형차가 19개 노선 150개소 1490개면, 대형차가 11개 노선 36개소 134개면이다.

서해안선(340.8km), 제2중부선(31.1km), 서울양양선(61.41km), 호남지선(54km), 청주상주선(79.4km), 익산장수선(58.9km), 고창담양선(42.5km), 대구포항선(71km), 남해1지선(17.4km)의 9개 노선에는 대형차 주차공간이 확보된 졸음쉼터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곤한 대형차 꾸벅하면 대형사고
고속도로 쉼터 주차공간 부족 지적

대형차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노선 가운데 가장 긴 구간인 서해안선의 상행에는 10개소, 하행에는 9개소의 졸음쉼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147개면 모두 소형차 주차 가능 공간으로 대형차 운전자들은 이용이 불가하다. 대형차 운전자는 휴게소에서만 휴식이 가능하나 화물차휴게시설을 갖춘 휴게소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해안선 하행의 경우 휴게소 간 거리는 화성휴게소-행담도휴게소(27.2km)-서산휴게소(35.3km)-홍성휴게소(21.8km)-대천휴게소(20.9km)-서천휴게소(30.4km)-군산휴게소(26.4km)-부안주차장(37.5km)-고창고인돌휴게소(26.8km)-영광휴게소(34.7km)-함평천지휴게소(19.9km)다.

서해안선 하행의 경우 휴게소간 평균 거리는 28.1km로 화물차 제한속도인 80km/h 주행 시 21분 정도를 이동해야 휴게소에서 휴식할 수 있다. 서해안선 내 휴게소간 거리가 가장 긴 구간은 군산휴게소-부안주차장(37.5km)간 이동에는 80km/h 주행 시 28분, 최저 제한속도인 50km/h 주행 시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이 구간은 2차로로 대형차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할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해안선의 화물차 제한속도는 비봉IC-매송IC(최저 55km/h, 최고 90km/h)를 제외한 전 구간이 최저 50km/h, 최고 80km/h다.

전북경찰에 따르면 서해안선을 이용하는 대형차는 전체 이용차량의 5.5%에 불과하나 대형차량 사고 사망자가 4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차량의 치사율은 일반 차량의 치사율(7.6%)보다 2배 가량 높은 14.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12일, 대천휴게소 인근에서 대형차량 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차선에 정차하고 있던 트럭을 뒤에서 주행하던 덤프트럭 운전자가 들이받으면서 일어난 사고였다. 또한 2월에도 대형차의 후미등 고장으로 뒤에서 승용차가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해 승용차 운전자인 20대 남성이 사망했다.

지난 2013년 1월에는 서해안선 함평군 인근을 주행하던 6.5톤 화물트럭 운전자 김모(56)씨가 14톤 카고트럭을 들이받아 현장에서 즉사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광천나들목 인근에서 화물차와 승용차 간 추돌사고가 발생해 승용차에 탑승했던 승객 1명이 사망했다.

휴게소서만 쉬어야

100km/h 주행 시 1초간 이동거리는 28m다. 4초만 졸더라도 112m를 이동하는 것이다. 깜박 졸음에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차와 승용차 간, 대형차량 간 교통사고는 치명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대형차 운전자를 위한 졸음쉼터가 추가 설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름휴가를 마치고 귀가하는 운전자들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 졸음쉼터에서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vernuri@ilyosisa.co.kr>

 

<전국 고속도로 졸음쉼터 현황>

노선 쉼터(개소) 소형차 주차면수 대형차 주차면수
88선 1 2 5
경부선 22 291 13
고창담양 2 11 .
남해1지선 2 24 .
남해선 10 87 20
남해선(영암순천) 3 16 6
대구포항선 2 27 .
서울양양 1 5 .
서해안선 19 147 .
영동선 12 91 22
울산선 2 15 4
익산장수선 2 14 .
제2중부선 2 34 .
중부내륙선 11 90 16
중부선 23 224 9
중앙선 13 166 25
청주상주선 5 35 .
평택제천 2 22 6
호남선 15 143 8
호남지선 5 46 .
154 1490 134

 

구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예정)

2016년 이후(예정)

졸음쉼터(개소) 0 40 70 23 21 30 26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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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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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