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아이파크몰 ‘마진 조작’ 의혹

“상품 수불원가 수정…전산에 손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현대아이파크몰의 ‘갑질’이 도마에 올랐다. 인터넷몰 현대아이몰의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근거 없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진율 전산 조작 의혹까지 일고 있는 상태다.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현대아이파크몰은 현대아이몰을 통해 상품을 인터넷(옥션, G마켓, 11번가 등)으로 판매해왔다. 현대아이몰을 운영했던 A씨는 사업수완을 발휘해 매출증대에 기여해왔다. 그러던 A씨에게 10년 계약 중도해지라는 불편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현대아이파크몰은 인터넷몰을 직영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
갖은 사유로 팽
 
A씨는 2010년부터 현대아이몰을 운영해 연매출 30억원이던 인터넷몰 매출을 300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현대아이파크몰이 현대아이몰에 온라인백화점 운영대행계약 해지예정통보를 했다. 이어 내용증명을 통해 온라인백화점 운영대행계약해지 확정통보를 했다. A씨가 그동안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현대아이파크몰이 A씨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사유는 이렇다. ▲계약에 따른 계약이행보증보험 제출의무 불이행, 제소전 화해조서 제출의무 불이행 ▲사무실 관리 미납 ▲지속적 회의 요청 불응 ▲11번가(커머스 플래닛)에 대한 광고선전비 미입금 등 재무불안정성 증대 ▲현대아이몰 CS담당직원, MD담당직원 등 직원들에 대한 월급미지급이 집단퇴사로 정상적인 운영 불가능 ▲CS번호 무단변경으로 인한 업무방해 ▲배송비 미결재로 배송이 장기간 지연되는 등 지속적인 배송상의 문제점 발생 ▲현대아이파크몰 승인 없이 GS홈쇼핑과 계약을 해지한 계약위반 행위 등이다.
 

현대아이파크몰은 2013년부터 총 7차례에 걸쳐 현대아이몰 부실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고지한 공문을 보내고 현대아이몰 직원들도 지속적으로 만나 시정을 요구했으나,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알린 해지사유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11월 변호사를 통해 현대아이파크몰에 통고서를 보냈다. A씨 측 변호사는 계약해지 통보 사유에 반박했다.
 
우선 계약과 관련해서는 A씨가 계약체결 이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현대아이파크몰과 정산방법상의 이견이 있어 부득이 그 이행절차를 보류하고 있었을 뿐이고, 보증보험증권은 자금을 집행하는 현대아이파크몰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제소전 화해조서의 경우 현대아이파크몰이 비용부담을 해 절차를 개시하면 A씨가 이에 협조하는 것으로 했는데, 현대아이파크몰이 그 비용부담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않아 이행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대료 문제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위법하게 정산지연을 하는 바람에 임대료 등을 미납했을을 뿐이어서 부당하다고 했다. 또 A씨는 현대아이파크몰 회의 요청에 불응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현대아이파크몰이 현대아이몰의 정산방법 변경에 관한 공문에 대해 부실한 답변을 하거나 답변을 회피했다고 했다.
 
현대아이몰 통해 온라인백화점 대행
계약기간 남았는데…돌연 해지 통보
 
광고선전비 미입금 문제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정산지연 및 세법상 위법한 처리를 통해 현대아이파크몰 자금운용부담을 A씨에게 전가한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했다. 일부 직원의 월급 미지급 사태는 현대아이파크몰의 위법적이면서 부당한 정산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월급 미지급 사태에도 A씨가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자체적으로 대행인력을 통해 경영을 했으므로 현대아이파크몰의 적법한 정산이 진행되면 직원의 급여 미지급 상태는 해소될 것이라고 봤다.
 
 
CS번호 무단변경의 경우 전산적 오류는 일부 인정하나, 개인고객들의 전화를 업무 주체 회사인 현대아이파크몰에게 대응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A씨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온라인쇼핑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윤리상 부당하다고 했다.
 

배송비 미결재의 경우 A씨는 전반적인 자금 결제 전환으로 인해 익월 결제가 당일 결제로 변경되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배송비 결제를 해왔고, 결제가 지연된 상태는 현대아이파크몰의 위법한 정산지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배송비 미결제에 관한 지적 역시 부당하다고 했다. 계약위반행위의 경우 현대아이몰은 GS홈쇼핑과의 계약을 해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점 역시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현대아이파크몰은 지속적으로 현대아이몰의 영업을 방해해왔다. 지난해 1월부터 현대아이파크몰 팀장과 과장이 전 온라인몰 관련 채널을 방문해 조만간 백화점이 온라인 운영을 직영할 것이라는 공표를 하고 다님으로써, 채널로 하여금 마케팅 전략의 혼선으로, 광고 노출 축소 등으로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게 돼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돈 되니까…
직영으로 전환?
 
같은 해 10월에는 현대아이파크몰 팀장이 CS직원들에게 온라인쇼핑업무가 곧 종료된다며 A씨의 업무를 방해했다. 같은 시기 매출증대를 위해 홈플러스, 패션플러스, 아이스타일24, 이마트 등 신규 채널 확대계획에 따라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승인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현대아이파크몰이 백화점 매니저들에게 온라인 판매 중인 상품을 전부 내리라는 지시를 함으로써 A씨의 고유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했다. 또한 고객의 구매 미확정행위로 인해 채널에 남아 있는 금액(월평균 3억∼7억원)을 현대아이파크몰이 정산하지 않아 A씨는 그만큼 자금부담을 안게 됐다. A씨는 현대아이파크몰에 수차례 사정을 전달했지만 끝내 시정되지 않았다.
 
 
앞서 2013년 9월에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지급받는 수수료 0.5%를 2%로 인상하자고 압박을 가했다. A씨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산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대금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기도 했다.
 
또한 A씨는 용역대행계약에 의해 온라인 위탁업무를 하고 있어 임차료를 부담할 의무가 없는데도 현대아이파크몰이 사전 통보 없이 대금에서 임차료를 상계처리 해왔다고 주장한다. 같이 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타 업체 두 곳이 무상으로 사무실을 사용한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A씨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가 문제되지 않음이 명백하다”고 했다.
 
전산기록 의문
경찰 수사 중
 
A씨는 지난해 10월(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시점)에 앞서 7월에 현대아이파크몰 온라인쇼핑몰 각 부문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것이 자신을 밀어내기 위한 현대아이파크몰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한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복지몰((주)명진: 직원전용 쇼핑몰) 채용이었다”며 현대아이몰 계약해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현대아이파크몰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대한 건으로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공정거래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가 현재 지난달 24일 공정거래위원회로 사건을 송부해 현재 당국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A씨는 이 같은 근거를 들어 현대아이파크몰의 계약해지통보가 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A씨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전산 조작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전산 조작 소문을 들은 A씨는 상품출고인도인수증을 살펴봤다. 확인 결과 원가 숫자가 달라져 있었다. A씨는 현대아이파크몰이 상품 수불원가를 계획적으로 임의 수정해 이익을 편취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6만건 이상의 전산을 조작해 현대아이몰에 1억3000여만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상품출고 인도인수증 보니…
4년간 6만건 “숫자가 달라”
 
인터넷몰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약속된 마진율 내에서 쿠폰 할인율을 조정함으로써 매출과 수익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아이파크몰이 A씨에게 판매가 1만원인 상품에 대해 30%(3000원)의 수수료를 주기로 약속하면, A씨는 주어진 마진율 내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할인쿠폰을 사용한다.
 
이때 주어진 마진율의 운영권한은 A씨에게 있다. 즉 1만원인 상품을 판매할 때 수수료 30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A씨가 영업이익을 수수료의 10%(1000원)를 목표로 정하고 할인쿠폰을 20%(2000원) 사용하면 매출을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약속 마진율은 현대아이파크몰 입점 업체인 상품브랜드 매니저가 전산을 입력하며, 상품별 원가 수정(마진율 수정)은 현대아이파크몰만의 권한이기 때문에 A씨는 절대로 수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A씨에 따르면 현대아이파크몰은 전산 조작 문제가 불거지자 ‘전산 조작 당사자는 협력업체 책임자’라며 매니저들에게 강제진술을 강요했다. 매니저 박모씨의 심경을 녹취한 속기록을 보면 전산 조작과 관련해 시끄러웠던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사인만 해서 내는데 우리가 고쳐서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고친 적 없고요. 우리는 사민만 해서 그대로 올려요. 그렇게 애기했거든요. 그런데 고쳤다는 거예요. 그걸 왜 나한테 뒤집어 씌었어요.” 
 
매니저 박씨는 ‘상기 브랜드는 인터넷 판매 시 출고인도증 서류에 마진 수정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정산 마진율만을 사용하였음을 확인합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다. 현재 박씨는 백화점을 떠난 상태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요청을 했을 뿐 일체의 압력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A씨가 제기한 전산 조작 의혹에 대해 현대아이파크몰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마진 입력을 현대아이파크몰이 하기에 조작이라고 주장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진 조정은 통상적인 영업활동 중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업무다. 다만 백화점은 주문과 매출이 동시에 발생하는 관계로 매출 확정과 정산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아 왔지만, 온라인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구멍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대아이몰의 손해분도 있지만 현대아이파크몰이 과 지급한 금액도 현재까지 파악된 것이 4000여만원”이라며 “이 문제는 정산함에 있어 제대로 청구하지 못한 현대아이몰이 문제를 현대아이파크몰에 전가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통상적인 영업
빈번하게 발생”
 
현대아이파크몰 전산 조작 문제를 수사 중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A씨는 “직원들과 회사에 대한 보상 및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갑의 횡포와 부도덕한 기업은 시간이 갈수록 많은 사람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퇴출시켜 ‘토사구팽’ 했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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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