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 우승상금 배분은?

한국이 미국보다 후하다?

‘넵스 헤리티지’ 대회
상금 증액 플랫폼 최초 도입

지난 6월7일 막을 내린 ‘넵스 헤리티지 2015’골프대회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갤러리 입장 수익, 기념품 판매 수익 등 부가적 수익을 총상금에 더해 진행하는 ‘상금 증액 플랫폼’을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주최사인 넵스는 대회 3라운드가 종료된 뒤 개최지인 경기도 여주 360도CC 18번홀 그린에 설치된 디 아너스 오피스(넵스의 사무가구를 골프 코스 내에 그대로 가져다 놓은 공간)에서 갤러리와 출전 선수, 주최사, KPGA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오픈식 결과 총상금액이 이렇게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 상금액은 기본 상금액 4억원에 갤러리 입장권 및 기념품 판매금 2억3236만7000원이 더해진 것이다. 이러한 상금 증액 플랫폼을 도입한 것은 국내 남녀 프로골프 통틀어 최초다.
총상금액은 ‘갤러리가 상금을 디자인하다’라는 콘셉트 아래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권을 구매한 갤러리 3명에 의해 오픈됐다 ‘넵스 헤리티지 2015’는 기존 책정된 총상금 4억원(우승상금 8000만원)에 2억원이 넘는 기타 마케팅 수익을 더한 6억3236만7000원이 총상금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우승자인 이태희(31·OK저축은행)는 1억2647만3400원을 우승상금으로 받았다.
그렇다면 KPGA투어에서는 우승상금을 비롯해 참가 선수들의 상금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승자는 그 대회 총상금의 20%를 가져간다. 준우승은 총상금의 10%를 챙긴다. 만약 총상금 5억원 대회라면 우승자는 1억, 준우승은 5000만원이 상금으로 책정된다. 간혹 스폰서의 요청으로 배분율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다.
공동 순위가 나올 때에는 상금을 합산해 다시 공평하게 나눈다. 공동 2위가 3명이면 2위부터 4위까지 상금을 더한 뒤 3으로 나눈 금액을 손에 쥐게 된다.
우승자가 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마추어 선수와 올 시즌 ‘군인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국군체육부대 소속 선수들이 해당된다. 지난 4월 시즌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인회(28)는 군인 신분이라 상금을 받지 못했다. 2013년에는 당시 아마추어였던 이수민(군산CC오픈), 이창우(동부화재 프로미오픈)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역시 상금은 구경도 못했다. 우승상금은 프로 1위가 가져간다.
컷 탈락한 선수는 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참가 선수들은 1, 2라운드 때 상금을 획득하기 위한 마지노선인 60위 내에 들기 위해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한다. 하지만 3라운드가 되면 60위 안의 선수들은 조금 더 높은 순위와 상금을 위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는 데 이때 순위가 요동친다. 그래서 보통 3라운드 경기를 무빙데이 (Moving day)라고 일컫기도 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도 총상금의 20%가 우승 상금으로 남자대회와 상금 배분율은 비슷하다. 예외도 있다. 총상금 규모가 10억원을 넘어갈 경우 20% 이상의 우승상금을 책정할 수 있다는 별도의 조항이 있다. 한화금융클래식의 경우 총상금 12억원인데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우승상금의 비율이 25%나 된다. 올해 신설된 12억짜리 대회인 BMW챔피언십도 3억원으로 우승상금이 정해질 전망이다.
해외 투어는 총상금 규모가 커 우승상금이 많지만 배분율만 따지면 국내 투어보다 ‘짠돌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경우 우승상금 비율을 총상금의 18%로 정해놓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변동은 없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US여자오픈(18%)을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서 총상금의 15%를 우승상금으로 지급한다. 유럽도 비슷한 수준이다.
선수들의 상금은 고스란히 통장에 입금될까. 그렇지 않다. 국내 남녀투어는 상금에 대한 세금 정책이 동일하다. 소득세 3%, 주민세 0.3%에 특별세 6.7%가 붙어 합계 10%의 세금이 붙는다. 우승 상금이 1억원이라면 10%인 1000만원을 제외한 9000만원이 입금된다. 미국은 주마다 세금이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상금의 30~ 35%를 세금으로 징수한다. 일본은 20%를 외국인 선수에게 매긴다.
드디어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누르고 ‘넘버 1’이 됐다.
골프팬들이 최근 세계랭킹 산정법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여자는 2006년 2월 도입된 ‘롤렉스랭킹’이 출발점이다. 미국의 1, 2부 투어와 유럽 1, 2부 투어, 한국, 일본, 호주, 중국 등 8개 단체가 공인하는 시스템이다. 2년간 35개 대회 이상의 성적을 바탕으로 랭킹을 결정한다. 처음에는 15개 이상이었다가 미셸 위(미국)가 순식간에 3위에 오르자 객관성 문제로 35개로 기준점을 확대했다.
당연히 13주 이내에 열린 최근 대회 포인트가 더 높다. 일반 대회 우승자는 보통 60~70점, 상위랭커가 얼마나 출전하느냐에 따라 배점이 다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경우 상금랭킹 30위 이내의 선수가 많이 출전해야 포인트를 따는데 유리하다. 5개 메이저는 100점으로 가중치가 있다. 국내 대회 우승자는 20~25점, 일본은 20점 미만이다.
기권이나 실격은 포인트가 없어도 출전한 것으로 인정하고, 2년 동안 투어를 떠나면 아예 세계랭킹에서 제외한다. 15일 현재 롤렉스랭킹은 그야말로 ‘한국천하’다.
박인비가 1위로 올라섰고, 김효주(20)가 4위, 유소연(25)이 7위로 ‘톱 10’에 진입했다. 스테이스 루이스(3위)와 크리스티 커(9위), 브리타니 린시컴(10위)의 미국군단 역시 3명이다. ‘톱100’에는 36명이 포진해 인해전술을 펼치고 있다. 남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를 비롯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아시안(APGA)투어, 호주투어, 남아공투어 등 세계 6대 투어가 결성한 국제투어연맹과 4대 메이저대회 주최 측이 만든 ‘세계랭킹위원회’가 선수들이 2년간 얻은 포인트를 합산해 랭킹을 매긴다. 여기서도 최근 성적을 높게 반영하고, 대회별 가중치가 다르다.
4대 메이저는 우승자에게 100점,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EPGA투어 메이저는 80점으로 우대한다. 일반 투어는 24점으로 격차가 크다. 일본과 호주, 남아공투어는 ‘내셔널타이틀’이 32점, 일반 대회 16점이다. 이밖에 아시안(APGA)투어는 14점, 한국프로골프투어(KGT)와 캐나다투어, 원아시아투어 등 변방의 무대는 10점으로 아직 미미하다. 여자는 국내 투어의 배점이 높은데 반해 남자는 일본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마쓰아먀 히데키(일본)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 PGA투어 우승 없이 JGTO 4승만으로 세계랭킹을 26위까지 끌어 올려 4대 메이저와 WGC시리즈 출전권이라는 짭짤한 전리품을 얻었다. PGA투어에 입성한 지난해는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첫 우승을 일궈내 지금은 14위의 월드스타로 도약했다.
JGTO는 배점은 만만치 않은 대신 독주(?)가 가능해 포인트를 유지하기가 쉽다는 강전도 있다. 배상문은 “PGA투어에서는 랭킹이 뚝뚝 떨어진다”고 했다. 월드스타들이 즐비한 PGA투어에서는 우승은커녕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는 ‘톱 10’에 오르는 것조차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조던 스피스, 짐 퓨릭(이상 미국)이 ‘톱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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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