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상한 사단법인 인가 내막

주소 틀려도 OK! 실적 없어도 OK!

[일요시사 경제2팀] 박호민 기자 = 금융위원회가 사단법인으로 인가한 한국금융교육학회의 설립 당시 주소지는 오븐기 회사였다. 사단법인 설립 인허가 신청에 기재한 전화번호 역시 오븐기 회사 전화번호였다. 인허가 과정, 어딘지 수상하다.

한국금융교육학회는 지난해 12월 3일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과정서 학회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책자편찬 용역비 1100만원, 대관비용·자료비 명목으로 600만원 총 1700만원을 지원받았다.

 
기준이 궁금해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실적이 전혀 없는 신생 학회에 1700만원을 지원한 것을 두고 의외라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직 의원은 “금감원이 실적이 전혀 없는 한국금융교육학회에 1700만원을 지원한 것은 혈세를 낭비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적이 전혀 없는 학회에 지원이 나간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학회의 성격과 목적이 지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원금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교육학회는 설립된 과정도 흥미롭다. 이상직 의원에 따르면 학회 설립 신청 당시 기재한 주소지는 서울 강서구의 한 오븐기 회사였다. 학회가 기재한 전화번호 역시 오븐기 회사 전화번호였다. 설립 당시 학회 사무실이 없었던 셈이다.
 

어떻게 금융교육학회가 오븐기 회사가 될 수 있었을까. 실상을 들여다보면 오븐기 양모 사장이 한국금융교육학회 이사로 등재돼 있었는데, 설립 당시 양 사장이 사무실이 없던 학회에 주소지를 기재하라고 하면서 한국금융교육학회와 오븐기 회사는 이상한 동거(?)를 하게 됐다. 
 
학회 설립인가를 내준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단법인 설립 인허가를 심사할 때  실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류로 심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설립 인허가 신청에 가짜 주소지를 기재해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금융위의 사단법인 인허가 기준이 다소 느슨해 보이는 대목이다.
 
오븐기업체 정보로 금융교육학회 설립
금감원 천만원 지원금 지원…혈세 낭비 지적
 
금융위의 사단법인 인허가 기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단체도 있다. 사단법인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2013년 7월 사단법인 인허가를 신청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은 금융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목표로 2012년 7월 출범했다. 이후 금소원은 1년간 활동을 한 뒤 사단법인 인허가를 금융위에 신청했지만 인가받지 못했다.
 
 

조 대표가 주장하는 내용을 정리해 보면 금융위에 사단법인을 신청한 금소원은 금융위로부터 자료보완 요청을 세 차례나 받은 뒤 정식으로 설립 신청한 적이 없다며 다시 설립 인허가를 신청할 것을 요청 받았다. 그동안 자료 보안요청을 받은 것은 ‘예비 접수 형식’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사단법인을 신청할 때 ‘예비 접수 형식’이라는 절차는 존재하지 않다”며 “금융위가 납득하지 못할만한 이유를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자료 요청을 해 관련 자료를 제출했더니 이번에는 ‘정식으로 신청하지 않았다’는 당황스러운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표는 “이후 금융위의 요구대로 정식신청을 했지만 재정적 기초가 확립돼 있지 않았다는 동의할 수 없는 이유로 사단법인 인가를 받지 못했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금소원은 금융위로부터 인가받지 못하고 공정거래위원에서 같은 목적과 내용으로 사단법인을 인가받아야 했다.
 
조 대표는 이를 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당국의 잘못된 금융 정책과 행태를 비판하며 투명한 정도를 걷겠다는 시민단체에게는 정식 단체 승인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금소원이 사단법인 인가 신청과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동양사태와 관련해서 금융당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것이 (사단법인 인허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르쇠로 일관
 
금융위는 금소원의 주장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금소원의 사단법인 설립 인허가를 담당했던 부서인 금융소비자과의 한 관계자는 “당시 금소원 설립 인가 과정을 서류상으로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며 “당시 인허가를 담당했던 실무자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시 금소원의 인허가를 관련 처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에게 같은 내용을 물어 봤더니 “모르겠다. 당시 실무자에게 확인하라”라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양사태’ 금융당국 책임론
 
동양사태는 2013년 9월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투기등급이었던 이 기업들의 회사채, CP에 투자한 4만여 명이 약 1조3000억원의 손해를 본 사건을 말한다. 투자자들은 동양 측이 회사채, CP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했다며 동양그룹과 동양증권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걸었다.
 
동양사태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이 동양사태 발생 이전부터 동양증권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불완전 판매 정황을 파악했지만 조치하지 않았다”며 “일반 투자자가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당국이 방조, 조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전현정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달 6일 오후 열린 첫 공판에서 동양사태 관련 피해자 362명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동양증권 감독의무를 불이행하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며 원고 1인당 100만원씩 총 3억62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