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 끝나지 않은 백수오 사태 막전막후

또 불량식품 공포…국민들은 불안하다

[일요시사 경제2팀] 박호민 기자 =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백수오 관련 제품이 대부분 ‘짝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백수오 관련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부터 유통한 홈쇼핑, 그리고 생산 농가까지 충격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22일 한국소비자원은 32개 백수오 제품 조사결과 진짜 백수오만을 사용한 제품은 3개(9.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제품에는 부작용이 많아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되자 이른바 ‘백수오 사태’에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백수오 사태는 지금까지도 주요 포털사이트의 상위 검색어로 오르는 등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백수오 사태의 결말은 어디로 향할까.
 
막막한 네츄럴
농가 피해는?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내츄럴엔도텍은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내츄럴엔도텍이 총 31개 업체에 독점 공급한 ‘백수오등복합추출물’에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혼입된 사실이 최종 확인됐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이 지난달 22일 내츄럴엔도텍이 공급하고 있는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회사 측은 소송까지 불사까지 불사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식약처마저 해당 제품들에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혼입됐다고 최종적으로 발표하자 재기불능의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이에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6일 “이엽우피소 혼입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 고소를 취하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지만 여론은 차갑다. 백수오 사태 직후부터 지금까지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회사 측의 태도 때문이다.
 

사과문에서 내츄럴엔도텍 김재수 대표는 “백수오 원료에 대해서는 입고 전 및 입고 후 제품 생산 전 철저히 검사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 왔으나 이번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해당 롯트에 이엽우피소 혼입이 확인됐다”며 백수오 사태 책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시중 유통 제품들 대부분 짝퉁 결론
가짜가 남긴 후폭풍…책임공방 가열
 
증권가에서는 과거 ‘삼양라면 우지파동’의 예를 들며 내츄럴엔도텍의 재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삼양라면은 1989년 당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라면제조 과정에서 소의 기름인 우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검찰에 고발해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삼양식품은 우지파동으로 직원 1000여명을 정리해야 했고, 50%가 넘던 점유율은 18∼19%로 떨어졌다. 삼양라면은 그 뒤 8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치른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25년이 지나도록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백수오 농가에서는 이번 사태로 재배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7일 제천시에 따르면 현재 제천에서는 시에서 지원비를 받는 68개 농가를 비롯해 100여개 농가가 백수오를 재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농가의 총 재배면적은 약 110㏊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발표 이후 불과 2주 사이 20곳을 웃도는 농가가 재배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80%의 물량을 감당하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의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백수오 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재배농가를 위해 지원에 나섰다. 지난 6일 충북도는 제천시청에서 제천한방연합회와 도 농업기술센터,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관계자 등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백수오 재배농가의 피해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충북도는 앞으로 백수오 종자 보급 단계부터 재배와 납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품질보증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도내 백수오 농가의 계약재배 실태를 파악하고, 판로개척 지원에 나서는 한편,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 우피소의 불법 재배와 유통에 대해서도 단속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코너몰린 식약처
업계 후폭풍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식약처가 소비자원보다 먼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추출물을 검사했으나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백수오 사태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사후 처리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처장은 “이엽우피소가 중국과 타이완의 식용 사례가 있고 식용을 금지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명의로 대한한의사협회에 이엽우피소와 관련한 독성 및 안전성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드러나 이엽우피소 유해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김 처장은 지난 6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내츄럴엔도텍 수거검사에 1명밖에 안 간 것이 인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냐’는 지적에 “그렇다. 인원이 더 필요하다. 도와달라”고 답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건강식품 업계는 백수오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일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나 감소했다. 롯데마트 역시 같은 기간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16.4% 감소했다. 세부 품목별 감소율은 ▲홍인삼 29.8% ▲비타민 19.4% ▲기능성 건강식품 9.5% 등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늘어난 품목은 건강선물세트(12.3%)가 유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올해 초까지 꾸준히 성장했지만 백수오 사태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 자체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품 구매한 소비자 충격
홈쇼핑·생산농가들 멘붕
 
반면, 제약업체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성의 갱년기 질환에 좋다고 알려진 백수오의 부재가 대체재 관계에 놓여있는 제약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조아제약의 경우 지난달 30일 식약처의 가짜 백수오 발표에 즉시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명문제약도 같은날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다음날에도 7% 이상의 상승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나타냈다. 대화제약 역시 이틀 연속 7%대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백수오발 수혜를 입었다.
  

가짜 백수오 관련 제품을 산 소비자들은 단체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짜 백수오 제품 환불 문의 및 소송을 준비하는 카페 등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부작용 사례 등을 올리며 가짜 백수오의 유해성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 등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에 신고된 백수오 부작용 건수는 2012년 1건, 2013년 2건에서 2014년 301건으로 급증했다. 부작용은 두드러기 피부발진 등이 31.6%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단체도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소비자연대는 “단체 소송 가능 여부를 따져보고, 소송을 하게 될 경우 제조사나 유통사 어디를 상대로 해야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당한 소비자 
환불 계획은?
 
판매액수가 크지 않은 백화점과 대형 마트들은 백수오 관련 제품 환불에 인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수십여 건의 백수오 환불 건수를 처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25건의 고객 환불 요청을 처리했다. 환불 금액은 약 300만원 규모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3일 이후 각각 20건 안팎의 환불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트는 백화점보다 환불 액수가 더 컸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액수였다. 이마트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서 백수오 제품 약 460건을 환불 처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300만원 규모다. 롯데마트는 이달 1∼5일 약 130건의 백수오 제품 환불 요청이 있었다. 금액으로 보면 약 6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홈쇼핑 업계다. 홈쇼핑 업체들이 전체 판매량의 75% 가량을 팔아치워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환불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홈쇼핑 6개 업체에게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 및 고객보호 차원에서 홈쇼핑업계가 소비자보상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donky@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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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