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대한민국 ‘연봉킹’ 리스트

일당 6000만원 회장님 하루 4000만원 사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대기업 경영인들의 연봉이 공개돼 화제다. 오너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은 이도 있어 관심을 끈다. 가히 샐러리맨의 신화라 부를만하다. 그런데 재벌 총수들의 연봉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 있지만 ‘미등기임원’이라는 이유로 월급봉투를 가리고 있다. 등기이사만 아니면 연봉공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등기임원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전문경영인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된 12월 결산법인들의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으로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모바일(IM)부문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이 회사로부터 145억7200만원을 받아 전문경영인 최고연봉을 기록했다.

월급쟁이 CEO
오너 뺨치는 연봉
 
월급쟁이 직장인 신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받은 연봉은 급여 17억2800만원, 상여 37억3200만원, 특별상여(기타 근로소득) 91억1300만원 등이다. 2013년 상여금이 지난해 지급되면서 연봉이 많이 뛰었다. 지난해 124억원보다 134.6% 급증해 20억원을 더 받았다.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1억2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 시장의 연봉은 직원 143명치다.
 
신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 내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3억8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급여 20억8300만원, 상여 65억5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7억5500만원이다. 그 다음으로 윤부근 CE(소비자 가전)부문 사장이 54억9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급여 17억2800만원, 상여 31억1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억5300만원이다. 이어 이상훈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39억을 받았다. 급여 11억2300만원, 상여 22억9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억4400만원이다. 고연봉자 대부분 삼성전자 차지다. 박상진 전 삼성SDI 사장은 34억4000만원으로 높은 연봉을 받았다. 급여 7억7000만원, 상여 18억2100만원, 기타근로소득 1300만원, 퇴직소득 8억3600만원이다.
 
고연봉은 삼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현대차그룹 박승하 부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고도 연봉 29억원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3억5000만원을 받았다. 1년 새 급여가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여기에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56억원에 달한다.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은 48억5000만원을 받았다. 기아차 이형근 부회장은 16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에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이 28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LG그룹에서는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22억원을 받았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이 42억원을 기록했다. 김 부회장이 이 부회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김 부회장의 경우 퇴직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급여와 상여 부분에서는 이 부회장이 15억원 이상 많다.
 
GS그룹에서는 서경석 GS부회장이 10억원을 받았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가 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이재경 두산 부회장 16억5200만원, 이상운 효성 부회장 12억5600만원, 장재영 신세계 대표 7억6100만원, 최창식 동부하이텍 대표 11억3000만원 등이다.
 
대기업 오너·CEO 고액연봉 공개
적게 수억원서 많게는 수백억원
 
업계별로 보면 건설업계에서는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20억18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1억9500만원, 상여 8억1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00만원이다. 정유·화학업계에서는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이 22억7000만원을 받았다. 금융계에서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73억6300만원을 받았다. 급여 4억6100만원, 상여 8억9600만원, 이연보상 11억800만원, 퇴직금 46억2100만원, 복리금 500만원이다. 급여 7억5000만원, 상여 15억1000만원이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이 56억200만원을 받았다. 급여 27억6100만원, 상여 28억4200만원이다.
 
 
제약업계에서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가 18억62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15억800만원, 상여 등 3억5400만원이다. 가구업계에서는 최양하 한샘 대표가 17억6307만원을 받았다. 급여 13억5100만원, 상여 4억4200만원이다. IT·게임업계에서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42억45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억8000만원, 상여 6500만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40억원을 벌었다.
 
실적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을 챙긴 사람들도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1조1517억원으로 전년대비 6.4%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270억원으로 전년대비 55% 늘어났다. 하지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해보다 약 20% 많은 15억7642만원을 받았다. 전액 급여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도 실적 악화로 직원들의 연봉을 동결시킨 가운데 임원 연봉은 오히려 증가했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의장의 연봉은 2013년 16억7167만원에서 2014년 27억6500만원으로 늘었다. 구자영 S-OIL 부회장의 경우 13억1298만원에서 15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실적 악화 됐는데
오히려 연봉 늘려
 
오너 경영인 중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연봉이 가장 높다. 정 회장은 총 215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현대차(57억2000만원)·현대모비스(57억2000만원)·현대제철(115억6000만원) 등 계열사 3곳으로부터 받은 금액이다. 현대제철 등기이사 퇴직금 108억원도 포함됐다. 그 다음으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의 연봉은 178억9700만원이다. 이중 대부분은 퇴직금이다. 김 회장은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143억8000만원을 받았다.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은 92억31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79억400만원을 받았다. 이 외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6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땅콩회항’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14억80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57억9000만원을 받았다.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은 56억2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44억3578만원, 구본무 LG그룹 대표는 44억23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3억5000만원, 조석래 효성 회장은 40억6300만원을 받았다. 또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는 38억9700만원, SK가스·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은 29억9000만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7억8400만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인 부럽지 않은 샐러리맨들
총수일가 월급봉투 꽁꽁 싸매
 
이처럼 각 기업 임원들의 월급봉투는 일반 직장인들과 차원이 다르다. 로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재벌 총수 일가들은 연봉을 속 시원히 공개하지 않았다. 등기이사가 아니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등기이사 연봉 공개 의무는 연간 보수 5억원이 넘는 상장기업 등기임원에게만 적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주주들의 월급봉투는 베일에 싸여 있다. ‘등기임원 연봉공개’는 오너를 견제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개 대상이 등기이사로 한정돼 있어 미등기임원의 연봉은 알 수가 없다.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오히려 재벌가의 연봉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이후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 승계 단계지만 경영에 책임지는 등기이사직은 피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의 차녀인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임원 및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서현 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이 사장의 남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도 마찬가지다. 삼성가 등기이사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유일하다. 이 사장은 26억15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30억900만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줄어든 금액이다. 특별상여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범삼성계인 신세계그룹도 연봉 공개를 꺼리고 있다. 대주주 일가 모두가 미등기임원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등기임원 연봉공개 관련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되기 직전인 2013년 초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정황상 연봉 공개 회피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도 등기이사에 미포함 돼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도 마찬가지다.

등기이사만 공개
총수 연봉은 ‘쉿’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미등기임원)과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두산 미등기임원)의 연봉이 미공개 상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연봉이 0원이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실형을 받아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 회장은 건강이 악화돼 구속집행 정지 관계로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일 기업분석전문업체 한국 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39개 주요 그룹사 가운데 15%이상이 오너 일가의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CXO연구소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239개 그룹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37개 그룹의 오너들이 미등기임원으로 보수 공개 의무를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벌 후계자들 경영능력 평가해보니…
 
국내 주요 재벌 총수일가 3·4세 경영자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한 결과 낙제점에 가까운 평균 35.79점이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재벌 총수 일가 경영권 세습과 전문가 인식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대상은 삼성 이재용, 현대차 정의선, 롯데 신동빈, 한진 조원태, 두산 박정원, 신세계 정용진, 효성 조현준, 현대 정지이, OCI 이우현, 금호 박세창, 대림 이해욱 등 11명으로, 공정위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해 있으면서 임원 경력 5년 이상인 그룹 총수의 자제들이다.
 
평가는 대학교수, 민간연구소·증권시장 전문가 등 50명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의 경영능력 평점은 100점 만점에 평균 35.79점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롯데 신동빈, 두산 박정원, 현대차 정의선 등은 각기 45.9점, 43.4점, 41.6점을 얻어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다.
 
그 외의 인물들은 신세계 정용진(41.3점), 대림 이해욱(38.9점), OCI 이우현(35.78점), 삼성전자 이재용(35.75점), 금호 박세창(34.3점), 효성 조현준(30점), 현대 정지이(27.7점), 대한항공 조원태(18.6점) 순으로 점수를 얻었다.
 
함께 조사한 ‘경영승계를 위한 부의 이전과 재산축적 과정의 정당성’ 항목은 10점 만점에 평균 2.74점이 나왔다. 롯데 신동빈이 4.44점으로 최고점을 얻었으며, 삼성전자 이재용은 1.60점으로 최저점을 받았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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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