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몸캠피싱단 '기막힌 수법' 공개

한국 변태들 등친 조선족 공갈단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모바일 화상채팅 사이트에 접속한 남성들에게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알몸장면을 녹화해 지인에게 유포하는 방식의 사기 수법, 일명 ‘몸캠피싱’ 조직이 적발됐다. 중국에 근거를 둔 몸캠 공갈단은 8개월여 동안 763명의 남성으로부터 20억원 상당의 돈을 뜯어냈다. 이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위안화로 바꿔 중국 조직에 송금했다. 도대체 몸캠피싱의 뿌리는 무엇일까.


 
‘몸캠피싱’은 화상채팅으로 남성에게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한 뒤, 이 모습을 녹화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수법이다. 보통 여성이 먼저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면서 유혹하고 남성에게는 자위행위를 해보라고 한다. 그런 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을 요구한다. 여성이 보내는 파일을 여는 순간 남성의 휴대전화 속 모든 연락처는 여성에게 넘어간다. 여성은 녹화된 장면을 지인들에게 전송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뜯어낸다.

알몸 미끼로
수천만원 요구
 
자영업자 남모(23)씨는 지난해 9월 국내 유명 화상채팅 사이트에 접속했다. 의도한 대로 여성과의 접촉에 성공한 남씨는 상대 여성의 적극적인 유도로 화상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어 던지고 음란행위를 했다. 하지만 자위의 짜릿함은 잠시뿐이었다. 남씨가 남근을 잡고 자위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중국인 몸캠피싱 공갈단에 녹화됐다.
 
공갈단은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사진을 지인들에게 뿌리겠다”며 남씨를 협박했다. 남씨는 식은땀을 흘리며 이들이 요구한대로 급하게 11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공갈단의 협박은 계속됐다. 액수가 점점 커지자 남씨는 감당할 수 없어 거절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공갈단은 남씨 장인에게 알몸사진을 보냈고 결국 남씨는 아내에게 이혼을 당했다.
 
중학생 김모(16)군은 방에서 화상채팅을 즐기다 공갈단의 협박에 걸려들어 20만원을 송금하고 음란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공갈단은 “어린놈이 공부는 안 하고 못된 짓을 한다”며 오히려 훈계를 했다.
 
이렇게 공갈단에 당한 남성들은 16세에서 59세까지 다양했다. 공갈단은 대포통장을 쓰기 위해서 돈이 없는 학생이나 무직자 37명에게 본인 명의의 통장을 3∼5개씩 개설해 보내도록 했다. 개인통장은 개당 50만∼100만원, 법인통장은 150만원에 거래돼 또다시 피싱범죄에 사용되기도 했다.
 
화상채팅에 끌어들인 남성에게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알몸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는 일명 몸캠피싱 공갈단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스마트폰 화상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이른바 ‘몸캠’을 시킨 뒤 돈을 뜯어온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인 진모(26)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통장을 판매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권모(23)씨 등 한국인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진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들로부터 협박당한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 310억원을 위안화로 바꿔 중국 조직에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로 신모(36)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16∼59세까지
다양한 피해자
 
진씨는 피해 남성들에게 화상채팅 중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해킹 프로그램을 보내 설치하게 한 뒤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음란행위를 유도해 영상을 녹화했다가 지인에게 전송하겠다며 협박하는 수법으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진씨 일당이 “음란행위 영상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번호가 저장된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자 겁을 먹은 노모(36)씨는 3000만원을 송금하는 등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763명의 한국 남성들이 20억원을 송금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자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다 환전상들의 범행을 포착했다.
 
 
진씨와 함께 구속된 중국 출신 신씨 등 2명은 서울 대림동에서 환전상을 하며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여 동안 보이스피싱 사기조직들로부터 속은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 310억원을 위안화로 바꿔 중국 조직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 곳곳에 정착한 중국인 상인 수십명에게 돈을 보낸 뒤 수수료(0.5%)를 제외한 돈을 위안화로 바꿔 불법 송금하는 수법을 썼다.
 
화상채팅 접속자 음란행위 유도
남성 760명 상대로 20억원 뜯어
 
신씨 등이 중국으로 보낸 돈은 하루 최대 4억원에 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신씨가 송금한 310억원 가운데 진씨의 피싱 사기금(2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290억원)는 다른 사기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 피해금이 대규모로 중국에 넘어가는 경로가 우리 수사기관에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실 몸캠 협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피해사례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19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영상채팅 이용자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공갈·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보이스피싱 국내 인출총책 조선족 김모(2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지난 2월28일부터 최근 10일까지 김씨 등은 송모씨(38·여) 등 3명으로부터 5330만원을 송금받은 뒤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에게 접근해 “회사에 손해가 날 경우를 대비해 예치금을 적립할 통장이 필요하다” 등의 말로 보이스피싱에 사용할 대포통장을 모았다. 또 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몸캠피싱 알몸영상으로 협박해 뜯어낸 돈을 이들의 통장으로 송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양천경찰서도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정부기관을 사칭해 20억원을 뜯어낸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인출책 이모(27·여)씨 등 6명을 구속했다. 이씨 등은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간단 업무 고수익 알바’라는 글을 본 뒤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고수익에 현혹돼 인출책으로 가담했고 송씨는 1억6000만원을 인출해 600만원을, 김모(24·구속)씨는 50일 동안 12억원을 인출한 대가로 2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택시 이동 등 행동수칙 지시서를 만들어 인출책을 관리했다. 그리고 이들이 도망갈 것을 대비해 주민등록등본 등 개인정보를 미리 받아놓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0일 초등학생을 상대로 몸캠 피싱 협박을 한 김모(23)씨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다단계업체에서 일하는 김씨는 지난해 12월 성욕을 충족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에 접속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던 중 초·중학교 어린 학생들을 만나게 됐다. 그는 2012년에도 모바일 메신저로 만난 초ㆍ중학생들에게 음란 사진을 전송받고 성관계 요구 협박을 하다 경찰에 붙잡혀 집행유예 상태였다.

중국 기업형
몸캠 영업단
 
김씨는 자연스럽게 몸캠을 제안했고 어린 학생들의 알몸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가 1년여간 접촉한 여학생의 수는 300여명이나 됐다. 김씨는 점점 수위를 높여 피해자들에게 자위 동영상을 요구했다. 상대가 이를 거부할 시 알몸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일부 피해자를 불러내 성관계를 맺기도 했다.
 
몸캠 피해자 중 일부는 공갈단의 요구에 응하지 않기도 한다. 철저히 무시한 채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공갈단의 요구에 무대응 전략을 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낳게 된다. 몸캠 당사자의 가족, 친구, 직작동료 등 지인들을 카카오톡 그룹방에 초대한 뒤 피해자의 얼굴과 신체 중요부위가 노출된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한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몸캠 피해자들은 비슷한 레파토리를 늘어놓는다. “지금 제 번호로 이상한 사진과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제가 며칠 전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요. 어떤 사람이 가져가서 해킹한 뒤 제 가방에 넣은 것 같아요. 카톡이나 문자로 링크를 뿌려서 누르게 하고 지인들의 돈을 뽑아가는 수법입니다. 여기에 나와 있는 링크 절대 클릭하지 마세요.” 피해자들은 단체 카톡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가슴을 조린다.
 
알몸 녹화해 지인들에 유포 협박
장인에 영상 보내 이혼 당하기도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냉랭하다. “너도 몸캠 찍었냐” “변태자식” “오빠사진 맞아요? 충격” “너도 걸렸냐. 앞으로 어떡하냐” 등이다.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몸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같은 반응이 나온다. 이때부터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어진다.
 
급기야 몸캠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고층빌딩에서 대학생 임모(25)씨가 투신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그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몸캠 때문이었다. 임씨는 “3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재학 중인 학교 게시판에 나체 사진을 뿌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다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린 바 있다. 경찰은 임씨가 숨지기 전 신고한 내용을 토대로 채팅 상대를 추적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앞서 8월 충북 제천에서도 김모(34)씨가 투신자살했다. 김씨는 숨지기 10일 전 경찰에 “음란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현금을 요구하는 사기단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결국 벼랑 끝에 내몰려 죽음을 선택했다. 몸캠피싱의 위험성은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 번 다뤄졌다. 하지만 피해자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경찰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의 환경설정 메뉴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의 설치를 차단하는 기능을 사용해 보안설정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은 애초에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음란채팅’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차단솔루션 설치
악성앱 신속삭제
 
글로벌 정보보안 기업인 트렌드마이크로는 지난달 25일 화상채팅을 하며 찍은 음란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는 이른바 몸캠피싱에 사용된 모바일 악성코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범행을 심층 조사한 결과, 중국어와 한국어를 이용해 악성앱과 사이트를 제작하는 개발자들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악성앱의 소스 코드를 통해서는 ‘빛나게 살자(또는 스파클링 라이프)’라고 알려진 조선족이 운영하는 QQ존(블로그의 일종)을 찾아냈다. ‘빛나게 살자’는 연변에 거주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시물에서 조선족 사투리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몸캠 피싱에 사용된 악성코드들을 분석한 결과 범죄자들은 주소록 및 온라인계정 등의 개인정보를 빼내고 문자메시지를 가로채는 등의 기능을 하는 안드로이드 데이터 유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추적한 악성코드 유포지 및 경유지 등의 정보를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국내 관계기관에 제공해 더 이상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이러한 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바일 기기상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링크를 클릭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최신의 모바일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설치해 스마트폰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범서방파’ 일망타진? 실상은…
 
폭력조직 범서방파 두목이었던 고 김태촌씨의 양아들이 1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조직폭력계의 대부로 통했던 고 김태촌 씨의 양아들 김모(45)씨를 횡령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2∼2013년 위조지폐 감별기 제조업체 S사와 식음료업체 S사 등 코스닥 상장 업체 2∼3곳의 운영과 인수합병 과정에 개입해 1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사채 등을 동원해 우량 중소기업 경영권을 확보한 뒤 회삿돈을 횡령하는 식으로 ‘무자본 기업사냥’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횡령에 함께 가담했던 전직 경영진들에게 수사 무마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유흥가에서 이권다툼을 벌여 상인과 시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조폭들이 최근에는 기업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리 대부업과 투자업체를 가장한 주가조작, IT업체를 활용한 수익 창출 및 자금세탁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영화 <신세계>에 등장하는 골드문그룹이 현실화되고 있다. 모양새는 기업이지만 본질은 조폭인 것이다.
 
검찰은 최근 주요 조직이 새로운 후계자 그룹을 구성하고 활발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명단과 역할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른바 ‘신세계 조폭’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이 같은 폭력조직이 올린 범죄수익은 898억원에 이른다. 조폭들이 구축한 불법 사행시장은 1조7682억원 규모다. 대검찰청은 조만간 지방검찰청을 지휘해 ‘조폭과의 전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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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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