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서 다시 주목받는 돈가스

변화무쌍한 돈가스 전문점

돈가스 전문점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돈가스 전문점이라 하더라도 고기에 튀김옷과 빵가루까지 묻혀서 나오는 냉동 돈가스를 주로 사용했다. 직접 만든 경우에는 얇고 넓적한 옛날 식 왕돈가스가 주였다. 이제 가정에서도 이러한 돈가스를 맛볼 수 있다. 일반 가정과 전문점간의 구분이 모호해진 것.

돈가스에 칼국수·김밥 더한 푸드콜라보로 인기
부드러운 식감 밀피유 돈가스로 젊은층 홀려

일본식 정통 돈가스, 수제돈가스, 밀피유 돈가스 등 다양한 돈가스가 늘어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변화를 거듭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하루엔소쿠’는 고품질 수제 돈가스를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고객층이 외식 장소로 선호한다. 돈가스 재료는 좋은 것만 사용한다. 국내산 돈육과 생빵가루, 깨끗한 기름을 사용한다. 맛을 결정하는 재료의 품질을 높인 것이다.
가격 거품도 없다. 기존의 고기가 두툼한 일본정통식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돈가스는 보통 1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하루엔소쿠는 8000원~1만2000원대로 저렴하다. 여기에 토마토, 겨자, 마늘, 허브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소스를 접목해 내놓는다. 돈가스를 비롯, 우동, 소바, 나베, 벤또류 등의 메뉴도 두루 갖췄다. 지난해에는 ‘두부스테이크’도 선보였다. 건강을 중시하는 여성층과 중장년층에게 인기다. 

매장 내 ‘봄 소풍’을 구현한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한국형 일본식 돈가스에 맞게 일본풍을 적용하면서도 한국 정서에 맞게 연출했다. 모던하고 세련된 카페풍의 분위기다. 매장 중앙에는 진달래꽃을 형상화하고, 흰색과 분홍색을 기본으로 밝고 화사하게 꾸몄다. 벽면과 기둥은 초가집 처마선과 돌담장으로 꾸몄다. 인테리어에 일본색을 최대한 배제하고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녀와 함께 외식을 나오는 젊은 엄마들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 있는 이유다.
운영도 손쉽다. 본사에서 매일 신선한 원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손쉬운 원팩 시스템으로 간단한 조리 후 손님들에게 내놓을 수 있다. 전문주방장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업자나 시니어 창업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인건비를 낮출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전문인력을 통한 매장 입지 선정부터 체계적인 운영 및 메뉴시스템 교육, 오픈 후 진행하는 지역별 맞춤 마케팅과 전사적인 홍보까지 원스톱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어 창업 성공을 본사에서 지원한다.

품질 UP 가격 DOWN

2013년 브랜드 론칭 이후 꾸준히 가맹점을 넓혀가고 있다. 2013년 9월 압구정에 첫 점포를 낸 이후, 20여개 점포를 오픈했다. 최근에는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제작지원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해당 드라마가 4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하루엔소쿠를 알아보는 손님들이 늘어난 것이다. 덕분에 가맹점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돈가스 전문점 ‘댓짱돈가스’ 역시 프리미엄급의 정통 일본식 돈가스를 7000~1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현재 4개 점포를 운영하는 댓짱돈가스는 메인상권보다 주택가 등 이면도로에 주로 입점해 있지만 입소문을 통해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황기순의 손칼국수&왕돈까스’도 있다. 대중적인 아이템인 칼국수와 돈가스를 결합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인데다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 학생, 외식하는 가족고객층에 인기다. 주요 메뉴는 손칼국수, 손수제비, 비빔국수, 튀김만두, 찐만두, 옹심이칼국수, 옹심이떡국, 왕돈까스 등이다. 손칼국수는 3500원, 왕돈까스는 5500원으로 저렴하다. 다른 메뉴도 모두 5000원을 넘지 않는다.
‘밥푸리’는 김밥을 비롯, 수제돈가스, 치즈돈가스, 고구마치즈돈가스 등을 판매한다. 돈가스는 100% 국내산 통등심과 습식빵가루를 사용한 정통 프리미엄 수제돈가스를 표방한다. 2030 여성층을 비롯 어린이 고객에게 인기다. 모짜렐라 치즈가 어우러진 치즈돈가스와 고구마치즈돈가스도 잘나간다.
돈가스 전문점 ‘밀피유’는 층층이 쌓은 밀피유 돈가스를 판매한다. 밀피유(Mille Feuille)란 프랑스어로 1000장의 나뭇잎이라는 뜻으로, 패스츄리, 프렌치파이 등 여러 겹으로 된 음식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돼지고기를 0.3mm로 얇게 썬 후 25겹으로 층층이 쌓아 저온에서 튀겨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주고 있다. 밀피유 돈가스는 식감이 부드럽고 얇은 돈육 사이사이에 마늘, 치즈, 부추김치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밀피유는 별다른 마케팅을 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으로 현재 1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색있는 세트 구성

‘25카츠’ 역시 25겹의 밀피유 돈가스를 판매한다. 치즈카츠, 고추카츠 등 14종의 돈가스 메뉴를 갖추고 8000~12000원대의 중간가격대를 책정했다. 25카츠는 현재 10여개 점포를 두고 있다.
1만원대 이상의 고가 브랜드도 있다. 일본에서 들어온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은 프리미엄급 돈가스를 12000원~16000원대에 판매한다. 흑돈 고기로 차별화한 곳도 있다.
돈가스는 전국의 53000개의 분식 및 일식전문점에서 거의 빼놓지 않고 판매하는 메뉴다. 그리고 도시락이나 급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 중 하나다. 이미 대중적인 수요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최근 외식시장에서 가족외식비용이 1인당 7000~1만원대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스티지(masstige) 전략을 구사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돈가스 전문점의 대중적인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돈가스 전문점들이 분식점 수준이었다면 앞으로 프리미엄 돈가스전문점들은 보다 더 전문화된 업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 (주)FC창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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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