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고 터질' 5대 대형사건 관전포인트

4·29 보선 앞두고… 국면전환용 특단의 대책 나온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경북, 50대 이상, 새누리당 지지층을 비롯한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뚜렷하다. 부동산 경기부양, 청와대 인사개편 등 쓸 만한 카드는 다 써봤지만 민심은 싸늘하다. 청와대 안팎에선 국정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반기 정국에 영향을 미칠 다섯 가지 사건을 꼽아봤다. 두 가지는 현 정권에 유리하고, 나머지 세 가지는 정권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참사는 많은 국민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두 달도 못가 열린 6·4 지방선거에서 50%가 넘는 국민들은 사실상 현 정권에 힘을 실었다. 야당의 정권심판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섞인 기자회견 직후 동정론으로 바뀌었다. "박근혜를 지켜달라”" 여당의 선거구호에 지지율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로부터 반년여가 흐른 지난 1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주저앉았다. 곧 30% 초반의 지지율을 회복했으나 핵심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 9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1주차(2∼6일) 정례 여론조사(RDD,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0%P)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1.8%로 직전 조사대비 0.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건1]
방산비리 수사

특히 대구·경북(TK), 50대 이상, 새누리당 지지층의 하락세가 뼈아팠다. 지역별로 대구·경북(48.9%→42.3%), 연령별로 50대(43.2%→39.5%)에서 과반수 지지가 붕괴됐고, 60대 이상(56.6%→51.7%)에서도 '턱걸이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새누리당 지지층(71.6%→69.5%)에서도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 전체 부정평가는 62.3%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강한 부정평가가 41.1%에 달했다.

취임 3년 차에 돌입한 청와대는 위기 상황에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당·청 관계는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곧이어 있을 4·29 보궐선거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과로 파생된 선거라 결과에 따라 정권심판론이 대두될 수 있다. 야성이 강한 지역이라 여당에게 유리한 선거흐름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뒤집기에 성공했던 것처럼 뒷짐 지고 있을 정부·여당이 아니다. 국정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포석은 이곳저곳에 깔려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방산비리 수사다.

방산비리 수사는 생각보다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9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최근 잇따라 제기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예산집행 과정의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과 경찰, 국방부 등 7개 기관 100여명의 인력으로 꾸려진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은 대대적인 내사에 착수해 군 고위급 장성을 겨냥한 첩보 수집을 벌였다.

지난 1일 합수단은 STX그룹으로부터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7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 등)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을 구속했다. 합수단은 전직 해군 소장 출신인 함모씨(사망) 등 모두 5명의 장성을 수사 대상에 올려 최고위급 인사인 정 전 총장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합수단 안팎에서 들린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방산비리 수사가 어떤 이유로 시작됐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며 "아직 꺼내지 않은 것들이 많다. 지난 정권도 안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MB정권 실세로 알려진 인사들이 특정 무기를 구입하게 하는 등 방위사업에 개입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수사의 방향도 그쪽(MB정권)으로 가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감사원은 외곽지원에 나섰다. 지난 4일 황찬현 감사원장은 "무기체계 전반에 대한 감사를 병행해 고질적인 방산비리에 대해선 발본색원한다는 각오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감사원은 방산비리특감단을 운영 중이다.

[대형사건2]
자원외교 국정조사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수사 대상에 일부 대기업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대기업과 군 관계자, 정권 실세로 이어지는 상납구조가 수사의 핵심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권력형게이트에 가까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면서 한편으로는 "국방산업 및 기술 분야 세계 7대 수출국이 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 가운데 8조원가량이 투입된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 등 정권 말기 추진된 14조원 규모의 해외무기도입 추진과정은 복마전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방산비리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을 엮을 수 있다면 그 공은 현 정권에게 넘어온다. 반대로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이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청와대 입장에선 득 될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벼르고 있는 쪽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다. 국정조사 대상에는 야권이 이른바 '5적'으로 명명한 이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현 정부 각료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포함돼 있다.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특위'(이하 국조특위)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국정조사의 '목표'를 묻자 "결국은 청문회장에 MB가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형님'인 이 전 의원은 현지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등 출석을 예고한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전 의원과 자원개발에 참여한 몇몇 민간기업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가 안팎에선 A그룹의 이름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A그룹은 광물자원공사, 석유공사 등과 함께 이 전 의원의 남미 순방을 수차례 수행했다. 페루·콜롬비아·에콰도르 등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민간기업 가운데는 의도치 않게 자원개발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은 곳도 적지 않다. 국조특위 관계자는 "정부 등살에 못 이겨 예정에 없던 자원개발에 참여했던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정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 부총리는 모두 21개 사업(투자액 약 14조원)을 명목상 총괄했다. 누적 당기순손실은 2조원을 넘는다. 이때 입은 손실은 공기업의 부채로 남았다. 특히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정유공장(NARL)에 모두 2조원을 투자했다가 지난해 8월 미국 상업은행인 실버레인지에 약 200억원을 주고 사업권을 매각했다. 원금의 99%를 날린 셈이다.

박근혜 지지율 하락 뚜렷
TK·50대·새누리당 이탈
'적신호' 반등카드에 주목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해외순방을 하거나 특사를 파견해 체결한 MOU 이른바 'VIP 자원외교'가 45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수익성이 불투명한) 탐사개발은 35건이었다"고 지난해 11월 밝혔다. 국내로 들어온 수익은 0원이었다. VIP자원외교를 포함한 해외자원개발에는 모두 40조원의 세금이 쓰였다.

[대형사건3]
민주노총 총파업

방산비리 수사와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각각 지난 정권에 대한 청산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 현 정부에 대항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은 올 4월 전후로 본격화될 조짐이다. 공무원 연금제도 개편, 비정규직 확대 등 박근혜정부가 풀지 못한 사회적 갈등과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으로 빚어진 정통성 문제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4월에 이르러 대규모 시위 양상을 띨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내부적으로 4월 총파업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에 따르면 이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 분쇄 ▲공적연금 강화와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목표로 설정하고 동력 모으기에 나섰다.

앞서 정부는 기간제·파견근로 사용기간 2년 연장과 파견 허용업무 확대를 골자로 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장그래법'이란 도입 취지에 맞지 않게 사실상 비정규직을 양산하게 될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이 총파업에 대한 내부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노 측은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악안'이 가시화되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집권 3년차를 맞은 정부 입장에서 공무원 집단의 이탈은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불어 야권을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과 정부 증세정책에 등 돌린 시민들이 시위에 가세할 경우 그 파급력은 이명박정부 당시 있었던 '광우병 촛불정국'에 맞먹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대형사건4]
북한인권소 설치

박근혜정부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을 내정하면서 악수를 뒀다.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탈세 등의 의혹은 인적쇄신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지지율 회복의 동인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때문에 정부가 외부 동인을 빌려 지지율 반등을 꾀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집권당의 단골 레퍼토리인 '대북 카드'가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의제 설정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북한인권법'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심의가 재개됐다. 새누리당은 북한인권법에 북한인권재단 설립 등을 명시해 새정치민주연합과 이견을 드러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올 3월이 호재다.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 '키리졸브'는 일종의 꽃놀이패로 해석된다. 흥분한 북한이 무력도발을 하면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고, 그에 따른 조치로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3월의 하이라이트는 유엔(UN)의 서울 북한인권현장사무소(이하 북한인권소) 설치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해 '북한인권조사위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여론을 환기했다. 북한인권소는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에 들어설 북한인권소는 동북아 국가들의 복잡한 외교문제와 맞물려 이목을 끌고 있다. 국제적인 여론이 호의적일 경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형사건5]
정윤회문건 후폭풍

청와대가 규정한 '문건 유출' 수사는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을 구속기소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민적 의혹의 대상이었던 '십상시'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으면서 박근혜정부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비선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에 대한 의심은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에게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들 3인방을 지키면서 '불통' 논란을 자초했다.

'정윤회 문건' 파문은 결과적으로 당·청 관계를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무성 수첩' 파문은 당·청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다는 신호였다. 무엇보다 "문건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청와대의 해명과 달리 일부 내용은 사실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가운데 문건에 등장한 기업 B사는 사정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사는 현 정권 실세와의 유착설이 돌았던 곳이다. 향후 B사와 관련한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윤회 문건' 파문은 재점화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정기관을 장악한 박근혜정부가 이를 놔둘 리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쪽과 가리려는 쪽의 기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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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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