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3기 인사 관전포인트

김기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가시화되고 있다. 20%대로 떨어졌던 국정수행 지지율은 곧 30%선을 회복했지만 뚜렷한 반등 요인 없이 정체 중이다. 박근혜정부는 이른바 '인적쇄신'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이지만 '3기 정부'의 면면에선 국정쇄신의 의지를 읽기 어렵다. 당장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 1순위로 거론되는 등 '수첩 인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지율 폭락으로 위기에 봉착한 박근혜정부가 개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2기 내각'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정윤회 문건 파동'과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20%대로 붕괴했다.

지지율 폭락
3인방 생존

지난달 28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9.7%(표집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50%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불과 석 달 만에 20%포인트가 하락했다. '부정평가' 역시 62.6%를 기록해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치권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30%를 정권의 레임덕을 가르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권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TK(대구·경북)에서도 민심 이반이 진행 중이다. TK권의 지지율은 50%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해 12월부터 박근혜정부의 지지율은 완연한 하락세에 있다.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박근혜정부는 개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내정했다. 이 후보자의 발탁은 기자들도 몰랐던 깜짝 인사였다. 이 후보자는 '언제 통보를 받았냐'는 질문에 "전날 밤에 전화를 받았다"고 답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후 유독 '깜짝 인사'를 고집했다. 배후에서 인사를 좌우하는 인물들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이른바 '십상시 논란'으로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번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대통령의 '복심'인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은 인사개편에서 살아남았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외형상 인사위원회에서 배제토록 한 게 전부였다. 몇몇 여권 관계자는 "(인사 과정에서) 이재만보다 안봉근의 이름이 더 자주 들렸다"고도 했다. 인사위원회에 없어도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이들이 청와대에 있는 한 ‘실세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는 셈이다.

십상시 논란 속 문고리 3인방 유임
비서실장 건재…최후 카드로 보류?

유임이 예상된 수석비서관 교체는 기습 단행됐다. 지난달 28일 <매일경제>는 "교체된 수석비서관들이 인사 발표가 이뤄진 당일(23일) 오전 9시15분께 교체를 통보 받았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가 홍보수석을 통해 인사발표를 한 시간은 같은 날 오전 10시였다.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점심약속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 브리핑 직후 약속을 취소했다는 것이 기사화된 내용이다.

윤 전 수석은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일 통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려면 대통령께서 일을 그렇게 하셨겠냐"며 "소문은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고 짚었다. 다른 질문에 대해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고 웃으며 답했다.

함께 교체된 유민봉 전 국정기획수석은 지난달 9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비서실은 이번 사건에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수석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이 같이 해명하고 2주 뒤 짐을 쌌다. 그가 있던 국정기획수석실은 정책조정수석실로 개편됐다. 유 전 수석은 평소 임기 2년을 채우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수석의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도 주변 정리에 들어간 모양이다.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김 실장이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 등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기춘 거취
2월 내 결정

앞서 김 실장은 한 종편 방송에서 자신과 이른바 '구원파'가 오대양사건 당시 유착돼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심 전 고검장을 고소했다. 비슷한 뉘앙스로 말한 문화평론가 김갑수씨도 함께 고소했다. 김 실장은 이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면서 관련 인터뷰 내용을 지면에 실은 신문기자에 대한 고소도 취하했다. 정치권은 김 실장이 사퇴를 앞두고 주변 정리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 실장이 이번 청와대 비서실 및 정무특보단 개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거취와 상관없이 '수렴청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같은날 <문화일보>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 실장이 검사 출신인 이명재 청와대 민정특보를 추천했으며, 민정비서관이었던 우병우 민정수석을 승진시켰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항명사태'로 물러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김 실장과의 불화로 사실상 '식물수석'이었다는 내용을 함께 전했다.

김 실장의 유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사퇴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조계에선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차기 비서실장 1순위로 꼽고 있다. 복수 사정기관 관계자는 최근 "BH(청와대)가 문건 유출 수사 경과를 지켜보며 황 장관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지난달 27일 박 대통령과 함께 광주를 찾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보기도 했다.

황 장관 외에 하마평에 오른 인사로는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권영세 주중대사,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 등이 있다. 현 의장은 박 대통령의 오랜 자문그룹인 ‘7인회’라는 점이 돋보이지만 고령이라는 점에서 참신성이 떨어진다. 권 대사의 경우 비서실장보다는 개각 대상으로 지목된 통일부장관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최 부총장 역시 법조인이 주도하는 현 권력지형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그림자 실세'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 장관이 차기 비서실장으로 발탁된다면 법무부장관을 새로 뽑게 되면서 개각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인사안을 확정했다. 최근 법무부는 사법연수원 16∼17기 인사들에게 "원활한 인사를 위해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황 장관이 검찰 진용을 사전에 짜놓고 청와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역시 검찰 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황교안
개각폭 커질 듯

만약 황 장관의 후임을 찾지 못할 경우 뜻밖의 인물이 비서실장에 오를 수 있다. 최근 한 언론은 김 실장의 경남고 후배인 김병호 언론재단 이사장을 유력 후보군으로 보도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차기 비서실장 선임에 김 실장의 '입김'이 닿을 것이란 점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실장이) 경질되는 것도 아닌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상황에서 후임을 누구로 할지 의논하지 않겠냐"며 "김 실장의 영향력은 한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석인 해양수산부장관에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후보에 올라 막판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해양수산부장관이 힘 있는 부처가 아니란 점에서 민간 전문가의 발탁을 점치는 분위기도 있다.

해양수산부 외에는 모두 현직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와대 차원에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까닭에 어떤 장관이 교체 대상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현 상황에서 비교적 교체가 확실시된 후보로는 류길재 통일부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이 꼽힌다.

류 장관은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었지만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다는 평가가 있다. 후임으로는 지난 대선의 공신 가운데 한 명인 권 대사가 검토되고 있다. 단 통일부 역시 힘 있는 부처가 아니란 점에서 권 대사가 장관직을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정원을 경험한 여권 정치인이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대 밑바닥 지지율
인적쇄신으로 '점프'

서 장관은 지난 2기 내각 출범 때도 교체가 검토된 바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땅콩 회항' 사건의 '봐주기' 책임이 더해지면서 경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법조계 안팎에선 최근 국토교통부 유관기관을 겨냥한 사정작업이 진행 중이란 얘기가 들린다. 일부 국회의원까지 연루된 사건이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의 후임으로는 경북 포항 출신인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제1사무부총장)과 충남 청양 출신인 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강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로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박계라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 전 차관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인 '행복도시'와 인연이 있다. 행복도시건설청장을 지내며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한 이력이 강점이다.

당초 1월 말로 예정된 개각은 달을 넘겨 2월 초로 연기됐다. 정치권은 오늘(2일) 있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보고 청와대가 인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친박계 위주로 정무특보단을 꾸리고 장관직에 대한 논공행상을 한다면 비박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김 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내 친박계 관료의 '깜깜이 인사'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해진다.

여의도 정가에선 몇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고 있다. 신빙성 높은 것은 일부 비박계의 중용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충성도가 낮은 인물을 영입해 김 대표의 입지를 축소시킨다는 전략이다.

반면 비박계의 승리와 함께 중립적인 관료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경우 개각의 폭이 정가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박 끌어안고
친박 세 불린다

정치 중립적 인사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임기 3년 가운데 2년을 채워 개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임기 중 각종 금융 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됐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사 특성상 때로는 '낙하산'을 내려 보내기 위해 '박힌 돌'을 빼내기도 한다. 이를테면 비박계의 승리가 신 위원장의 낙마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발표될 정무특보단에는 친박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친박계인 현기환·이성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서실장 교체로 본격화될 박근혜정부 3기의 면면은 문고리3인방, 법조마피아, 친박계가 혼합된 모습이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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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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