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의 비밀> 막 쓰면 위험한 메디안 ‘잇츠화이트’

“미백 함부로 하다간 이만 상해요”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미남미녀 매력의 정점은 아름다운 미소다. 그만큼 요즘 연예인들은 대부분 하얗고 빛나는 치아를 갖고 있다. 점차 예쁜 미소의 기본 조건은 하얀 치아로 인식되고 있다. 광고모델처럼 새하얀 치아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메디안 잇츠화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치아미백에 관한 잘못된 상식은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커피와 담배를 달고 사는 판매원 A씨는 거울을 볼 때마다 속상했다. 누렇게 변해버린 치아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괜스레 위축됐고, 고객들 앞에서도 자신 있게 웃지 못했다. 지난8월 A씨는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아미백제 잇츠화이트 라인을 모두 구입했다. 한 달 동안 꾸준히 제품을 사용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치아색이 밝아졌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기대 이하 효과

치약시장은 이미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여기서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콘셉트로 성장 동력을 끌어냈다. 바로 치아미백 상품이다. 하얀 치아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뷰티의 완성은 하얀치아’라는 점을 내세워 메디안 잇츠화이트 라인을 선보였다. 요즘 대세인 배우 유연석과 박신혜를 모델로 기용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냈다.

잇츠화이트 라인은 ▲메디안 잇츠화이트 치아미백제(시트러스향/스피아향) ▲메디안 잇츠화이트 치아미백겔 ▲메디안 잇츠화이트 마우스워시액 ▲메디안 클리어코팅 피티셔액 치약 등 네 가지다.


미백기능이 함유된 제품은 같은 용량 대비 일반치약에 비해 소비자가격이 높다. 아모레퍼시픽몰 기준으로잇츠화이트 치아미백제(60g)는 6000원인데 반해 일반 치약인 메디안 덴탈 아이큐 화이트닝케어 치약(100g)은 3500원이다. 용량은 일반치약보다 절반에 불과한데 가격은 2배 가량 비싼 셈이다. 그러나 실제 미백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치아미백은 과산화수소수 화학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메디안 잇츠화이트의 미백제품도 동일한 원리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잇츠화이트 미백제의 원리는 산소클렌징으로 치아 표면 밑의 색소분자를 분해해서 이를 하얗게 해준다. 치아표면과 에나멜(치아의 바깥부분 법랑질) 아래층의 착색물질을 벗겨내는 것이다. 사용법은 적당량을 칫솔에 묻혀 1일 3회 3분 동안 치아를 닦는 것이다. 주성분은 과산화수소수와 콜로이드성 이산화규소다. 

잇츠화이트 치아미백겔은 치아에 보호막을 형성해 미백성분을 보호한다. 사용법은 다소 복잡하다. 치아의 물기를 제거한 후 치아 밖으로 겔이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의 적당량을 미백을 원하는 치아에 바른다. 제품이 건조될 때까지 약 30초∼1분간 입을 다물지 않고 30분간 기다려야 한다. 이후 물로 헹구는 방식이다.

미백 겔의 주성분도 과산화수소수다. 이 성분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산소가 치아 표면의 법랑질과 그 속의 상아질에 침투해 착색된 물질을 표백하는 원리다. 따라서 치아 미백은 치아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원래의 밝은 치아색을 회복시키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충치·잇몸 환자 미백제 무리한 사용 주의
과산화수소수 농도 낮아 효과 미미” 지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아미백제의 과산화수소 함량이 3%를 초과하면 의약품으로, 그 이하면 의약외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5% 이상 과산화수소를 함유한 치아미백제는 주로 전문의가 다루고 있다. 과산화수소 농도가 높을수록 효과는 좋지만 제품이 잇몸에 닿으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치아미백제의 과산화수소 함량은 대부분 3%미만이다. 전문의가 아닌 소비자가 이 제품으로 치아를 관리하는 만큼 위험성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효과는 미미하다.

치과에서의 미백은 미백겔을 치아에 바른 뒤 특수 제작된 광선조사기를 이용해 광선을 쪼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광선이 미백겔을 활성화시켜 치아의 색소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따로 치아표면을 깎아내지 않고도 빠른 시간에 치아를 희고 밝게 만들 수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따르면 전문의가 다루는 치아 미백의 경우 과산화수소가 평균 10%의 산도를 가진다. 반면 메디안 잇츠화이트에 포함된 실제 과산화수소는 3%에 불과하다. 핵심 성분함량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치약을 통한 미백효과는 거두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특히 충치나 잇몸병 등 치과질환을 가진 소비자가 잇츠화이트 제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치아에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입안에 상처가 있거나 충치·치주병이 심하다면 미백 성분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백제가 마모된 치아 표면이나 치경부, 치아 뿌리에 들어가면 시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백제가 손상된 잇몸에 닿으면 잇몸 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농도가 낮아 심하지는 않지만 심한 충치나 잇몸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는 미백을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미백 이전에 충치 및 잇몸 치료가 우선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상세한 답변을 꺼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반 치약 사용후 치아미백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며 “임상실험을 실시한 검증된 제품"이라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사실상 자가미백은 관리가 어렵다. 미백제품 사용 후 커피나 담배, 음식물에 의해 또다시 착색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백제품 자체도 오염되지 않도록 밀봉해 관리해야한다. 치아미백제 사용 직후에도 미백제 성분이 입안에 남지 않게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 이때 치약 없이 부드러운 칫솔로 양치질을 해야 한다. 그만큼 자가미백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치과에서 하는 미백치료에 비해 효과는 극히떨어진다. 잘못 관리했다가는 오히려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다.

치과부터 찾아야

전문가들은 치아미백제 사용 전 변색 원인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치아 상태부터 살펴보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과산화수소의 농도는 대부분 5% 미만으로 사실상 이러한 농도로는 미백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스스로 미백을 위해 치아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고, 특히 미백 관리 이전에 치아 상태에 대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게 먼저”라고 당부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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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