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 고지전 막전막후

벌써 시작된 계파전쟁 '남보다 못한 사이'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 선임을 앞두고 벌써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계파 간 신경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지난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이 합당하며 공석이 된 새정치연합의 지역위원장 자리는 차기 전당대회의 승패를 가를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과연 지역위원장 고지전의 승자는 누가 될까?

7·30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 선임을 두고 계파 간 신경전이 시작됐다. 지난 3월 민주당과 안철수진영이 합당하며 공석이 된 새정치연합의 지역위원장 자리는 차기 전당대회의 승패를 가를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뺏기면 죽는다

차기 당대표는 오는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갖게 되는데, 전당대회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선정은 지역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당내 모든 계파가 지역위원장 고지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지역위원장은 당으로부터 지역구를 관리하라는 합법적 권한을 부여받는 셈으로 지역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월등히 많아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차기 대권까지 노리는 계파 수장이라면 자신의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원내에 진입시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위원장 선출에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각 지역에선 이미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을 향해 인물별 혹은 계파별로 지역위원장 공모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친노든 안철수계든 정세균계든 지역위원장에 자기 사람을 꽂으려고 전부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밀리면 다음 대선은 고사하고 당장 차기 총선도 장담을 할 수 없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귀띔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새정치연합은 합당 후 얼마 안 된 과도기적 상태라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직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있는 안철수계와 구민주계가 이미 각종 경선과정에서 사사건건 부딪힌 바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이를 이유로 구민주계가 안철수계 인물들을 배제하려든다면 구민주계와 안철수계가 정면충돌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 계파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 지역은 수십 곳 정도로 추산된다.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은 현역 의원이 사실상 당연직으로 지역위원장을 맡게 되고 영남과 서초을, 강남갑 등 너무 여권세가 강한 곳은 맡겠다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야권세가 강하고 안철수신당 출신들과 민주당 출신 위원장들이 복수로 있는 원외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벌써부터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민주계 대 안철수계 지분싸움 불가피
국민참여경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재보선 참패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는 새정치연합이 당장 지역위원장 선출 작업을 시작해 계파갈등이 표면화되면 그야말로 공멸의 길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위원장 선출 작업을 마냥 미룰 수만도 없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지역위원장을 포함에 전국 대의원, 지역 대의원이 모두 부재중인 상태다. 합당 이전 지역위원장을 맡았던 인물들이 비공식적으로 지역을 관리하고 있지만 전직 원외 지역위원장의 경우 현재 아무런 직책도 가지고 있지 않아 당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공문조차 제대로 수신할 수 없는 처지라 공백이 크다.

새정치연합은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지역위원장 선출 일정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외 지역에 안철수 측 인사와 구민주계 측 인사를 각각 한 명씩 선임해 공동 지역위원장으로 하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구민주계 측의 반발이 거세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지역위원장을 공동으로 하자는 것은 나눠먹기 하자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계파별 나눠먹기식으로 당이 운영된다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안철수계 인사들은 구민주계 인사들이 기득권을 전혀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안철수계 인사들 중 일부에서는 지방선거와 재보선에 이어 지역위원장 선정 작업에서까지 소외당한다면 차라리 당을 깨고 나오는 것이 낫다는 과격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지역위원장 경쟁이 치열한 일부 지역에서는 구민주계 인사들과 안철수계 인사들 간의 틈이 벌어질 대로 벌어져 남보다 못하다는 풍문도 무성한 상태다.

일단 판세는 친노, 정세균계 등 구민주계 인사들에게 유리하다. 기존 지역조직을 구민주계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데다가 안 전 공동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안철수계의 입지는 좁아질 대로 좁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충북도당의 경우 노영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현역 의원이 비노계로 분류돼 당초부터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비노계 인사들이 유력한 지역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어 왔으나 양 대표의 사의 표명 이후 지역위원장 경쟁 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박영선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노 의원이 중앙당 요직 또는 도당위원장을 맡아 조직재정비를 주도할 경우 상당수 친노계 인사들의 지역위원장 도전에 파란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멸 위기

한편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향후 지역위원장 선출과정에서 불거질 계파갈등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지역위원장을 선출할 조직강화특위와 관련해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 형태가 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새누리당도 상향식 공천을 대대적으로 실시했으나 그 과정에서 불거진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한다고 해도 새정치연합이 잡음 없이 선출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 펼쳐질 새정치연합 내부의 경쟁은 갈수록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이를 통해 차기 총선은 물론이고 차기 대선의 윤곽까지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새정치연합 '도로 민주당' 되나?
"새정치 포기하고 당명 복원하자"

7·30재보선에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당명을 ‘민주당’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지역에 내려가면 모두 ‘민주당’이라 부르는데 굳이 ‘새정치연합’이라고 계속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며 “새정치는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회의에 참석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전 당원과 함께 ‘김대중 체제’ 이후의 새 민주당 체제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며 모두발언 내내 새정치연합 대신 민주당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당명을 변경하면 당장 ‘안철수’를 팽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논란이다. 신당이 만들어진 지 몇 개월 만에 보궐선거에서 졌다고 당명을 바꾸는 게 합당하느냐는 의견도 많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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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