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재벌’ 씨앤앰 접대 파문

노동자에 ‘갑질’ 미래부엔 ‘을짓’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수도권 최대 케이블방송업체 씨앤앰(C&M)이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들의 직원들에게는 ‘갑’의 횡포를 부리더니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공무원들을 룸살롱, 골프장 등에서 접대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사측은 단순 인사치레였다고 해명했지만 마련한 자리마다 과거 성접대를 받아 물의를 빚은 인사가 동석해 파문은 커지고 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씨앤앰의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공무원들을 위한 룸살롱, 골프접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씨앤앰이 미래부 공무원을 접대한 시기는 묘하다. 3월과 5월은 케이블방송과 관련한 주요 업무·정책발표가 있었던 때다. 씨앤앰과 미래부 사이의 ‘끈끈한’ 관계가 이어져 왔던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미래부 정책 방향이 케이블 TV사업자에 유리한 쪽으로 잡히도록 ‘관경유착’을 해왔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래부 공무원에
접대하며 ‘굽신’

은수미 의원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8년 외국계 사모펀드가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인수한 씨앤앰이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해 음지에서 미래부 공무원을 상대로 골프, 룸살롱 접대를 해왔다”고 지난16일 주장했다. 은 의원은 관련내역이 담긴 씨앤앰의 접대비 지출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8일 장영보 씨앤앰 대표는 회의비 및 전략부문이라는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긁었다. 이날 장 대표는 성낙섭 씨앤앰 전무와 함께 서울 강남에 있는 룸살롱에서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미래부 뉴미디어 이모 과장을 접대했다. 다만 미래부 과장은 식사 자리에만 참석했고 이후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품의서에는 “방송정책 제도 관련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자 관계자를 모시고 간담회를 개최하였음을 보고드리며, 소요경비 집행을 품의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회의 내용에는 “미래부 정책방향 Q&A 및 케이블업계 아젠다 점검(DCS대응 등)”이라고 나와 있다. 이날 ‘룸살롱 회의’에 사용된 금액은 117만원 수준이다.

앞서 3월29일에도 씨앤앰 간부가 미래부 고위공무원을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에 있는 골프장에 데려갔다. 장 대표와 성 전무는 김정무 사무총장과 미래부 박윤현 방송정책진흥국장과 함께 이곳에서 골프를 쳤다.

품의서에는 “방송산업발전에 대한 최신동향 및 타사업자 8VSB(8레벨 잔류측파대) 허용 시 발생되는 문제점 공유 등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라고 적혀 있다. 이날 비용은 씨앤앰 법인카드로 87만7000원을 결제했다.

고위 공무원들 상대로 접대 사실 폭로
골프장 회동 이어 강남 룸살롱 술자리

은 의원은 접대 기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월과 5월 모두 케이블방송과 관련한 주요 업무·정책발표가 있었던 시기라는 점이다. 5월에는 미래부가 위성방송 임시허가 관련 논의를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룸살롱 접대 당일은 KT스카이라이프가 접시 없는 위성방송인 DCS 임시허가 문제를 미래부와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불과 1~2주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특히 골프를 친 3월29일은 미래부가 케이블 방송에 8VSB를 허용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게 은 의원의 설명이다. 8VSB는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도 디지털 화질을 볼 수 있는 송출 방식이다. 실제 미래부는 3월11일 케이블방송에 8VSB를 허용하고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세부 사안들을 확정지은 바 있다.
 

게다가 3월과 5월 씨앤앰이 마련한 접대자리마다 김정수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김 사무총장은 과거 성접대를 받아 물의를 빚은 인물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실 방송통신정책행정관으로 ‘청와대 성접대’ 관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케이블업체 티브로드로부터 향응과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적발돼 해임된 바 있다. 따라서 씨앤앰의 이번 룸살롱 접대도 단순 응대가 아닌 성접대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씨앤앰 해명에
은 의원 재반박

은 의원의 발표 이후 씨앤앰을 향한 비난여론은 거세졌다. 씨앤앰은 보도를 통해 부랴부랴 해명했다. 접대가 절대 아니라며 단순한 인사치레 만남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룸살롱접대에 대해 씨앤앰은 “미래부 과장에게 사측의 현황을 보고하는 단순 저녁식사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접대에 대해서는 “지인과 함께 1명씩 초청해 골프치기를 했는데, 지인이 초청한 사람이 미래부 국장이었을 뿐”이라며 우연한 만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은수미 의원은 씨앤앰을 향한 재반박 자료를 내놨다. 은 의원은 “씨앤앰의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다”며 “매각을 앞두고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본질을 흐리는 해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은 의원은 “회사는 미래부 담당 과장이 새로 들어오면 CEO가 친히 식사를 늘 대접하는지, 늘 회사 현황에 대해 보고를 해왔는지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며 “씨앤앰은 개인적인 운동차원의 골프 비용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는지, 2012년 6월 당시 중앙전파관리소장이었던 미래부 박 국장과 골프를 치며 간담회를 했던 것은 무엇인지, 왜 최근 미래부 등 여러 관련 부처 공무원들에게 로비성 접대(품의서 표현에는 간담회)를 하면서 소속, 직책, 성명을 표시해 증거를 남겨 놓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매각과정에서 도움을 받기 위한 자기보험이 아니냐는 부연이다.

씨앤앰은 은 의원의 재반박 자료에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씨앤앰 관계자는 “(은 의원의 재반박 자료는) 전후 사정 설명이 잘못됐다”며 “골프접대 건에 대해 은수미 위원 자료를 보면 마치 우리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되어 있는데, 한 번도 미래부 국장을 처음 만났다고 한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룸살롱 대접을 했다고 하는데 함께 동석한 미래부 과장은 여성분이셨는데 여성분에게 룸살롱 대접을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미래부 공무원들을 접대한 것은) 상견례 같은 인사 치레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매각가를 높이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그러한 주장은 노조 측의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협력업체 압박하고
노동자 쥐어짜기

고위 공무원들을 극진히 접대한 씨앤앰은 정작 자신들의 직원에게는 인색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자기 주머니부터 채우더니 위기에 처하자 노동자들을 압박했다. 씨앤앰의 노사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가 밝힌 씨앤앰의 노조 압박 과정은 이렇다. 2007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 사모펀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을 2조7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외국계 사모펀드는 자기자본금 3500억원만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씨앤앰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특히 맥쿼리는 지하철 9호선, 메가박스 등 ‘먹튀자본’으로 유명한 호주 금융투자사다. 때문에 씨앤앰 인수 후 지금까지 ‘먹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두 사모펀드는 장밋빛 전망을 가지고 회사를 인수했지만 인터넷TV(IPTV)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간 인수합병 경쟁이 심해지면서 매각이 어려워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주주사와 회사가 협력업체를 압박하고, 노동조합을 정리하려 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씨앤앰은 임직원들을 해고하고, 방문판매업체를 끌어들여 협력업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노사 상생협약은 어기고 노동조합 지우기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상생협약을 통해 ‘업체 변경시 전원 고용승계’를 합의했지만 올해 74명을 해고했다.

씨앤앰의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행태와 불공정거래 행위 유형은 ▲무분별한 방판계약에 따른 협력업체 영업권 침해 ▲고객관리수수료 일방적 미지급 ▲협력업체에 외상매출금을 발생시키고 재회수 ▲협력업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이유로 일방적 계약해지 및 타 업체 업무이관 협박 등이다.

씨앤앰의 압박은 협력업체가 노동자들을 쥐어짜게 만들었다. 협력업체들의 주된 업무는 고객에 대한 애프터서비스와 장비 설치다. 그런데 씨앤앰은 협력업체에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압력을 가했다. 협력업체들은 씨앤엠이 2010년 1월 본사 업무인 공사 스케줄 및 계약서 관리업무를 하도급 업체들에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묘하게…케이블방송 정책 발표 겹쳐
MB정부 때 성접대 연루 인물도 동석

이러한 협력업체를 향한 씨앤앰의 압박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노조 측은 우려했다. 매각을 앞두고 매각가격의 기준이 되는 가입자 수 유지, 확장에 몰두하다보니 고객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씨앤앰은 신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최초 고가, 이후 저가’ 전략을 개선노력 없이 지속해왔다. 동일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가입 시기에 따라 최고 6배 비싼 시청료를 가입자들이 부담하게 만든 셈이다.

실제로 지난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삼성동 씨앤앰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하도급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씨앤앰 협력업체들이 “씨앤앰이 업체들에 매달 700∼1200건의 신규 가입자 유치를 강요한다”고 신고한 데 따른 것이다.

노사갈등 못 풀면
매각작업 안 풀려

노사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는 2009년이다. 당시만 해도 상황이 좋았다. 2009년 씨앤앰은 295억원의 순수익을 벌어들였다. 그런데 이 중 84%인 247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이는 씨앤앰 노동자들의 파업을 촉발시켰다. 협력업체와 노동자로부터 짜낸 이윤을 기업에 재투자 하지 않고 자기들 주머니부터 채운 것이다. 지난달에는 씨앤앰 본사 노조 및 설치와 AS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처럼 노사갈등은 좀처럼 풀릴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씨앤앰이 노사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매각문제도 풀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가 원하는 매각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노사 갈등은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노조 갈등도 못 풀고 있는데 이번 미래부 접대 논란까지 겹쳐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여 씨앤앰은 눈높이를 많이 낮춰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씨앤앰은 노조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힘쓴다는 입장이다. 씨앤앰 관계자는 “노조 측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노조 측과의 의견을 좁히기 위해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애물단지 씨앤앰, 왜? ‘거품덩어리’전전긍긍

씨앤앰은 외국계 사모펀드가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만든 기업 중 하나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가 페이퍼 컴퍼니 (주)국민종합유선방송을 세워 인수한 회사다. 당시 인수대금은 약 2조750억원이다.

2008년 씨앤앰은 국내 M&A 시장을 달궜다. 당시만 해도 케이블TV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가득 찼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는 씨앤앰을 두고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엎치락 뒤치락 인수가격을 높이다 공동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남에게 주기는 아깝고, 혼자 인수하기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경쟁자끼리 손을 잡은 기형적 사례다.

하지만 2009년부터 통신사들이 주도하는 인터넷TV(IPTV)가 확산되면서 케이블TV산업은 쪼그라들었다. 결국 MBK와 맥쿼리는 거품덩어리가 된 씨앤앰을 안고 전전긍긍한 상황에 몰렸다. 씨앤앰은 사모펀드의 애물단지가 돼버린 셈이다. 씨앤앰의 현재 가입자당 기업 가치는 50만원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덩치가 큰 만큼 일각에서는 분할매각, 컨소시엄 구성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분할매각은 파는 쪽에서 꺼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분할매각 리스크가 커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은 주사업자를 주축으로, 크고 작은 업체들이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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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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