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아이 사고파는’ 불법입양 실태

“생후 7개월 딸 팝니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까다로운 입양절차를 피해 인터넷을 통해 아이를 주고받는 ‘불법입양’이 암암리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입양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입양특례법’이 본래 취지와 달리 오히려 불법입양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법안이 시행된 이후 사실상 비밀입양이 금지됐고 국내 입양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입양의 현주소와 입양특례법의 문제는 무엇일까.

 
A(20)씨는 푸른 꿈을 안고 충북의 한 캠퍼스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생이 되니 모든 게 자유로웠다. 만남도 마음껏 즐겼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때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이성친구에게 구애를 펼쳐 아름다운 연애를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A씨는 여자 친구와 동거를 결심하고 시내의 한 자취방에서 사랑을 불태웠다. 자연스레 서로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돈 받고
아이 건네
 
A씨는 여자 친구와 동거를 하면서 피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한 순간의 실수로 A씨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자 친구가 임신을 하게 된 것.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아이를 지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들은 임신 사실을 가족들에게 숨긴 채 지난해 10월, 아이를 몰래 출산해 조용히 키웠다.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취방 전세기간이 끝나자 A씨는 여자 친구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했다. 이후 A씨는 약 7개월 동안 모텔을 전전하며 아이를 키웠다. 지친 A씨는 딸을 부양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입양을 결심했다. 딸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입양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딸을 입양 보내기까지의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다.
 

결국 지난 4월, A씨는 고민 끝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생후 7개월 된 친딸을 입양 보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됐을 때, 30대 여성 B씨의 댓글이 달렸고, 이 둘은 메신저를 통해 며칠 간 입양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며 입양에 합의했다.
 
그런데 A씨는 처음에는 돈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동거녀가 암에 걸렸다며 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돈을 더 받기 위해 흥정까지 했다. 그리고 A씨는 B씨로부터 60만원을 건네받은 뒤 자신의 친딸을 넘겨줬다. A씨는 친딸의 출생 신고도 하지 않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딸을 B씨에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A씨는 B씨로부터 뭔가 이상한 낌새를 지울 수 없었다. 이내 연락을 취했지만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수상해 B씨를 만났던 사이트 내 입양 문의 글을 검색해보니 B씨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B씨는 또 다른 입양을 원한다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또 A씨가 B씨를 이상하다고 느낀 이유는 그의 행색 때문이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있어 부유하게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던 여인은 막상 부유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게다가 알고 보니 그녀는 이미 친아들 4명과 입양한 딸 1명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이런 점들을 미뤄볼 때 A씨는 B씨가 자신의 딸까지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고, 딸을 돌려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B씨의 이야기는 달랐다. 자신은 단지 아이가 좋아서 입양하려고 했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입양 제도의
현실적 벽
 
B씨에게 갑자기 아이가 생긴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변 사람이 경찰에 이런 사실을 제보해 범행이 밝혀졌다. 지난 2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60만원을 받고 생후 7개월 된 딸을 판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A씨의 딸을 입양한 B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어려운 형편의 B씨가 아이를 또 입양하려는 것에 의심을 품었지만 별다른 범죄행위 의심점을 찾지 못했다.
 

입양됐던 여아는 현재 청주의 한 아동시설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고교생 딸이 낳은 손녀를 보육원에 두고 달아난 C(54·여)씨가 영아유기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원칙적으로는 입양은 전국의 22곳의 입양 기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유명 포털 사이트에 입양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자신의 아이를 입양해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과 입양을 원한다는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입양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입양의 중심에는 미성년자가 있다. 아이를 낳아 입양을 보내길 원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인터넷 입양을 선호하는 것이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한 불법입양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단속할 마땅한 근거가 없고, 불법입양이 적발된다 해도 처벌할 기준이 정확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해진다. 입양 기관들과 협조해 입양과 관련된 글을 모니터링하고 적법한 입양을 홍보하는 정도의 노력이 최선인 상황이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 매매 적발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불법입양 시 매매 행위를 부인하면 조사가 어렵다.
 
줄어드는 입양…알고보니 음지서 성행
까다로운 절차 피해 인터넷 거래 기승
 
우리나라의 까다로운 입양 절차와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이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입양한 사실을 문서로 남기지 않으려는 양부모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채로 양부모에게 입양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이는 불법이지만 서류상으로라도 자신이 낳은 아이로 만들기 위해 이러한 일들이 오래 전부터 행해져왔다. 입양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절차를 밟지 않고 합법적인 입양대신 친부모와 양부모가 직접 입양을 하거나 아동을 유기하는 등의 부작용이 종종 드러나고 있다. 기관을 통한 합법적인 입양이 아닌 음성적인 입양과 유기가 나타나는 데에는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영향이 지배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본래 취지는 입양아가 성장한 뒤에 친모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출생신고 의무, 법원 입양허가, 친·양부모 입양 동의, 출산 후 일주일간 입양숙려, 국내 이양 우선추진, 입양정보 공개, 입양가정 사후관리 강화 등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건들이 친부모와 가족 등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 탓에 미혼·학생 또는 나이가 어린 부모들은 출생신고를 하면 기록에 남는다는 점에서 이를 꺼리고 있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상대방의 동의를 얻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입양아동 수는 계속 줄어 국내 전체 입양아동 수는 2011년 1548명에서 2012년 1125명, 2013년 686명으로 줄었다. 반면 불법입양은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꾸준히 제기된
새 제도의 맹점
 

국내 최초의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는 입양특례법이 국내입양을 막고 있다고 본다. 이종락 목사에 따르면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2012년 8월 이후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되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입양특례법 시행 전에는 한 달 평균 2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25명 정도가 베이비박스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종락 목사는 “입양특례법은 아이들을 보호하거나 미혼모를 보호하는 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대기 중인 아동의 수가 많아 입양이 안 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신고제도였지만 허가제도로 바뀌면서 재판까지 1년이 넘도록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해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입양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이어 “출생신고 할 수는 없고, 아이는 살려야겠으니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베이비박스를 찾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베이비박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찬성과 반대로 첨예하게 갈린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버려지는 생명을 살린다”는 측과 “아이를 버리는 행위를 오히려 조장한다”는 반대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는 행위가 유기인지도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입양원 관계자에 따르면 합법적인 입양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 특히 남아의 경우 여아선호 때문에 더 오래 걸린다는 것. 입양 절차를 밟는 도중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그렇지만 모든 문제가 입양특례법에서 비롯됐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입양이 줄어드는 이유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홀트 아동복지회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입양이 줄어든다. 예전에 비해 실질적으로 미혼모들이 양육을 좀 더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입양기관들도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특례법 때문에 입양이 줄어들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입양기관이 미혼모들에게 6개월에서 1년 동안 아기 분유나 기저귀 등을 지원하고 육아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독려해 과거에 비해 입양보단 양육이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입양아 위한 입양특례법 
오히려 불법 조장 지적
 
한 미혼모 관계자는 입양특례법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입양특례법과 관련한 논란 자체가 어이가 없다. 입양특례법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가족관계등록법을 고쳐야지 왜 입양특례법이 문제인가. 모든 아이는 출생신고를 하고 법원을 통해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입양특례법은 기본을 지키기 위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돈을 받고 아이를 거래한다는 점에서는 기관을 통한 입양과 불법입양 간 차이가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베이비박스를 옹호하면서 입양특례법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우려를 나타낸다. ‘신생아의 생명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상 익명출산 제도를 도입하여 출산모의 선택에 의해 법적 모자관계의 성립을 부정하고 부모로서의 권리·의무를 포기하는 것을 허용하자는 것이므로 그 당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우선 과제
사회적 편견
 
입양특례법 재개정을 우려하는 이들은 두 가지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첫째, 자녀가 자신의 출산모를 알 수 없게 하는 것은 자녀의 혈연을 알 권리를 침해한다. 둘째, 재개정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출생신고 의무만 없애면 출산 사실에 대한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어 출산모들이 베이비박스 대신 합법적인 입양기관을 선택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즉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양육포기를 줄이기 위한 각종 지원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의 입양문제는 미혼모들 인권 문제, 즉 미혼모의 사회적·경제적 현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국내외 가정에 입양되는 아동 대다수는 미혼모의 아이들이다. 개정 입양 특례법의 논란 문제 해결의 출발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 자신이 낳은 아기를 포기하거나 유기해야만 하는 미혼모의 문제부터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미모의 A급 매춘녀
잡고 보니 트랜스젠더 
 
지난 16일 광주 동부경찰서는 트랜스젠더 남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성매매를 한 혐의로 업주 박모(38·여)씨와 전 업주 김모(42)씨, 트랜스젠더 종업원 정모(22)씨 등 6명을 붙잡았다. 박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동구와 서구의 모텔을 임대해 업소를 차려놓고 트랜스젠더 남성 3명을 고용해 손님들에게 1시간에 13만원의 화대를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다.
 
남성들 고용…1시간에 13만원 화대
 
트랜스젠더 종업원인 정씨 등은 같은 기간 수십명의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뒤 광고를 내 트랜스젠더 남성을 모집해 사이트 방문자를 상대로 성매수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박씨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광주지역 경찰관 23명의 전화번호를 블랙리스트로 관리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손님으로 위장해 성매매 현장에서 박씨 등을 붙잡았다. 성매매를 한 남성 손님들은 호기심에 인터넷 사이트를 찾았다가 성관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매수 남성들을 수사하기 위해 박씨가 임대한 모텔에서 컴퓨터 본체와 영업장부 등을 압수했다. 성매수 남성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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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