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이야기' 세자매 겁탈사건 전말

강원 시골마을의 더러운 사람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 = 강원도에 살고 있는 세 자매가 친족들로부터 거액을 갈취당한 것은 물론 마을 이웃들로부터도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세 자매는 각각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인데 이중 한 명은 최근 성폭행 피해로 출산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경찰 수사가 있기 전까지 주변 누구도 이들의 피해사실을 알지 못해 안타까움은 배가 되고 있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자매가 이웃 주민들에게 지난 2년간 무차별적인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 자매는 성폭행 피해 때문에 임신은 물론 출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번갈아 몹쓸짓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16일 지적장애 자매를 성폭행한 혐의로 같은 마을 이웃 최모(75)씨와 이모(40)씨를 각각 구속했다고 알렸다. 강원 양양군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피해자들은 각각 지적장애 1·2급 판정을 받은 중증 장애인이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ㄱ(27)씨·ㄴ(24)씨 자매는 약 2년 전부터 최씨와 이씨로부터 모두 5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 먼저 최씨는 지난 2012년 9월 평소 알고 지내던 막내 ㄴ씨에게 접근해 '나무를 하러 가자'며 꼬드겼다. 하지만 최씨는 ㄴ씨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해당 범행으로부터 약 1년 뒤 최씨는 집에 홀로 있던 첫째 딸 ㄱ씨에게도 접근해 '가만히 있으라'며 성폭행했다.

최씨와 별도로 범행한 이씨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올 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ㄴ씨를 성폭행했다. 이씨는 당시 집에서 쉬고 있던 ㄴ씨를 인근 축사로 불러낸 뒤 욕정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ㄴ씨를 임신시켰고, 지난 5월 ㄴ씨는 이씨의 아이를 출산했다.


이들 자매가 입은 성폭행 피해는 인근 교회의 목사가 자매의 집을 방문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이 목사는 상담 도중 미혼인 막내 ㄴ씨의 배가 불러 있는 것을 보고 임신테스트기로 확인을 시도했다. 결과는 양성. 목사는 즉각 경찰에 "성폭행이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피해 자매는 집 안 유리 창문이 다 깨지고 난방도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한 지붕 아래 두 자매가 나란히 성폭행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도 함께 있던 가족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들의 어머니는 지적장애 3급이라 정상적인 사고 판단이 불가능했다. 또 다른 자매 둘째(26) 역시 자폐성장애를 앓고 있는 1급 장애인이었다. 더불어 네 모녀가 살고 있는 마을은 고작 10여 가구가 촌을 이룬 시골이었다. 외부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목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해자 ㄴ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최씨와 이씨를 체포했다. 이 중 이씨의 경우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ㄴ씨가 출산한 아이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증거로 들이밀자 그제야 혐의를 시인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경찰은 이들 네 모녀가 무려 40억원대의 부동산이 있는데도 궁핍하게 살고 있는 사실을 의아해했다. 네 모녀는 하루 세끼를 챙겨 먹기 힘들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생계수단은 인근 건어물 가게에서 하고 있는 허드렛일이 유일했다. 이들 가족의 한 달 생활비는 70만∼80만원에 불과했다.

경찰은 지난 2012년 12월 이들의 가장인 ㄹ(당시 59)씨가 교통사고로 숨진 사실에 주목했다. 당시 네 모녀는 사망한 ㄹ씨 소유의 부동산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제외됐다. 관할 당국 관계자는 "이들 자매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진단서 제출이 되지 않아 벌어진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ㄱ씨의 경우는 정부로부터 매달 받는 장애연금 수급 대상에서 누락돼 있었다. 세 자매의 어머니 역시 지적장애가 있었음에도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해 국가가 지원하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다. 당연히 생계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집 안 난방이 안 돼 걸린 동상에 주변만 안쓰러울 뿐이었다.

지적장애 자매 성폭행 후 임신시킨 이웃
큰아버지 조카 유산 담보로 11억원 갈취


하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 네 모녀의 가까운 친척이 조카들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동생 ㄹ씨의 땅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 횡령한 혐의로 친형 김모(60)씨와 그의 아들(43)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동생이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약 11억원을 대출받아 동거녀의 생활비와 채무 변제 등으로 유용했다. 경찰은 ㄹ씨가 비록 국가로부터 장애 판정은 받지 않았지만 지적 능력이 떨어졌던 것을 이용해 김씨가 대출금을 가로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김씨는 ㄹ씨가 사망하면서 남긴 생명보험금과 형사합의금 9000여만원을 가로챘다. 아울러 김씨는 세 자매의 장애인연금 1000만원도 함께 갈취했다. 김씨는 이들로부터 연금 통장을 가져가면서 생활비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단 한 푼의 생활비도 보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ㄹ씨는 농사를 지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러나 ㄹ씨가 세상을 떠나자 누구도 이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 네 모녀는 위해를 가한 이웃과 친척은 물론 보호의 의무를 방기한 국가로부터도 철저히 버려졌다.

목숨값도 가로채

가족이 상속받은 부동산은 김씨가 대출을 받으면서 사실상 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붙잡힌 김씨는 동생이 자의로 대출받아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가 대출금을 날린 만큼 네 모녀가 다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찰은 그간 누락됐던 첫째 딸 ㄱ씨의 장애연금이 나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어 어머니 역시 병원 진단 등을 통해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족 모두는 얼마 전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됐다. 불행 중 다행인 셈이다.

하지만 이후 실질적인 관리·대책 마련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들 장애인 모녀를 노린 악질 범죄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angel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