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 왜?

큰소리 ‘뻥뻥’ 치더니… 꿀 먹은 벙어리 신세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국내 최고의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

지난3월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이 매출액 1000억원 달성 비전을 선포하며 했던 말이다. 그렇게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쳤던 최 회장이 최근 자승자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출 1000억원 달성은 커녕 최 회장의 신념마저 무너지는 모습이다.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이 ‘갑의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전·현직 멕시카나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부당한 가맹사업 거래행위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점주들과의 상생 약속이 깨지면서 최 회장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상생하자더니…

최 회장은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를 이끌어온 창업주다. 최 회장이 처음 치킨집을 시작한 것은 1985년 경북 안동의 허름한 동네에서였다. 최 회장 부부가 직접 개발한 양념치킨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던 시절 소스 및 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장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1989년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20년이 넘는 노하우를 통해 멕시카나 치킨의 창업주로 대표이사직을 맡아 10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했다.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도 최 회장은 멕시카나의 매출을 꾸준히 성장시켰다. 중기청 인증 프랜차이즈 우수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가맹점주와 상생하고자 했던 최 회장의 가치관 덕분이었다. 창업주인만큼 최 회장은 가맹점주의 입장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는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슬로건을 멕시카나에 내걸기도 했다. 신념에 따라 그는 매월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 및 행사시 본사에서 홍보비 50%를 적극 지원했다.

그는 가맹점주로부터 가맹비와 교육비, 로얄티, PC사용료, 개설마진 등을 전혀 받지 않으며 ‘5無 창업’을 실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최 회장의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 경영은 점주들을 끌어 모았고 차별화 경영비법으로 이어졌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최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으로 멕시카나의 기반을 견실히 다졌다. 

지난 2010년 대표이사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때도 그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쳤다. 당시 최 회장은 취임식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CEO로 선임하고 내부 시스템을 보강해 더 효율적인 멕시카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앞으로도 신뢰를 잃지 않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지켜왔다.

이후에도 멕시카나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최 회장은 공격적인 비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1000억원 달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장수기업으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프랜차이즈 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최 회장의 중장기 비전이었다.

회장 타이틀 달고 1000억 달성 선언
갈 길 바쁜데…크고 작은 악재 돌발
가맹점들에 ‘갑질’논란 휘말려 곤욕

그런데 2012년부터 최 회장과 가맹점주들과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최 회장의 동반성장 신념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최 회장과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지난해 멕시카나치킨 전·현직 가맹점주들이 모인 전국가맹점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광은 회장은 이중청구한 임가공비 660원을 반환하라”고 불공정피해에 대한 시정을 촉구했다.

당시 협의회는 멕시카나의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가맹점주 협의회가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멕시카나 본사는 2013년 1월부터 육계(닭) 공급업체를 바꿨다. 닭을 숙성시키는 공정을 변경하면서 가맹점주들은 임가공비 명목으로 (주)명가(절단 포장업체)에 한 마리당 660원씩을 추가로 지급해야 했다. 임가공비는 올랐지만 오히려 닭의 품질은 떨어져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공급 업체가 바뀐 후 닭에서 머리카락이나 파리 등 불순물이 발견되거나, 가공 과정에서 뼈가 부러지고 피멍이 든 닭이 공급되는 경우가 현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은 이처럼 품질이 저하되자 고객 클레임 건수가 1년에 2∼3건에서 하루에 2∼3건으로 늘고 한달 수입이 100만원에서 200만원 가량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맹점주들은 멕시카나와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브랜드의 치킨집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카나는 2년으로 정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이들에게 잔여 가맹계약 기간 동안의 로열티를 손해배상으로 요구했다.

이밖에도 2012년 멕시카나는 한 달에 치킨 1만마리를 팔자는 ‘만수클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맹점에 공격적 영업 전략을 권유해 손해를 끼쳤다. 처음에는 손해가 나는 것 같지만 나중에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멕시카나 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한달에 치킨 만마리 판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가맹점들은 몇개월 동안 할인 판매에 따른 손해를 부담해야 했다. 정작, 멕시카나는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득을 챙겼다.

이후 멕시카나와 가맹점주들과의 공방전이 시작됐다.

지난 4월 협의회는 서울 송파구 송파동 멕시카나 본사 앞에서 ‘멕시카나 치킨프랜차이즈 전·현직 가맹점주에 대한 불공정피해 시정 촉구 중소상인-시민사회 1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이날 “멕시카나치킨 본사는 불량원재료 공급에 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부당한 육계가공비에 대한 명확하게 해명하라”며 “일방적 인상안에 대해서도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또 가맹계약을 해지한 가맹점주들에 대한 부당한 영업간섭을 중단하고 사죄할 것을 주장했다.

허위사실 일축

이러한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멕시카나 측은 반박자료를 냈다.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멕시카나 측은 자료에서 “일부 극소수 폐점한 가맹점주들의 소송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매우 불순한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본사와 소송이 걸린 몇 명의 점주가 일방적으로 가맹본부를 문제삼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맹점주들이 사태 무마를 명목으로 합의금을 요구한 것이라며 납득하기 힘든 행태라는 부연이다. 지속되는 멕시카나의 ‘갑의 횡포’ 논란에 상생을 다짐했던 최 회장의 신념은 돌이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심한’ 멕시카나는?

17년 전통의 치킨 전문점 멕시카나는 전국에 1000여개의 매장을 둔 업계 ‘빅4’ 치킨 브랜드 중 하나다. 멕시카나는 체계적으로 서울·경기 시장을 관리하고 폭넓은 영업권을 보장해 가맹점주들에게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기존 메이저 업체에서 볼 수 없었던 영업권 및 가맹점 위치 선택권 등을 보장, 더욱 좋은 조건에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왔다. 또 초보자라도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본사와 직영점이 연계된 품질 매뉴얼 교육을 진행했다.

그동안 국내 최대의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과 손잡고 원료부터 다른 닭을 공급하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육계 생산업체를 바꾸면서 멕시카나와 가맹점주의 관계는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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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