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적발' 트랜스젠더 성매매 파문

호기심에 찾고, 변태들이 찾고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지난 16일 부산 사상경찰서는 트랜스젠더(성 전환자)를 고용해 성매매 영업을 알선한 김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오후 11시께 부산시 부산진구의 부전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 성매매 업소를 차려놓고 1시간에 1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직에 전과도 없는 김씨는 쉽게 큰돈을 벌어볼 목적으로 월 40만원에 오피스텔을 빌리고 은밀한 성매매 영업을 준비했다. 그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트랜스젠더 A(25)씨를 고용해 인터넷 카페 등에 트랜스젠더와의 이색 성매매를 강조하는 홍보 글도 올렸다. 그러나 첫 손님은 인터넷에서 이 글을 보고 단속에 나선 경찰이었다.

성전환자 이색서비스 제공 광고

경찰은 광고글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해 고객 행세를 하며 성매매를 예약했다. 이에 김씨는 오피스텔 밖에서 첫 예약손님으로 가장한 경찰을 미리 만나 신분증까지 확인한 뒤 오피스텔로 데려왔지만 곧바로 성매매를 알선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아직 성매매 영업 전이어서 업주만 입건하고 트랜스젠더는 훈방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트랜스젠더 성매매 현장이 적발되면서 일부러 트랜스젠더를 찾는 ‘트랜스러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반 남성과 달리 트랜스러버는 ‘MTF(male to female) 트렌스젠더’만 고집한다. 그 이유는 일반 여성보다 쉽게 관계에 응하고 거친 관계가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호기심과 함께 트랜스젠더에게는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는 트렌스젠더보다 트랜스러버가 더 많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수요만큼이나 공급도 원활하다는 점인데, 여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트랜스젠더는 성전환 후 직업을 찾기가 어렵다.

이들 중 다수는 주민등록 변경이 되지 않으면 취직 활동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트랜스젠더가 성매매로 유입되는 건 일반적인 일이 된 지 오래라는 것이다. 이미 음성적으로 퍼져 있고, 몇몇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는 트랜스러버만큼이나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는 트랜스젠더도 많다고 전해진다.

경찰이 손님 가장해 일당 체포
처음 검거?…여성들과 섞여 몰라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 트랜스젠더로 로그인하면 트랜스러버들이 조건만남이나 데이트를 신청하는 쪽지가 쇄도하고, 반대로 트랜스러버로 로그인하면 트랜스젠더들이 조건만남을 호객하는 쪽지를 날린다고 한다. 즉 미완성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와 제3의 성을 쫓는 트랜스러버는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MTF’ 트랜스젠더는 다른 성매매 여성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성매매 장소에 존재해왔다. 오래전부터 유흥업소·쉬파리(휘빠리)골목·전통형성매매집결지·남산·이태원 등에서 성매매를 하면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까지는 덜 드러난 동성 간 성매매는 커뮤니티나 폐쇄적 공간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거래의 형태를 띤다.

2010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성매매여성의 수는 145만6000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트랜스젠더 성판매자에 대한 기록이 없다. 국내에는 이들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은 어떠한 법적 보호도 받을 수 없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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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