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최근 BGF리테일의 공모주 청약 대박에 이어 삼성SDS의 깜짝 상장 발표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상장한다는 소식은 다른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벌써부터 LG계열사, 현대 계열사, 한화 계열사 등 대어들이 조만간 IPO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년째 가뭄에 시달려왔던 IPO시장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삼성SDS 상장 소식은 오랜 가뭄에 시달렸던 IPO의 단비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상장 후 무조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한 장외가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어 ‘묻지마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거품 주의보
삼성SDS의 깜짝 상장 발표는 또 다른 대어들의 증시 입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8일 삼성SDS가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일부 장외 주식 중개 사이트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됐다. 삼성SDS 주식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사이트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당일 38커뮤니케이션 등 장외 주식중개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현재 삼성SDS는 장외시장에서 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15일 38커뮤니케이션 설문조사에 따르면 5000명 중 3727명이 “삼성SDS의 1년 뒤 주가가 100%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1985년 설립된 삼성SDS는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서비스업체다. 삼성SDS가 상장하게 되면 삼성그룹 내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대어’가 나오기는 2010년 삼성생명(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22조원)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로템의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 1조9500억원은 가볍게 뛰어넘을 기세다.
그만큼 증권가는 들썩이는 분위기다. 증시에 대기업 우량주가 입성한다는 것은 시가총액 수백억원의 코스닥 기업 수십개가 상장하는 것보다 훨씬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재계는 삼성이 움직이면 다른 기업도 따라가는 식의 움직임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S 상장 소식 여파로 IT업계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비상장 시스템통합(SI)기업 중 지난해 매출 3조원 대를 기록한 LG CNS와 매출 1조원대 규모인 현대오토에버, 한화S&C 등의 기업공개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SDS와 사업구조가 비슷한 LG CNS의 기업공개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SDS까지 상장하면 LG CNS는 IT서비스 업계 빅3 중 유일하게 비상장 기업으로 남게 된다. 현재까지 IT서비스 업계 빅3 중 상장사는 SK C&C가 유일하다. 이외에도 포스코ICT, 현대정보기술, 동부CNI , 쌍용정보통신 등이 IT서비스 업계의 상장사로 꼽힌다.
IT서비스업체들이 비상장사로 남아있는 이유는 그룹사의 경우 경영권 승계에 있어 IT서비스업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서비스는 업계 특성상 그룹사 대부분에 서비스와 용역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수혜처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비상장 기업들은 상장 여부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부터 상장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연내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롯데정보통신은 올해 만기가 도래한 3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상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CP로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고, 이 CP는 IPO에서 모집한 자금으로 갚을 계획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전문가들은 롯데정보통신이 연내 상장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오토에버, 한화S&C 등 동종 업계에 있는 다른 기업들도 상장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LS그룹의 LS전선과 포스코그룹 산하 포스코에너지 등 상장 여부를 망설이던 주요 그룹 계열사들도 상장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다이모스, 코리아세븐, 현대카드 등 우량 대기업 계열사도 대어급 IPO 후보들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 합병법인의 상장도 시기만 남았다는 평가다.
대기업 계열 잇달아 IPO 시장에 등장 예상
삼성SDS 이어 LG CNS·롯데정보통신 가능성
BGF리테일 공모가 끝나고 최근 상장예비심사 기업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업체는 유가증권시장을 노리는 쿠쿠전자다. 올해 BGF리테일을 제외하고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가 전무한 가운데 알짜배기 중견기업 쿠쿠전자가 사장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쿠쿠전자는 국내 밥솥 시장 점유율 54%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087억원, 순이익은 574억원이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0대 강소기업으로 선정한 파버나인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파버나인은 TV용 알루미늄 프레임 국내 1위 업체로 85인치 이상 초대형 TV프레임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소주 원료인 에탄올을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인 창해에탄올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소주업체간 경쟁 심화로 에탄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창해에탄올은 복분자, 잎새주 등으로 유명한 보해양조의 모회사다.
그러나 상장 기업에 대한 거품주의설도 거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상장되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SDS의 20만원대 장외가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이 상장했을 때 장외가는 13만원대에 달했다. 그런데 공모가는 11만원에 불과했다. 현재까지도 삼성생명의 주가는 9만원대를 웃돌며 상장 당일 기록한 12만1000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 꼴날라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상장 하게 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장직전에 장외주가가 폭등하는 경우에는 상장 후에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상장 후 폭등하는 경우도 일부 있기도 하지만, 상장 후에 주가가 하락해서 몇 년 째 회복하지 못한 종목도 많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투자는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장외가가 공모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지나친 기대심리는 장외가격에 거품을 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삼성SDS 상장 희비
삼성SDS의 상장 발표에 임직원들의 주식 대박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삼성SDS 임직원들이 우리사주로 대박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부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임직원들이 잭팟을 터뜨리지는 못한다.
삼성SDS는 회사 설립 이후 증자 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를 나눠줬지만 2001년 이후부터는 우리사주를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1년 이전에 삼성SDS에 입사한 전현직 임직원들만 잭팟을 터뜨리게 된 셈이다. 2001년 이후에 입사한 임직원들은 우리사주 배정이 없어 따로 장외에서 사모으지 않았다면 주식이 없다. 따라서 임직원들 간에서도 우리사주 보유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다만 삼성SDS 직원들은 상장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 청약에 기대를 걸 수 있다. IPO기업들은 공모주식의 15%를 직원물량으로 우선 배정한다.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