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보험’ 애물단지된 사연

MB 때문에 생겼는데…지금은 골칫거리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상품들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정부 때 반짝 인기를 끌었던 자전거 보험은 정권이 바뀌면서 벌써부터 사라지는 분위기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금융상품은 거꾸로 가고 있다.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등 손보업계가 ‘자전거 보험’ 적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정권의 대표적인 포퓰리즘 금융상품의 하나로 꼽히는 자전거 보험의 성적표는 예상대로 초라한 모습이다. 자전거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자전거 보험 가입자는 감소하고 있다.

이미 유명무실

2009년 이명박정부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자전거 보험을 출시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보험사의 자전거 보험 개인 가입자의 손해율은 300%를 넘어섰다.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5개 보험사가 지난 5년 동안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금은 약 135억원이다. 반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약 153억원으로 20억가량을 손해 봤다.

그렇다고 자전거 보험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오히려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개인 가입자 비중은 출시 당시인 지난 2009년 54.2%에서 2012년 5%대로 대폭 감소했다. 2009년 당시 신고된 17개 자전거 보험 상품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상품은 6개에 불과하다.


자전거 보험이 부진한 데는 보장내역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보장이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전거 보험의 보장 범위는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거나 냈을 경우’로 한정돼 있다. 상해, 사망, 배상책임, 벌금, 방어비용 등은 보상해주지만 분실, 도난, 파손 등에 대한 보장은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 사이에서도 자전거보험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대부분 자전거보험 출시 당시 자전거 사고에 대한 보장보다는 분실에 대한 보장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전거 도난, 파손 및 배상책임손해를 담보할 경우 자전거 등록제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전거 등록제 등 관련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전거 등록제는 자전거마다 고유 개별번호를 부여하고 전산시스템에 차대 번호와 함께 자전거 주인의 연락처 등을 등록하는 방식이다. 자동차처럼 자전거에 등록번호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요율 산정에 실패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명박정부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손익계산을 정밀하게 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으로 손보사들은 경쟁적으로 자전거 보험을 출시했지만, 결국 돈이 안 되는 상품이었던 것.

삼성화재의 자전거 보험 가입자 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출시 당시만 해도 6개월 만에 1만2100건가량을 팔았지만 지난해에는 5000건으로 급감했다.

LIG손해보험도 지난 2009년 출시 후 5개월 만에 4000건을 넘게 판매했지만 2012년 가입건수가 2900건에 그쳤다. 따라서 LIG손보는 지난해 4월부터 개인용 자전거보험을 판매를 중단했다. LIG손보 관계자는 “아무래도 수요가 적다보니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다만 단체를 위한 자전거 보험은 판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분실 보장 기대했지만…필요 없는 보장만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반짝 인기 후 외면

지난해 보험개발원과 손보사들은 ‘자전거 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향 연구’ 보고서를 안전행정부에 제출했다. 수익 창출을 통해 상품 판매 마케팅에 적극 나서기 위해서다. 이 연구 보고서에는 자전거 이용자의 수요를 충족하는 방안들이 담겨 있다. 자전거 등록제와 연계해 도난 및 파손에 대한 배상책임손해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여기에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자전거 보험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험료 지원을 위한 근거규정 마련도 제시했다.

보험료 지원과 회사의 손실보전책 마련 등을 통해 자율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정책성 보험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적용 대상을 출퇴근용 같은 근거리 생활형, 산악용 같은 레저형과 같이 세분화하는 방안도 추가했다. 당시 안행부도 보고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았지만 개선안을 추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2013 자전거 보험 현황’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 1만6128건에 달했던 계약건수는 지난해 3분의 1로 줄었다.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홍보에 힘입어 상품 출시 초기에는 주목 받았지만 점차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안전행정부는 자전거 보험에 대해 포퓰리즘 상품이 아니라며 강력 반박했다. 안행부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서 자전거 보험 활성화가 안 됐다는 것은 왜곡된 시각”이라며 “요즘은 개인보다는 지자체와 같은 단체들이 자전거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보험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험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부연이다.

이 관계자는 “1000만원대의 동호회용 자전거를 구입하는 소수의 사람 때문에 분실 보상까지 이뤄지면 (보험사와 일반 자전거를 타는 가입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다만 자전거 도로에서 다치거나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 부담

자전거 등록제의 참여 저조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자전거를 재산으로 인식을 하지 않다보니 등록에 대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자전거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져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MB 땐 ‘자전거 보험’…현 정권 ‘4대악 보험’

이달 중 출시될 예정이었던 4대악 보험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현대해상이 개발을 완료한 ‘4대악 보험’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4대악 보험이 실효성 없는 상품이라는 지적과 지나치게 현 정부의 성과에 염두를 두고 만들어졌다는 논란에 금융감독원이 허가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4대악 보상보험은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4대악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이다. 이 보험은 일반 상해보험이지만 일반 보험과 달리 정신적 피해를 보장하는 위자료까지 지급한다. 4대악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후유장애가 발생할 경우 최대 8000만원의 보험금을 준다. 상해나 정신적 피해를 입을 경우 정액으로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다. 가입 연령은 8세에서 19세까지다.

현 정부 역점 사업인 안전한 사회구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4대악 척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걸고 강조해왔던 내용이다. 때문에 임기 초반부터 치안 정책의 무게 중심도 4대악 문제에 쏠렸다. 모든 조직이 4대악 척결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에 따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4대악 보험 상품 출시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대악 보험이 나오기도 전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4대악 보험 출시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정신적 피해에 따른 보험금 산출이 쉽지 않고, 적은 보험료에 비해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축적된 통계에 따른 요율을 뽑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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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