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덮친 '운석 열풍'…소문과 진실

이상한 물체가 있다? ‘용마산 미스터리’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경남 진주와 전북 고창에서 운석들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우주물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운석의 신비함과 함께 그 가치에 대한 물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국내 곳곳에 운석이 떨어지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UFO(미확인 비행물체)와 관련된 미스터리가 있어 흥미롭다. 운석과 UFO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난 9일 오후 8시경 전국적으로 운석낙하현상이 관측됐다. 당시 녹색 광원의 물체가 수직으로 낙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의 제보가 끊이지 않았다. 이후 운석의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그리고 진주 대곡면 및 미천면에서 운석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암석이 발견됐고 극지연구소로 옮겨서 분석에 들어갔다.

극지연구소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와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의 1차 분석 결과,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분류되어 암석학적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운석은 일부를 절단해 세부 분류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분석 결과에 따라 운석의 가치가 결정된다.

녹색광원 혹시?
UFO 추측 난무

이러한 가운데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이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기념물로 지정될 조짐을 보이며 발견자와 국가 간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운석이 발견된 진주시 대곡면과 미천면의 낙하지점을 현장 조사하는 등 운석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진주 대곡면 파프리카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또 진주 미천면 중촌마을 주민 밭에서도 흔적이 나타났다. 이후 16일에 모두 운석으로 확인됐다. 두 운석의 암석학적 특징의 유사성을 발견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두 운석은 하나의 운석이 대기권(진주 상공)에서 분리·낙하한 것으로 추정한다. 극지연구소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와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에서 광학현미경 및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1차 분석한 결과 금속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서 떨어진 녹색 광원에 국민적 관심
운석 둘러싸고 루머 난무…무엇이 진짜?

이렇듯 진주에서 잇따라 운석이 확인되고 전북 고창에서도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무더기로 발견돼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18일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한 남성이 찾아와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았다”고 신고했다.

고창군 흥덕면에 사는 고모(54)씨는 둑 근처에서 운석을 주웠다고 밝혔다. 운석은 25∼30개였으며 한꺼번에 발견됐다. 고씨는 운석이 낙하하는 장면을 그대로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 날 뉴스를 보고 낙하 위치를 파악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으로 운석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운석 사냥꾼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연일 운석에 대한 관심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국무총리까지 나섰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8일 “운석을 발견자로부터 국가가 확보할 수 있는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국외유출을 통제하고 보존할 수 있는지 등 전반적인 관리방안을 검토하여 마련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운석의 정체를 두고 한발 더 나아간 주장을 했다. 운석이 낙하하기 직전의 광원이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녹색광원을 UFO와 연관 지어 해석했다. 그리고 특정 지역에 운석, UFO 등이 자주 출몰한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용마산 UFO 미스터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겼다. 용마산 UFO 미스터리는 용마산 부근에 미지의 물체가 있다는 의혹으로 시작됐다.

용마산 뒤편에서
녹색 섬광 발견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에 위치한 용마산(해발 348m)은 아차산의 최고봉으로 면목동 동현에 위치해 있다. 이 산에서 UFO가 자주 목격된다고 전해진다. 한국UFO연구협회에 따르면 1997년 10월18일에 용마산 부근에 수백대의 UFO가 나타났다. 그 이후에도 목격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용마산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가끔 베란다로 향해 밤하늘을 감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믿지 못할 광경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한강 쪽으로 반짝거리며 빠르게 비행하는 물체를 발견한 것. A씨는 이후에도 여러 대의 UFO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시간을 두고 여러 대의 UFO가 잇따라 반짝이며 움직였다는 것이다. 당시 A씨는 혼자가 아니었다.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목격했다. 카메라로 찍고 싶었지만 찰나에 사라져버려 UFO의 모습을 담을 수 없었다.

용마산 일대서 UFO 자주 목격
핫스팟?…황당한 의혹들 제기

직장인 B씨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UFO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본 UFO는 A씨의 경우와는 다르게 매우 천천히 움직였다고 했다. 그리고는 용마산 정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한다. 이후에도 용마산 정상에서 정체모를 광원을 관측하면서 UFO의 존재를 믿게 됐다.

C씨도 용마산 정상에 큰 광원이 제 자리에 정지해 있는 것을 목격했다. 친한 선배와 동네 부근의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며 쉬고 있는데 건너편 용마산 상공에 환한 둥근 물체를 발견한 것이다. 이를 수상히 여긴 C씨는 관찰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흰색 광원이 옆으로 서서히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광원은 방향을 틀어 수락산과 도봉산 방면으로 일정하게 멀어져 갔다. 믿기 어려운 경험을 한 C씨는 집으로 돌아가 UFO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목격담이 꽤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용마산의 신비한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용마산에 UFO 정거장이 있는 게 아니냐는 다소 황당한 의혹도 제기됐다. 지도로 봤을 때 용마산 정상에는 파랑색을 띈 수상한 구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 실체를 밝히고자 직접 용마산 정상을 탐험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그러나 뚜렷한 해답은 찾을 수 없었다. 용마산 UFO 미스터리는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운석 소유권 논란

지난 19일 이창희 진주시장은 진주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진주 운석은 해방 후 최초로 우리나라에 떨어진 운석이고, 국내에서 최초로 소유권을 가지는 만큼 진주시민의 재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진주시가 ‘진주 운석’을 시민의 재산으로 보호하는 방안을 구상하기로 한 것이다. 이 시장은 “진주에 운석이 떨어져 우리 시가 마치 하늘의 축복을 받은 것 같다”며 “운석의 학술적, 문화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진주시민의 재산으로 보호하고, 또 관광자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진주에서 운석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외지인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문화재청은 운석을 국가 차원의 보호조치를 위해 지난 17일 진주에서 현지 확인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진주운석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소유권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매듭을 짓지 못하는 상황이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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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