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민주당 유성엽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1.22 15: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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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러브콜 와도 갈 생각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 유성엽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계파정치 때문에 공천에 탈락했다"고 항의하며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다. 그는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두 차례나 연거푸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지역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확인했다. 유 의원이 뚝심 뒤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민선3기 정읍시장을 지낸 민주당 유성엽 의원은 그야말로 정읍 토박이다. 또 내무부와 전라북도청 등에서 2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한 내공은 그의 가장 큰 자산이다.

유 의원은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정읍시장에 당선됐지만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공천에 탈락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당 텃밭에서 벌어진 일대 사건이었다. 민주당은 그동안 유 의원의 복당을 거부해왔으나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승리를 거머쥐자 지난 2013년 결국 복당을 허락했다. 유 의원의 뚝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 지역구인 정읍의 발전방향을 '농업'과 '과학'으로 내세워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안전성평가연구소 등 3대 국책연구소의 정읍분원을 유치하거나 본궤도에 올려놓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읍시장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공직생활을 하면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지금까지 지켜왔다는 점에 더 자부심을 느낀다.

- 지금까지 발의했던 법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은?
▲ 도청 공무원과 정읍시장을 하며 우리 농업이 FTA, 영농비용 폭등 유통구조 문제 등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18대 국회에서 '순환복합영농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영농 부산물 등을 재활용해 유기질 비료와 바이오에너지 등을 생산함으로써 농업생산비용 절감, 자원의 재활용, 환경보전을 도모하고 주변 농업환경을 이용한 농업체험관광 활성화까지 추진하도록 하는 법안이었다. 비록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통과되지 않았지만 19대 국회 들어 재발의했고 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 정읍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두 차례나 당선됐다. 당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 특별한 비결이 있어 당선이 되었다기보다 운이 좋아서 된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의 영향력이 호남에서 많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당시 호남지역에서 민주당 바람은 여전히 거셌다. 정읍시민들께서 정당보다는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뽑아주신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출마 가능성은?
▲ 차기 지사는 임기 내내 야당 도지사라는 한계의 틀을 못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지사는 여야라는 틀에서 벗어나 중앙정치권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으로서 당내 입지를 키워가는 것이 옳은지, 도지사로서 도민 여망에 보답하는 것이 바른 길인지 아직 깊이 고민 중이다.

"전북에 부는 '안풍' 민주당 반성해야"
"제1야당 민주당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 전북에서 안철수신당의 지지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는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최근 전북의 안철수신당 지지율은 32~36%로, 올 초에 45%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민주당 지지율과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20% 내외에 불과해 여전히 전북에서 안철수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신당이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이 오랜 기간 동안 호남에서 지자체장, 지방의회 의원,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독점적 지위를 누려 왔고 이 과정에서 문제점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이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으론 보수 세력이 국민들에게 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켰고, 국민들의 정치혐오가 안철수신당에 대한 지지율로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도민들께서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정치를 잘못했다는 점을 따끔히 지적한 것이라 받아들이고 있다.

- 안철수신당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는다면?
▲ 어렵게 민주당에 복당한 만큼 민주당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회 차원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 일본과 중국은 침략적인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특위가 구성 되었고 제가 민주당의 간사로 선임되었다. 역사왜곡은 사실 일본의 경우 경제위기로 인한 내부적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국수주의와 파시즘적인 역사왜곡과 외교 갈등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 또한 수천년을 이어온 중국의 패권주의와 중화중심주의의 역사적 맥락에서 동북공정을 이해할 수 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창으로 역사왜곡 문제를 바로잡아 중국과 일본의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를 넘어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길로 나아가야 한다. 국회에서는 우리 내부의 역사문제를 정리함과 동시에 대응논리를 만들어 나가고, 국제적으로 공조하여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 왜곡 문제를 대응하도록 할 것이다.

- 예결위원이다. 예산심사 때마다 쪽지예산, 선심성 예산 등으로 국회가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예산심사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가?
▲ 쪽지예산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특정 지역의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 동료의원에게 부탁하는 예산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현재 이러한 관행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활동들은 의원 개인의 이익이라기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우리 입법부에 예산안 편성권이 없이 정부에서 편성된 예산을 국회에서 형식적으로 심사 하기 때문에 의원들끼리 부탁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민들께서는 이를 안 좋은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제도적 차원에서 국회에 예산안 편성권을 보장해 권한과 책임이 함께하는 예산안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이명박정부를 지나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는 동안 국정원 선거개입 등으로 우리 민주주의는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고, 우리가 힘들게 이루었던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한순간에 허물어지고 있다. 또 최근 보수학자가 집필한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찬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근대화를 이루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수탈을 미화하는 것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탄압한 군사정권을 미화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것이 우리 보수정권의 실체인 것이다. 지금 비록 민주당이 인기가 없고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비판을 듣고 있지만, 민주당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국민 여러분께서 끝까지 민주당을 믿고 지지해 주시길 바란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유성엽 의원 프로필>


▲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
▲ 전라북도 경제통상국 국장
▲ 민선3기 정읍시장
▲ 제18대 국회의원
▲ 제19대 국회의원
▲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간사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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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