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한해 정부 및 각 부처의 국정 전반에 대한 감시 및 비판의 유일한 장인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14일부터 오는 11월2일까지 2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늘 그래왔듯이 국정감사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약속의 땅'으로도 불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상 국정감사 현장은 치열할 수밖에 없고 피감기관과 의원들 간에 피하지 못할 날선 공방전도 오간다. 올해는 박근혜정부의 첫 국정 농사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은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해당 상임위원들은 '양명'에 기를 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요시사>는 한 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10년간 더 걷은 국민연금 보험료 5048억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10년간 국민연금공단이 가입자로부터 더 거둬들인 보험료가 50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김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2013년 5월 공단이 가입자로부터 더 걷은 돈은 5048억원(343만건)이었다.
또 잘못 지급한 연금액은 같은 기간 1133억원(21만5000건)에 달했다. 이렇게 더 걷은 돈 중 국민연금법 제115조에 의해 소멸시효가 완성돼 가입자에게 영영 돌려주지 못하는 금액은 3억5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3년 301억원이던 과오납금은 10년 후인 2012년 766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 5월까지만 해도 378억원이나 됐다. 같은 기간 잘못 지급한 연금액은 1133억원(21만5000건)이었으며 이중 62억4500만원을 환수하지 못했다. 과오지급 미환수 규모도 2003년 1억4700만원(117건)에서 지난해 8억2700만원(400건)으로 10년새 6배 가량 늘었다.
김 의원은 "매년 과오납과 과다지급이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는 것은 가입자에게 불편함을 주고 행정적 비용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공단은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안전행정위원회)
"승차거부 신고된 서울택시 20%만 과태료"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시성산구)은 올해 승차거부로 신고된 서울 택시 중 20%만 최대 20만원인 과태료 처분을 받아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시에 접수된 승차거부 신고는 총 1만1천165건이었지만 단속건수는 4천877건,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는 2천262건에 불과했다. 신고된 기사 중 20%만 과태료 처분을 받은 셈이다.
실제로 과태료를 징수한 건수는 이보다 더 적은 940건으로, 신고된 택시 건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징수된 금액은 총 1억3908만6천원이었다. 자격이 정지된 경우는 8건, 자격이 취소된 것은 3건이었다. 자치구별로 승차거부 신고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서구로 총 1772건이었으며 이어 양천구(932건), 도봉구(842건) 순이었다.
반면 중구는 8건으로 신고가 가장 적었고, 종로구(12건), 용산구(36건)가 뒤를 이었다. 승차거부 택시에 과태료 부과 처분을 가장 많이 한 자치구는 강서구(392건)였으며 이어 은평구(224건), 송파구(179건) 순이었다.
강 의원은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집계된 교통불편 신고의 40%는 택시 승차거부"라며 "승객들의 법 감정에 눈높이를 맞춰 과감히 처벌을 내리지 않는 한 시가 아무리 해결책을 내놔도 승차거부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승차거부 단속인력이 25개 전 자치구를 통틀어 83명에 불과한 것도 문제"라며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정무위원회)
"행정안전부도 대선개입 의혹"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강기정 의원(광주북갑)은 지난 25일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도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안전행정부, 국무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안보교육' 관련 일반자료 및 DVD자료를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는 '2012년도 공직자 안보교육 지침'을 각 부처와 광역자치단체에 통보했는데 이 지침에 따르면 2012년부터 자치단체 정부합동평가 지표에 공직자 안보교육실적을 신규 지표로 반영한다고 돼 있다"며 "이 지침은 국가공무원 뿐만이 아니라, 지방공무원, 민방위대원, 공공기관, 국민운동단체가 포함되어 있고 6월 호국보훈의 달과 8월 을지연습 기간에 집중 홍보하도록 돼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 지침에 따라 정부 부처와 기관들은 민간위탁교육 및 현장견학, 자체 교육 등을 실시했는데 확인해본 결과 종북세력의 실체, 한미동맹의 중요성 등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교육 주제로 교육을 진행했고,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발협, 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강사가 총동원된 2012년 안보교육은 결국 국가기관인 국가보훈처, 국방부, 국정원, 행정안전부등이 교육비, 영상자료 등을 지원, 전방위 대선개입으로 치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한수원 직원들, 내부 정보 이용해 부동산 투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의당 김제남 의원(비례대표)는 지난 22일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신규 원전 부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수원이 김 의원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 한수원 2~4급 직원 10명은 울산 울주군에 있는 과수원(7492㎡)을 약 6억7000만원에 공동명의로 구매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부지에 일부(1260㎡) 포함된 이 과수원의 경매 개시가는 12억2400만원이었지만 두 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한수원 직원들이 사들인 뒤 이 과수원의 시세는 4년 만에 4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수원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지난 2009년 2월 열린 이사회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계획을 의결했다. 이 같은 정보는 기밀정보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김 의원은 "신고리 건설소에서 근무했던 이들은 내부 정보와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편입토지 규모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해당 토지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은 2012년 9월 민원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접수한 뒤 같은 해 12월 부패방지법과 농지법 위반행위로 울산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당시 울산지검은 기타 공공기관인 한수원의 직원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부패방지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그 후 한수원은 해당 직원들에 대해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으며 일부 직원은 고위직(2급)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수원 내부감사에 따른 징계와 검찰 수사는 별개며 업무 비밀을 이용해 비위행위를 할 경우 '해임'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12월 시험성적서 위조 등으로 곤욕을 치르던 한수원이 더 큰 비난을 모면하려고 서둘러 덮은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