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 주역 릴레이인터뷰>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23 10: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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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정치' 국회서도 통할까?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국회 개원 후 그가 발의한 법안은 벌써 20건을 넘어섰다. 그의 정치목표는 말을 하는 정치가 아닌, 말을 들어주는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는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고 있는 19대 국회에서 크게 눈에 띄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유형의 정치인이다. <일요시사>가 이 의원을 만나봤다.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동해·삼척 지역은 성추문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출당조치 당한 최연희 전 의원이 16년간이나 장기집권했던 지역이다.

이 의원은 4선의 최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후로 그가 이슈 중심에 서는 일은 없었다. 여야가 18대 대선과 최근 NLL, 국정원 정치공방을 거치며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이 할 일만 묵묵히 해나갔기 때문이다. 오직 결과로 말하고 싶다는 이 의원의 모범생 정치스타일은 19대 국회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언론에서 새누리당의 초선의원들을 '박근혜 친위대다' '존재감이 없다'며 자주 비판한다. 당사자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19대 초선 의원들은 과거와 달리 정치공력보다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대부분이다. 지나치게 언론에 부각되려고 하기 보다는 각자 자신의 분야, 전문성을 살려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당의 정책 역량 측면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예전에 비해 존재감이 없다는 소리도 듣지만 아시다시피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을 보면 초선의 위력을 톡톡히 보여주었다. 이것이 바로 변화된 19대 국회의 초선의원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국회에 등원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실제로 경험해 본 국회의원의 생활은 어땠나?
▲ 외부에서 보던 국회의원과 달리 실제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해 보니 너무나 달랐다. 국회가 열리면 본회의 참석, 상임위 활동, 산하기관 업무보고, 지역인사 접견 등으로 하루도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각종 정책관련 세미나나 토론회를 개최하거나 참석하고, 관련부처와의 업무협의 및 논의도 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지역구로 내려가서 지역현안 사업 협의, 지역행사 참석 등 지역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월요일 상경해 의정활동을 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지역구(동해·삼척)와 거리가 멀다보니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 지금까지 무려 20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하신 법안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 지난 6월27일 가결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이번에 의결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에 각각 발의한 것으로 민간건설공사에서 발주자와 수급인 간의 공평한 리스크 배분과 대등한 지위 보장으로 인한 건설 산업의 진정한 공생 발전의 기반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 법안의 주요 내용을 말씀해 달라.
▲ 그동안 민간건설 공사에서는 원도급자가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이 지연 또는 삭감되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발전기금이나 기부금 형식의 상납을 요구하는 사례로 성행 했었다. 이로 인해 원도급자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하도급체가 연쇄적으로 도산하는 불행한 사태로 일부 건설업체 사장들은 야반도주하거나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의 본회의 가결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건설공사의 도급 및 건설사업관리 위탁에 관한 표준계약서의 작성 및 사용 권장 의무를 부과하고, 민간건설공사 도급 계약서의 내용 중 현저하게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계약(특수)조건의 경우는 무효가 된다. 또한 건설관련 분쟁의 신속·공정한 해결을 위해 분쟁조정 신청 시 당사자의 참여를 의무화 하고 조정의 효력 또한 재판상 화해로 강화하여 조정의 실효성을 높였다.

- 19대 국회 들어 전체 의원들의 법안 발의수가 크게 늘었다. 이를 두고 '실적 쌓기용 묻지마 법안 발의'라는 비판도 있는데?
▲ 법안 발의 수로 한정해 보면 실적 쌓기용 묻지마 법안 발의라는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의원 개개인이 독립된 입법기관인 만큼 다양한 법률들이 발의되어 토의와 논의 과정을 거치는 그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른바 ‘묻지마 발의’로 시급한 법안들의 처리 지연이나 부실한 심사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있지만 각 분야에서 다양한 법률안들이 제출되어 논의과정을 거치다 보면 국민생활에 필요한 법률안들이 도출될 수 있다. 그러나 법안발의에 앞서 좀 더 심도있는 논의과정을 거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문제아 꺾고 당선된 모범생
"말을 들어주는 정치 펼치겠다"

- 국토위 소속이다. 상임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SOC 공약실현이다. 강원도의 경우,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건설공약은 지난 1987년 대선 때부터 제시된 공약이다. 벌써 26년째 공약이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국도 38호선 건설은 1980년대부터 추진되어 있지만 아직도 태백-삼척 구간은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정부의 지역공약 이행계획에 따르면 계속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신규 사업은 사업내용 구체화, 예비타당성 조사 등 사전절차를 거쳐 확정된다고 했다. 강원도의 모든 신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게 되면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강원도의 신규 SOC 건설은 요원하기만 한 상황이다.

-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사업타당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자신들의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을 많이 배정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 예산심의를 하다가 보면 사업의 타당성, 연내 추진 가능성, 일자리 창출 가능성 등 필요한 부분을 재검토할 필요는 분명 있다. 하지만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각 지역사업의 예산심사 때 해당 지역구 의원에 대한 선심 쓰듯 예산이 심의되면 안 된다. 따라서 이른바 끼워 넣기 식의 쪽지예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동해·삼척시가 지역구다.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과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 지지부진한 우리 지역의 도로 및 철도 등 SOC 확충을 위한 국비확보다. 국도 38호선(삼척-태백), 동해고속도로(삼척-동해), 국도 7호선(동해-옥계), 동해중부선(포항-삼척)이 예정대로 공기 내에 준공되는 것이다. 올해는 도로와 철도 건설에 필요한 예산은 예년보다 최소 28%에서 최대 100% 이상 확보하여 사업기간 안에 준공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했다. 내년은 도로와 철도 분야의 예산이 8조 원 가량 삭감되기 때문에 국비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관련부처와 긴밀한 협의와 논의를 가쳐 더 이상 공기연장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국비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정치는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말을 하는 정치가 아닌 말을 들어주는 정치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국회의원 자리는 지역발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책무를 지닌 자리인 만큼 일을 제대로 해내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이재 의원 프로필>

▲ 한강사랑시민연대 공동대표
▲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워회 시민참여네트워크 단장
▲ 서울시체육회 사무처 처장
▲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원회 청년본부 총괄단장
▲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 강원도 동해 삼척 당협위원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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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