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 주역 릴레이인터뷰>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23 10: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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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정치' 국회서도 통할까?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국회 개원 후 그가 발의한 법안은 벌써 20건을 넘어섰다. 그의 정치목표는 말을 하는 정치가 아닌, 말을 들어주는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는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고 있는 19대 국회에서 크게 눈에 띄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유형의 정치인이다. <일요시사>가 이 의원을 만나봤다.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동해·삼척 지역은 성추문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출당조치 당한 최연희 전 의원이 16년간이나 장기집권했던 지역이다.

이 의원은 4선의 최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후로 그가 이슈 중심에 서는 일은 없었다. 여야가 18대 대선과 최근 NLL, 국정원 정치공방을 거치며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이 할 일만 묵묵히 해나갔기 때문이다. 오직 결과로 말하고 싶다는 이 의원의 모범생 정치스타일은 19대 국회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언론에서 새누리당의 초선의원들을 '박근혜 친위대다' '존재감이 없다'며 자주 비판한다. 당사자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19대 초선 의원들은 과거와 달리 정치공력보다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대부분이다. 지나치게 언론에 부각되려고 하기 보다는 각자 자신의 분야, 전문성을 살려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당의 정책 역량 측면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예전에 비해 존재감이 없다는 소리도 듣지만 아시다시피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을 보면 초선의 위력을 톡톡히 보여주었다. 이것이 바로 변화된 19대 국회의 초선의원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국회에 등원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실제로 경험해 본 국회의원의 생활은 어땠나?
▲ 외부에서 보던 국회의원과 달리 실제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해 보니 너무나 달랐다. 국회가 열리면 본회의 참석, 상임위 활동, 산하기관 업무보고, 지역인사 접견 등으로 하루도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각종 정책관련 세미나나 토론회를 개최하거나 참석하고, 관련부처와의 업무협의 및 논의도 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지역구로 내려가서 지역현안 사업 협의, 지역행사 참석 등 지역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월요일 상경해 의정활동을 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지역구(동해·삼척)와 거리가 멀다보니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

- 지금까지 무려 20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의하신 법안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 지난 6월27일 가결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이번에 의결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에 각각 발의한 것으로 민간건설공사에서 발주자와 수급인 간의 공평한 리스크 배분과 대등한 지위 보장으로 인한 건설 산업의 진정한 공생 발전의 기반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 법안의 주요 내용을 말씀해 달라.
▲ 그동안 민간건설 공사에서는 원도급자가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이 지연 또는 삭감되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발전기금이나 기부금 형식의 상납을 요구하는 사례로 성행 했었다. 이로 인해 원도급자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하도급체가 연쇄적으로 도산하는 불행한 사태로 일부 건설업체 사장들은 야반도주하거나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의 본회의 가결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건설공사의 도급 및 건설사업관리 위탁에 관한 표준계약서의 작성 및 사용 권장 의무를 부과하고, 민간건설공사 도급 계약서의 내용 중 현저하게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계약(특수)조건의 경우는 무효가 된다. 또한 건설관련 분쟁의 신속·공정한 해결을 위해 분쟁조정 신청 시 당사자의 참여를 의무화 하고 조정의 효력 또한 재판상 화해로 강화하여 조정의 실효성을 높였다.

- 19대 국회 들어 전체 의원들의 법안 발의수가 크게 늘었다. 이를 두고 '실적 쌓기용 묻지마 법안 발의'라는 비판도 있는데?
▲ 법안 발의 수로 한정해 보면 실적 쌓기용 묻지마 법안 발의라는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의원 개개인이 독립된 입법기관인 만큼 다양한 법률들이 발의되어 토의와 논의 과정을 거치는 그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른바 ‘묻지마 발의’로 시급한 법안들의 처리 지연이나 부실한 심사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있지만 각 분야에서 다양한 법률안들이 제출되어 논의과정을 거치다 보면 국민생활에 필요한 법률안들이 도출될 수 있다. 그러나 법안발의에 앞서 좀 더 심도있는 논의과정을 거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문제아 꺾고 당선된 모범생
"말을 들어주는 정치 펼치겠다"

- 국토위 소속이다. 상임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SOC 공약실현이다. 강원도의 경우,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건설공약은 지난 1987년 대선 때부터 제시된 공약이다. 벌써 26년째 공약이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국도 38호선 건설은 1980년대부터 추진되어 있지만 아직도 태백-삼척 구간은 완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정부의 지역공약 이행계획에 따르면 계속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신규 사업은 사업내용 구체화, 예비타당성 조사 등 사전절차를 거쳐 확정된다고 했다. 강원도의 모든 신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게 되면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강원도의 신규 SOC 건설은 요원하기만 한 상황이다.

-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사업타당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자신들의 지역구에 선심성 예산을 많이 배정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 예산심의를 하다가 보면 사업의 타당성, 연내 추진 가능성, 일자리 창출 가능성 등 필요한 부분을 재검토할 필요는 분명 있다. 하지만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각 지역사업의 예산심사 때 해당 지역구 의원에 대한 선심 쓰듯 예산이 심의되면 안 된다. 따라서 이른바 끼워 넣기 식의 쪽지예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동해·삼척시가 지역구다.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과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 지지부진한 우리 지역의 도로 및 철도 등 SOC 확충을 위한 국비확보다. 국도 38호선(삼척-태백), 동해고속도로(삼척-동해), 국도 7호선(동해-옥계), 동해중부선(포항-삼척)이 예정대로 공기 내에 준공되는 것이다. 올해는 도로와 철도 건설에 필요한 예산은 예년보다 최소 28%에서 최대 100% 이상 확보하여 사업기간 안에 준공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했다. 내년은 도로와 철도 분야의 예산이 8조 원 가량 삭감되기 때문에 국비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관련부처와 긴밀한 협의와 논의를 가쳐 더 이상 공기연장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국비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앞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 정치는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말을 하는 정치가 아닌 말을 들어주는 정치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국회의원 자리는 지역발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책무를 지닌 자리인 만큼 일을 제대로 해내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이재 의원 프로필>

▲ 한강사랑시민연대 공동대표
▲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워회 시민참여네트워크 단장
▲ 서울시체육회 사무처 처장
▲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원회 청년본부 총괄단장
▲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 강원도 동해 삼척 당협위원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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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