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국회주역 릴레이인터뷰> 무소속 문대성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17 09: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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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권영웅, 국회서도 영웅 될까?

[일요시사=정치팀] 무소속 문대성 의원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태권도 영웅'이다. 올림픽 이후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그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않았고, 당연히 문 의원의 정치입문은 큰 화제가 됐다. 숱한 화제를 뿌리며 문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지도 어느 덧 1년이 지났다. 그동안 그는 정치인으로서 어떤 활약을 펼쳐왔을까? <일요시사>가 문 의원을 만나봤다.



문대성 의원은 아시아 유일의 IOC 선수위원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문 의원은 동아대 교수를 역임하다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부산 사하갑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올림픽 태권영웅의 정치입문 과정은 평탄치만은 않았다. 선거 막판 문 의원은 논문 표절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새누리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러야 했다. 현재까지도 논문 표절이란 꼬리표는 그를 괴롭히고 있다. 문 의원은 과연 모든 편견을 극복하고 국회에서도 금빛 발차기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다음은 문 의원과의 일문일답.

- 아테네올림픽의 영웅이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이유는?
▲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후 스포츠 외교와 국내 스포츠 지원 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스포츠 지원 강화에 대한 건의를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 관계자들은 별다른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너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국내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일해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국회에 등원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 지난해 국가대표 선수의 처우개선을 골자로 하는 '체육인 복지법안', 일명 '양학선법'을 대표 발의했다. 운동선수 대부분은 젊은 시기에 은퇴하고, 선수생활 은퇴 후 구직활동 및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의 처우를 개선한다면 국내 스포츠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법안은 계류 중이지만 통과된다면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 같다.

- 지난 5월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비만세'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비만세를 도입한 덴마크는 비만세로 인한 해당 식품의 가격상승 문제 및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 효과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작년에 비만세를 폐지했다. 비만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 선진국의 사례도 충분히 검토해 법안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비만세를 도입하는데 가장 우려하시는 부분이 비만세를 걷으면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 가계의 부담이 느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추진하는 법안은 기업들로 하여금 제품의 가격을 일정기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비만세를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국민들의 건강을 저해하는 제품을 판매하고도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비만세는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다.


- 만약 그렇게 된다면 기업들의 반발이 무척 심할 텐데?
▲ 비만세 도입과정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거센 반발을 할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감수를 해야 되는 부분이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겨우 비만세 도입으로 기업운영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들도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복당 관심 없어, 지역구 챙기기가 우선"
"지난 1년 '양학선법' 등 묵묵히 할 일 했다"

- 지난 달 일명 '전두환 은닉재산 추징법'표결에서 기권표를 행사해 논란을 빚었다. 기권표를 행사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 당시 표결 도중 인천아시안게임과 관련된 외국손님이 찾아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투표 시간이 지나면서 기권으로 자동표결된 것이었다. 전두환 은닉재산 추징법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며 단순한 해프닝이었다.

- 문 의원으로서는 다소 생소한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되었다. 체육인 출신인 만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 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상임위 배정과정에서 불만은 없었는가? 지난 1년간 외통위 활동을 해본 소감은?
▲ 불만은 전혀 없었다. 어느 상임위든 크게 개의치 않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교문위에 배정되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현재 외통위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 외통위 위원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 대통령의 대북기조, 한반도 신뢰프로세서 등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정권은 북한에 너무 끌려 다녔다.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반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너무 강성이었고 대화가 없었다. 박 대통령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지난 5월 발생한 태권도 관장의 자살사건과 관련 "태권도계에 편파판정이 비일비재하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는 비단 태권도계 만의 문제가 아니라 체육계 전체의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체육인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이 같은 체육계를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과거 우리나라에는 대한체육회 안에 스포츠중재위원회가 있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유명무실했고 결국 폐지됐다. 하지만 유명무실하다고 폐지할 것이 아니라 스포츠중재위원회를 부활시키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파판정 뿐만 아니라 현재 체육계 보이지 않는 곳들에서는 인권유린과 성폭력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체육회가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 새누리당으로의 복당 계획은 없는가? 다음 총선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인가?
▲ 현재 복당에는 관심이 없다. 무소속이라서 오히려 여야 의원님들 모두에게 도움을 받는 등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또 현재 여야가 NLL이다 국정원이다 무의미한 정치공방에 빠져 있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지역구 민원을 해결 하는데 힘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당이 필요로 하거나 상황의 변화가 있다면 복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은 굳이 복당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 일반적으로 무소속 의원은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 나는 직접 발로 뛰며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여러 사업들을 설명하고 지역구 예산을 직접 챙겼다. 그러다 보니 무소속 의원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없었다. 현재 총선 기간 지역 주민들께 약속드렸던 선거 공약들도 별 차질 없이 차근차근 진행돼 가고 있다.

- 정치인으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 좋은 정치를 해서 지역구민들의 민심이 이반되지 않도록 지역구민들의 삶의 질, 문화적인 혜택 등 여러 가지 환경들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 정책적으로는 스포츠를 통해서 학교폭력, 비만, 노인체육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전체적으로 모든 국민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틀에서의 목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문대성 의원>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국가대표
▲동아대학교 태권도부 감독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자문위원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회 위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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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